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연구팀과 유럽의 협력기관들이 자폐아동과의 상호작용 및 교육을 위한 '제노(Zeno)'를 개발했다.

2016년에 시작된 '드이니그마(DeEnigma)' 프로젝트는 임페리얼을 포함한 5개 유럽 대학과 자폐증 자선 단체 및 산업 파트너간 협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자들은 수년 동안 개발해온 오디오, 비주얼, 얼굴 인식 및 인공지능 기술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합했으며 상호작용하는 아이들의 소리와 시각 신호를 감지하고 해독할 수 있도록 개발작업을 진행했다.

자폐증 스펙트럼 장애(ASD)는 사회적 상호작용, 의사 소통, 관심 및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말한다. 영국의 100명당 1명이 ASD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소년들이 소녀보다 더 많이 나타난다. 자폐아동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 및 치료는 감정을 전달하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도록 돕는데 중점을 둔다. 이는 사람들이 표정과 몸짓의 조합을 통해 스스로를 표현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이뤄지게 된다.

로봇을 통해 자폐아동이 스스로 감정을 이해하고 전달

플랫폼이 제노에 연결되면 실시간으로 어린이와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고 간단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현재 세르비아와 영국에서 이 기술을 시험하고 있으며 아이들이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전달할 수 있도록 로봇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프로그래밍된 로봇은 정확할 뿐 아니라 모든 상호작용에서 동일한 표정과 제스처를 표시한다. 이러한 일관성은 자폐증을 가진 어린이들이 감정 표현을 위해 몸짓으로 사용하는 다양한 표정을 익히는데 도움이 된다. 로봇은 또한 인간과 달리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자폐를 가진 아이들에게 더 적합하다.

▲ 판틱 교수와 제노(우측)

이 대학 컴퓨팅학부 프로젝트 책임자인 마자 판틱(Maja Pantic) 교수는 “많은 자폐증 환자들이 감정을 이해하고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종종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자신들의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을 이해하도록 도와줌으로써 인간의 상호작용이 너무 혼란스럽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말한다. 특히 그는 “자폐아 어린이들이 로봇을 무척 좋아하며 로봇을 보는 순간 얼굴이 밝아지고 활기가 띠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며 “부모들의 전언에 따르면 말을 하지 못했던 6명의 아이들이 제노의 다음 강의에 대한 흥분과 기대로 처음 말문을 열기도 했다”고 말했다.

자발적인 상호작용이 교육의 효과 상승

교육은 ‘제노가 말하기를(Zeno says)’이라는 게임에서 제노가 어린이에게 행복하거나 화가난 사람들의 이미지 등에서 보이는 것을 설명하도록 함으로써 시작된다. 아이가 그림의 얼굴이 무엇을 의미하고 그 감정을 어떻게 나타낼지 설명하면 제노는 올바른 표현을 보여주고 유용한 설명을 추가하면서 반응한다. 또 제노가 친구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우연히 밟아서 깨는 간단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 상황에서 친구가 어떻게 느꼈는지를 설명하도록 요구한다.

자폐아와 로봇 사이의 이러한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는 처음이라는 것이 판티 교수의 설명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감정에 대해 가르치는 방법으로 로봇이 자폐증을 가진 아이들에게 독백을 전달하도록 프로그래밍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효과가 없었다. 드이니그마팀은 자폐아동의 자발적인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적은 제노와 같은 로봇을 전문 학교에 보내 자폐 아동들을 가르치도록 돕는 것이다. 드이니그마팀은 수집한 데이터를 유럽의 다른 연구 그룹과 공유할 수 있다는 윤리적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