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의 효율성과 비용절감 효과로 인해 영국에서 향후 15년간 25만명 가량의 공공 부문 노동자가 로봇에게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중도우파 성향의 싱크탱크 기관인 ‘리폼(Reform)’은 최근 웹사이트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인공지능(AI) 챗봇이 영국 정부(Whitehall)에서 일하는 관리직의 최대 90%와 영국 국민의료서비스(NHS) 공중보건의(GP) 수만명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디언이 보도한 이 내용에는 로봇의 일자리 대체로 인해 연간 4억 파운드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간호사와 의사조차도 기계의 공습에 희생양이 될 수 있으며 일부 진단 및 관행적이고 일상적인 수술 절차에서는 로봇이 인간을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정보를 수집하는데 있어서 로봇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앞으로 공공 서비스 영역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인해 생겨난 새로운 업무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더욱 더 유연해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어 노조의 반발이 예상된다.

리폼은 로봇을 활용하는 대리 의사와 보급 교사 채용으로 공공 서비스 역시 우버와 같은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고 단언한다. 또 최첨단 기능은 물론 전략적 역할이 모두 컴퓨터로 대체됨에 따라 공공 서비스 구조가 궁극적으로 마름모꼴이 될 것이며 자동화의 흐름을 비껴갈 수 있는 복잡한 역할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내용도 언급됐다.

보고서는 또 공공 부문 근로자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뤘다. 공공 부문 근로자의 20%는 전략적인 ‘인지적’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들은 주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패턴을 파악함으로써 의사결정을 개선하고 근로자를 가장 효율적으로 배치하는데 주력한다. 가령 NHS는 위험이 가장 높은 환자에게 집중해 불필요한 입원을 줄이는 식이다. 영국의 경찰과 기타 비상 서비스는 이미 강도와 화재로 인한 위험이 가장 큰 분야를 예측하기 위해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

이같은 데이터를 활용한 ‘임시직 고용’ 플랫폼은 전통적인 정부 에이전시 모델의 대안으로, 병원 및 학교는 물론 과세 연도(tax year) 막바지에 눈코뜰 새 없이 바쁜 국세청 등의 특정 시기에 수요가 몰리는 조직에도 적합한 구조다.

리폼은 또한 민간 부문 스타일로 조직 문화를 전환할 것을 주문한다. 보고서는 “공공 서비스 혁신을 위한 새로운 문화를 지원하고 자발적인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용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 역시 공공 부문 근로자의 프로파일을 민간 영역에 보다 가깝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민간 영역의 24세 이하 인력은 공공 부분의 같은 연령대 인력보다 3배가 많다.

이 보고서는 이와 함께 사람들의 프라이버시 우려에도 불구하고 군중 감시 드론과 얼굴 인식 기술을 통한 치안 자동화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동 저자 중 하나인 알렉산더 히치콕(Alexander Hitchcock)은 “기술 사용의 급격한 진전은 일자리 등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논란을 불러오고 있지만 기술 활용을 통해 공공 서비스가 더 좋고, 안전하고, 지능적이고, 합리적인 서비스로 거듭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