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로봇이 전통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와 구조를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일간공업신문이 보도했다. 기존의 천편일률적 형태의 6축 수직다관절 로봇이나 4축 스카라 로봇 형태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산업용 로봇업체인 나치는 기존 수평 다관절 로봇(스카라 로봇)과는 다른 방식으로 상하운동을 하는 스카라 로봇을 개발했으며, 세이코 엡손은 로봇 팔을 축소한 특이한 형태의 수직 다관절 로봇을 발표했다. 가와사키중공업과 야마하발동기도 기존의 산업용 로봇과는 다른 독자적 구조의 로봇을 개발해 제품화했다. 그동안 우리가 갖고 있던 산업용 로봇의 이미지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일간공업신문은 이같은 트랜드를 ▲공간 절약 ▲부드러운 곡선 ▲ 도전이라는 3가지 키워드로 설명하고 있다.

키워드 1 : 공간 절약

일본 산업용 로봇 업체인 나치는 지난해 출시한 'EZ 시리즈‘를 ’윙 슬라이서 형‘이라고 부른다. 이 로봇은 스카라 로봇이지만 기존 스카라 로봇과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회사 측은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의 로봇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형태와 구조에 변화를 주었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인 스카라 로봇은 끝부분에 가까운 제3축으로 상하 운동을 만들어내지만 나치는 로봇 팔의 뿌리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제1축으로 상하운동을 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로봇 팔이 날씬해지면서 공간 절약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속화가 가능해진 것도 특징이다.

키워드 2 : 부드러운 곡선

세이코 엡손이 지난해 출시한 수직 다관절 로봇 'N 시리즈'는 제1축과 제2축을 연결하는 로봇 팔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다. 새로운 구조는 로봇 팔을 효율적으로 축소할 수 있도록 해줬다. 한정된 공간에서 유연한 동작이 가능하다.

나치와 엡손의 새로운 형태의 로봇 주요 수요처는 전자위탁생산업체(EMS)다. 근로자들이 로봇과 함께 작업을 하는 위탁생산 업체 공장에선 공간 절약형 로봇이 필수적이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위탁생산이 새로운 로봇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키워드 3 : 도전

나치와 엡손 외에도 가와사키중공업,야마하 등이 각각 양팔형 스카라 로봇과 7축 수직다관절 로봇 등 새로운 구조와 형태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모두 EMS 기업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산업용 로봇은 6축 수직 다관절형, 4축 스카라형이 주류를 이뤘고 로봇들의 기본 구조도 업체별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산업용 로봇의 이용 영역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산업용 로봇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존의 일본 산업용 로봇업계에서 양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화낙이나 야스카와전기가 아니라 중견 기업들이 이런 경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중견 로봇기업들의 도전 정신이 새로운 형태의 로봇 개발을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새로운 형태의 산업용 로봇들이 산업용 로봇 시장에 어떠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