미국 도시 가운데 산업용 로봇이 가장 많이 설치된 도시는 어디일까. 정답은 ‘디트로이트’다. 디트로이트는 미국내 로봇 수도라고 할수 있다.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디트로이트 지역에는 1만 5천여대의 산업용 로봇이 용접, 도장, 조립 등 공장에 투입되어 있다.

미국 연구기관인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e)'가 국제로봇연맹(IFR)의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 전체 주와 도시들의 로봇 대수와 밀도를 조사 분석했다. 지역별 로봇 도입대수 또는 로봇밀도는 지역의 로봇자동화 실태를 파악하고, 향후 로봇 도입에 따른 노동자들의 불안감, 노동자의 로봇 대체 가능성 등을 알 수 있는 간접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는 2015년 현재 23만3305대의 산업용 로봇이 설치 운영되고 있다. 주별 로봇 도입 실태를 살펴보면 미국 산업용 로봇의 절반 이상이 중서부 및 남부 지역 주에 밀집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시간주가 전체의 12%에 달하는 2만8천대의 로봇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하이오주(2만 400대,8.7%), 인디아나주(1만9400대,8.3%)가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서부 지역 전체 로봇 설치 비율은 13%에 그친다.

▲ 미국의 주별 산업용 로봇의 분포도

도시별 산업별 로봇 도입 현황을 보면 디트로이트가 가장 많은 로봇을 운영하고 있지만 노동자 1000명당 로봇대수는 오하이오주의 톨레도가 9.0대로 미국에서 가장 높다. 디트로이트는 노동자 1000명당 8.5대의 로봇이 설치되어 있다. 이 밖에 그랜드 래피즈(1000명당 6.3대), 루이스빌(5.1대), 내쉬빌(4.8대) 등 순으로 로봇 밀도가 높았다. 이들 도시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로봇 도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노동자 1000명당 로봇대수

대도시 지역뿐 아니라 이들 보다 인구가 작은 도시까지 포함해서 분석한 결과 노동자 1000명당 로봇대수가 가장 높은 곳은 인디아나주 ‘엘크하트-고쉔’으로 로봇밀도가 35.9대에 달했다.

정치적 성향과 로봇대수 도입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 ‘레드 스테이트(red state)'는 민주당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 '블루 스테이트(blue state)' 보다 1000명당 로봇 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레드 스테이트는 노동자 1천명당 로봇대수가 2.5대인데 반해 블루 스테이트는 1.1대로 나타났다.

▲ '레드 스테이트'와 '블루 스테이트'의 노동자 1000명당 로봇 도입대수

하지만 브루킹스 연구소 측은 미국 대통령 선거의 최종 결과를 로봇이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로봇밀도가 높은 레드 스테이트 지역을 중심으로 로봇 도입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로봇 밀도가 높은 중서부 지역 노동자들이 로봇의 추가 도입에 더욱 민감할수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