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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 로봇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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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30  01: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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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신문은 2017년 정유년 새해를 맞아 국내 로봇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주요 기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 계획을 들어보는 기획시리즈 '기관장에게 듣는다'를 마련했습니다. 네 번째 순서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김경훈 로봇PD입니다.

   
 
로봇PD 2년차를 맞고 있는데, 소감을 간단히 피력해 주십시오. 그리고 앞으로 계획과 포부는 무엇입니까?

작년 6월 로봇PD를 맡고 나서 정말 정신없이 반년을 보냈습니다. 전 직장과 달리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커뮤니티에서 새로운 업무를 맡아하려니 상당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유래 없이 많이 늘어난 신규 예산으로 인해 PD 중 제일 많은 수의 과제를 기획했고, 한미협력 재난대응 로봇연구, 미래부 협력기획 등 굵직한 활동도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그 많은 일들을 어떻게 해냈지 싶은데, 많은 분들이 신참 PD에게 도움을 많이 주셔서 완수할 수 있었으므로, 도움 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로봇산업에 대한 전체적인 통찰이 부족하고 이전의 경과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해 미숙한 점이 여럿 있었던 것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양해를 구합니다.

우리나라의 로봇산업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 강점도 여러 가지 갖고 있습니다. 제조용 로봇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지만 국내의 공급능력은 기술면에서 낮은 편이고, 지능형 서비스 로봇 개발에서 한때 선도적인 역할을 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주춤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 대기업의 제조기술 경쟁력은 세계적인 수준이고,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들이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보다 앞선 지능형 서비스 로봇 관련 사업의 경험도 우리한테는 강점이라고 봅니다.

저는 지능형로봇 PD로서 우리의 강점을 보다 살려서 세계 시장에 한 획을 긋는 한국 로봇 또는 부품을 만들고 한국의 로봇산업과 기술 수준을 한층 끌어올려 궁극적으로 경제발전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로봇 정책에서 성공적인 것은 무엇이고, 아쉬움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성공적이었다고 생각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정부가 미래 기술투자에서 로봇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R&D 예산을 증액해서 인공지능과 로봇의 융합 과제, 범부처 협력과제 등 신규 과제를 많이 도출하게 한 것입니다. 또한, 로봇산업 발전전략이 마련되어 향후 R&D와 정부지원 방향을 정리한 것도 잘 된 점이라 봅니다.

아쉬운 점은 로봇신문에서 2016년 10대 로봇뉴스로 꼽았던 것처럼 로봇 정책라인의 대대적인 변경이라고 하겠습니다. 로봇PD, 로봇산업진흥원장, 산업부 기계로봇과장 등이 교체된 것에 이어, 올해 들어서는 로봇 담당 사무관까지 바뀌어서 정책의 불연속성이 높아진 것이라 하겠습니다.

새해에 로봇PD로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2017년에 새로 시작되는 로봇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의 과제 관리가 중요하겠습니다. 올해부터는 로봇 R&D의 내역사업이 인공지능 융합 로봇 시스템, 범부처 협력로봇, 핵심공통기술개발의 세 가지로 재편성되었고, 우선적으로 22개의 R&D과제가 공고되었습니다. 공고된 과제가 모두 협약되어 과제가 착수되고 1차년도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또한, 작년에 발표한 로봇산업 발전전략이 제대로 실행되도록 관리해야 하겠습니다. 발전전략의 발표과정에서 산학연의 의견으로 제안되었던 풀뿌리연구 활성화, 국가적인 로봇로드맵 작성, 로봇핵심부품 활성화 등의 과제도 완수해야 하겠습니다.

최근 해외 주요 국가의 로봇 정책 및 R&D 동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미국은 2011년 제조업 부흥을 목적으로 첨단제조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국가로봇계획을 발표했는데, 그 한 가운데에는 인간과 로봇이 협업하는 코로봇(Co-Robot)이 있습니다. 이러한 동향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미국 IT 기업들이 계속해서 로봇에 투자를 지속하고 최고의 기술을 연구개발하여 상용화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SPARC라는 범국가적 로봇연구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로봇기술의 세계 제일의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아디다스가 로봇을 이용하여 혁신적인 신발공장을 독일 내에 설립했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그 외에도 덴마크의 유니버설 로봇이 협동로봇으로 제조용 로봇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것도 유럽 로봇산업의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제조용 로봇과 핵심부품에서 가히 세계 1위라 할 수 있는데, 범국가적 로봇 신전략을 내세우면서 서비스 로봇에서도 세계 최고를 노리면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고령화와 노후한 인프라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로봇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중국제조2025’를 표방하면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69%의 고성장을 보였고, 2015년 제조로봇 시장이 전세계의 29%를 차지할 만큰 성장했습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부품 국산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내 로봇산업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가장 큰 과제는 산학연 협력의 생태계에 현재 나타나는 단절을 해결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학교와 연구소에서 연구한 결과가 산업계로 기술이전되고 상용화되어 사업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미미합니다. 미국방성의 투자로 연구가 시작되었던 수술로봇이 현재는 매출 2조원이 넘는 세계적인 의료로봇 회사(Intuitive Surgical)로 성장했습니다. 유럽에서는 스마트공장과 협동로봇 등 트렌드를 이끄는 연구가 다른 곳보다 일찍 시작되어 산업체로 곧바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동안 1조원이 넘는 정부 R&D 투자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성장한 로봇 기업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독창적이고 남들을 앞서는 연구보다는 남들을 따라가는 연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라 볼 수 있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산학연이 협력하는 생태계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데 있다고 판단됩니다. 산업계에서는 각 산업현장에서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를 대학과 연구소에 알려주고, 대학과 연구소는 이러한 과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또는, 기술적으로 앞서가는 트렌드는 대학과 연구소가 선행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가 산업계로 이전되어 상용화되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산학연 협력은 이러한 바람직한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지 못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매우 안 좋은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학이나 연구소가 앞서가는 연구를 기획해서 정부 R&D 과제가 만들어지고, 이를 함께 할 기업을 찾아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과제를 수행하는데, 대부분 중소기업이라 기획력이 부족해서 초기에 수동적으로 끌려 가다가 과제 후반에 접어들어 본격적으로 상용화를 추진하려니 기술의 완성도가 낮거나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서 사업이 지지부진합니다. 정부의 R&D 평가도 기술개발의 완성도 보다는 논문·특허 같은 양적 성과 위주로 관리되어서 상용화하기에 기술적 완성도가 부족해도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추가의 연구개발이 필요하지만 연구개발의 중복성과 우선 순위 때문에 정부자금 투입이 어렵고 기업 자체적으로 수행해야 하는데 중소기업이라 투자여력이 부족해서 제대로 연구를 진행하지 못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학이나 연구소는 기술적 난이도 있는 연구보다는 기업이 담당해야 할 소소한 개발 문제해결에 매달리면서 참여 연구원들은 흥미를 잃고 어려운 상용화 연구 말고 원천기술을 연구해야 하겠다고 마음먹습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대학과 연구소는 산업현장에 필요한 도전적 연구보다는 실패 가능성이 낮고 상용화가 당장 필요 없는 연구를 선호합니다. 미미한 성과에 실망한 산업계는 대학과 연구소를 찾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려 합니다. 결과적으로 산업계와 대학·연구소 사이에 단절이 생깁니다. 국가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 리소스가 서로 힘을 합쳐 뻗어나가지 못하고 분산되므로 연구개발 투자가 효율적으로 되지 못합니다.

이런 복잡한 상황의 문제는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각 이해관계자(stakeholder)가 함께 노력해야만 해결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학·연구소는 달성 목표를 높게 잡고 양적 성과보다 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산업계도 상용화 과정에 발생하는 문제 해결은 자체적으로 해결할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정부는 보다 효율적으로 R&D가 수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제도를 정비해야 하겠죠.

우리나라는 국내 시장규모가 작아서 로봇산업이 성장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국내 제조업은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 전지 등 기술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대기업을 여럿 보유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산업에서 요구되는 제조로봇의 기술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제조로봇 밀도가 세계 최고일 만큼 제조현장에서 로봇을 적용하는 빈도도 높은 수준입니다. 그렇지만, 대기업의 제조현장은 기술경쟁력의 보호를 위해 소수의 협력업체에만 공유되고 있고, 고부가가치의 기술 난이도가 높은 로봇은 상당수가 해외 로봇기업을 통해 공급되는 현실입니다.

제조현장(로봇 수요기업)의 어려운 현장 문제가 로봇 공급기업, 학교, 연구소의 협업으로 연구개발을 통해 해결되고, 이에 따른 결과물이 로봇 공급기업에 의해 상용화되어 로봇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풍토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제조 대기업(로봇 수요기업)은 동반성장 차원에서 국내 중소기업, 학교, 연구소와 보다 많은 협업 기회를 열어주고, 로봇 공급기업과 학교, 연구소는 더욱 도전적인 R&D를 수행하여 수요기업에 적합한 로봇이 개발되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제조로봇의 가격경쟁력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는 핵심부품의 국산화 문제도 해결에 박차를 가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한때 지능형 서비스 로봇 개발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다른 나라에 비해 주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서비스 로봇은 시장형성이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 일본의 소프트뱅크나 미국의 구글 같은 기술혁신적인 기업이 한국에는 없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로봇 보급 사업까지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부가 수행하는 일에는 한계가 많습니다. 앞으로 로봇에 과감히 투자하는 혁신기업들이 여럿 나타나서 로봇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이끌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로봇PD로 있으면서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신시키고 세계 로봇시장에 한국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로봇제품 또는 로봇부품이 나오게 하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2017년 정부나 로봇업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최근 사회적으로 큰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주요 기반기술로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3D 프린팅, 로봇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이제야 말로 로봇산업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시기가 열리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정부는 산업적으로 경제적으로 확실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로봇에 투자해야 하겠습니다.

로봇업계는 이 중요한 시기에 확실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보다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로봇업계의 시급한 과제에서 언급한 문제점들이 해결되고 산학연 협력이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회사 다니면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전략보다는 실행이 중요하다”입니다. 실패한 기업들은 좋은 전략을 수립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전략대로 실행하지 못해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방향이 바람직한 방향인지는 이미 수많은 분석을 통해 알려져 있다고 생각됩니다. 최초의 전략과 계획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하고 틀어진 부분을 바로 잡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잘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 한국 로봇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성장을 위해 로봇산업이 크게 일조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조규남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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