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아베와 미국의 새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회동한 이후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일본간 무역 및 군사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이것이 아시아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예측하고 있다. 로봇전문 매체 '로보틱스비즈니스리뷰'는 로봇과 일본 군용 드론이 그 수혜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로보틱스비즈니스리뷰에 따르면 일본은 군사화 관점에서 자체 군용 드론 개발과 배치, 아시아권 국가에 대한 드론 수출을 통한 산업 육성 등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위해 국방 예산을 증액하고 미국, 이스라엘과 군용 드론 개발에 관한 협력관계를 맺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군사대국화 노리는 일본, 선택은 드론과 로봇

지난해 7월 10일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정권 세력이 3분의 2이상 휩쓸면서 1947년 이래로 전쟁을 불법화한 일본 헌법 9조 개정이 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일본 헌법 9조는 '일본 국민은 국제 분쟁 해결수단으로 전쟁 및 무력행사를 영구 포기한다(1항)', '이를 위해 육해공군 기타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2항)'는 내용을 담고 있어 평화헌법으로도 불리워지지만 아베 정권은 필요시 자위대의 전쟁 개입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일본은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부상, 남중국해 주변 영토의 긴장, 그리고 미국의 우선 순위 변경 등을 명분으로 들어 군사 대국화를 꿈꾸고 있다. 이는 세계 평화 관점에서는 좋은 징조가 아니지만 로봇, 특히 도쿄가 전략적 최전선으로 지명한 일본 군용 드론은 그 중요성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중반 중국의 위협이 커지면서 일본 군대는 '존재하지 않는' 무인 드론(UAV)을 개발, 배치하는데 3억 7200만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외국산 드론 구매 및 자국내 드론 개발이 모두 포함된다.

미국, 이스라엘과 드론 관련 협력 추진

공교롭게도 몇 달 후 미국은 노스롭 그루먼 글로벌 호크(Northrop Grumman Global Hawk) 드론 3대를 일본에 12억 달러에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로 인해 일본의 감시 및 정찰 기능이 향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8월 도쿄는 2017년 국방 예산이 기록적인 수치에 해당하는 510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그간 록히드마틴과 일본이 F-35기의 개발과 판매를 둘러싸고 분쟁을 벌여온 점을 비춰볼 때 일본은 향후 20년 내에 '전투용 드론 제트기'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첫 10년동안은 감시용 드론을 개발하고 이후 10년은 드론 전투기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 무기를 탑재한 드론 시스템

지난 가을 일본의 항공자위대(JASDF)는 미래 계획을 공개했다. 2040~2050년 사이에 일본 군용 드론이 인간 조종사와 함께 편대를 이루면서 목표물을 공격하는 등 자율적인 목표 수행을 기대하고 있다. 향후 15년에서 20년 이내에 JASDF는 탄도 미사일 방어(BMD) 드론이 센서를 사용해 다가오는 미사일을 추적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일본 드론의 초점은 '희생자 제로 전투 시스템(Zero Casualty Battle System)' 전략의 일환이다. 외골격과 같은 기술을 활용해 군인의 생명을 보호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드론 활용은 이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더 높여준다.

미국은 일본의 새로운 드론 전략을 지원하는 유일한 동맹국은 아니다. 이스라엘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일본의 정부 소식통은 도쿄와 텔아비브가 감시용 드론 공동 연구를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감시를 넘어 드론 공격과 전투에서도 이스라엘과 연구 협력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드론 자체 개발, 드론 수출국 ‘두 마리 토끼’

일본이 원하는 것은 우선 자체적으로 군용 드론을 개발, 배치하는 것이다. 인도가 자체 고유의 항공 모함을 제조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지만 인도가 러시아와 미국의 지원을 받은 것과는 달리 일본은 완전한 자립을 꿈꾼다. 일본이 기술 분야에서 오랫동안 혁신의 선두 주자였던 것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드론은 일본의 장기적인 산업 전략이기도 하다. 일본의 군사화가 가속화될수록 일본 정부는 이 분야에 많은 돈을 쏟아 부을 것이다. 군용 드론을 자체 활용하는 것 이외 드론을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만들고 일본을 대아시아 군사 로봇 수출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함께 세우고 있다.

일본이 어느 나라에 드론을 판매할 것인가. 인도? 베트남? 필리핀?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일본은 효율이 높고 실속있는 군대를 원하고 있다. 로봇 공학은 이 전략을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다. 아시아 정세가 점점 더 변화무쌍하고 지정학적 역학관계가 복잡해짐에 따라 군용 로봇은 일본의 가장 유력한 선택지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