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대학에서 피부암을 진단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알고리즘 테스트 결과, 피부과 전문의의 진단과 비교해서도 손색없는 것으로 나타나 AI 진단 시대가 열릴지 주목된다.

'IEEE스펙트럼'에 따르면 스탠포드대학의 한 그룹 연구자들은 사진을 통해 피부암을 인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네이처 최신호에 게재되기도 한 이 알고리즘은 피부 병변을 인식하는 최초의 자동화 시스템은 아니지만 가장 강력한 인식률을 입증해보였다.

이미지 인식으로 피부암 진단

오레건 보건과학대학(Oregon Health & Science University) 피부과 의사이자 연구원 샌시 리치맨(Sancy Leachman)은 “이는 컴퓨터가 세계 챔피언 체스 선수를 처음으로 이길 때처럼 매우 강력한 충격파를 던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리치맨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스탠포드의 알고리즘이 피부과 전문의들보다 우위에 서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녀는 더 나아가 ‘피부암 진단의 세계 챔피언’이라고 부를 수 있다며 멋지다는 감탄을 연발하기도 했다.

이 연구는 스마트폰이 있는 사용자라면 누구든 건강관리에 접근이 가능한 AI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스탠포드 전기공학 박사 과정 학생인 앙드레 에스테바(Andre Esteva)는 “우리는 진료소 밖에서 진료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스탠포드는 나선형의 신경망 알고리즘인 구글넷 인셉션 v3(GoogleNet Inception v3) 아키텍처 위에서 딥러닝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이같은 프로그램은 상호 연결된 레이어로 구성이 되는데 높은 수준에서 뇌의 뉴런이 작동하는 방법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2000개 이상의 질병으로부터 13만개 피부병변 이미지 사용

인셉션 v3은 2014년 ‘이미지넷 대용량 시각 인식 챌린지(ImageNet Large Scale Visual Recognition Challenge)’에서 128만개의 이미지로 훈련을 받았다. 이 챌린지는 이미지에서 물체를 탐지하고 분류하는 컴퓨터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대회이다.

스탠포드 연구원은 인셉션 v3 위에서 자동화된 피부암 분류를 위해 2000개 이상의 질병으로부터 얻은 약 13만개 피부 병변 이미지를 사용, 알고리즘을 미세 조정했다. 이 연구에서는 특히 21명의 공인된 피부과 의사들이 유사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알고리즘과의 비교를 수행했다. 의사들은 수백 가지 피부 병변 이미지를 검토하고 각각에 대해 추가 검사를 실시할지, 혹은 양성인 환자에게 확인할지 여부 등을 결정했다. 알고리즘 역시 동일한 이미지를 검토하고 진단을 내렸다. 의사도 알고리즘도 미리 이미지를 보지는 못했다.

그 결과 알고리즘은 전문가와 동등한 수준을 나타냈다. 가령 가장 흔한 인간의 피부암인 각화 세포 암종과 지루성 각화증이라고 불리는 양성 피부 증식을 구별할 수 있었다. 물론 스탠포드 프로그램을 현실에 적용하려면 더 엄밀한 케이스를 통해 훈련돼야 한다. 예를 들어 지루성 각화증과 흑색종을 구분하는 것은 알고리즘에 요구하지 않았다. 그리고 피부과 의사들이 사진에 대한 그들의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임상 환경에서 컴퓨터가 의사의 전문성과 매칭시킬 수 있을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임상에서 검증될 경우 엄청난 파장

그러나 분명 큰 역할이 있다. 알고리즘이 현실 세계에서 증명된다면 그것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리치맨은 말한다. “시스템이 처리해도 될 일을 굳이 의사가 할 이유가 없다”며 “의사는 환자를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진료해야 하는 사람이므로 본연의 역할에 더 충실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물론 모든 피부과 전문의가 자신의 직업에 AI가 들어오는 것을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의사들이 깊은 인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리치맨은 확신한다. 그녀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에 인간의 시간과 지력을 쏟아부어야 한다”며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은 컴퓨터가 처리하도록 넘겨주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