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첨단 자동화협회(Association for Advancing Automation:약칭 A3)’ ‘제프 번스타인(Jeff Burnstein)’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야할 로봇 및 자동화에 관한 주요 과제를 제시했다. 로봇 전문매체인 ‘로보틱스 비즈니스 리뷰(RBR)’ 기고문을 통해서다.

A3는 산하에 미국로봇산업협회(RIA:Robotic Industries Association)’, ‘첨단비전이미징협회(Advancing Vision+Imaging:AIA)’, ‘동작제어 및 모터협회(Motion Control & Motor Association:MCMA)‘를 두고 있다. RIA, AIA, MCMA에 소속된 미국 기업은 1천여개에 달한다. 자동화 기기 제조업체, 부품 공급업체, 시스템 통합업체, 연구그룹과 컨설팅 업체를 아우르고 있다. 이들 기관의 연합단체인 A3의 사령탑인 제프 번스타인 회장은 32년 동안 로봇, 머신 비전, 동작제어 분야에서 종사해왔다. 로봇과 자동화에 관해 트럼프에게 한마디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이다.

제프 번스타인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일자리,혁신, 기업가 정신 등 3가지 관점에서 로봇과 자동화 분야의 미래를 설계하고 산업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 자동화된 미래의 일자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수십년간 해외로 빠져나갔던 미국 기업들의 공장을 본토에 다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과거와 동일한 일자리가 돌아온다고 볼 수는 없다.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들이 로봇 자동화의 가장 우선적인 목표물이 되고 있다.

중국은 임금 상승과 고령화 추세에 맞서 제조업 분야의 자동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가 광범위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 몇 년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로봇이 보급 확산되고 있다. 미국 기업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선 자동화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자동화는 미국 제조업체들이 이윤을 획득하고, 일자리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자동화 시스템 도입이 증가하면서 일자리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로봇연맹(IFR)’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에선 13만5천대 가량의 산업용 로봇이 설치됐다. 같은 기간 자동차 산업계의 종업원수는 23만명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이제는 일자리의 성격이 바뀌었다. 미국은 미래의 일자리를 담당할 수 있는 노동자들을 키워야 한다. 자동화 장비를 설치하고 프로그래밍하며, 작동 및 유지보수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 협동 로봇 등 자동화 장비와 함께 일할 수 있는 훈련된 인력도 필요하다.

컨설팅 업체인 딜로이트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제조업 부문에서 350만명이 충원되어야 하는데, 2백만명의 일자리가 공석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서 최근 STEM 교육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으나, 인력 양성을 위한 도제 프로그램(apprenticeship programs)은 지난 2003년부터 2013년 사이에 40% 하락했다. 이는 독일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독일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자의 절반 가량이 대학 진학보다는 도제교육을 선택한다. 미국 젊은이들의 도제 교육 비율은 5%에 미치지 못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도제 교육에 대한 투자, 효과적인 교육훈련 과정을 통해 기술격차(skills gap)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 글로벌 수요에 부응하는 자동화의 혁신

‘로봇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조셉 엔겔버거(Joseph Engelberger)'는 지난 50년대 산업용 로봇의 핵심적인 기술을 개발해 보급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이 기술을 포용하지 못하는 바람에 엔겔버거는 일본 기업에 기술을 라이센싱했다. 이는 해외 기업들이 이 시장을 장악하는데 일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로봇에 대한 리더쉽을 되찾아오는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로봇 자동화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증대하는데 따른 당연한 조치다. IFR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전세계적으로 140만대의 산업용 로봇이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 정부는 첨단 제조업에 대한 지원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매뉴펙처링 USA이니셔티브’의 우산 아래 있는 네트워크에 공공기관-사기업 파트너쉽을 포함시켜 초기 단계 연구, 신상품의 출시 지원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국방부의 ‘매뉴팩처링 테크놀로지 프로그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있는 ‘RIME(Robots in Manufacturing Environments)’ 참여 기관들은 협동 로봇 등 새로운 로봇 기술을 통해 제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기여해야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글로벌 시장에서 갖고 있는 미국 기업들의 혁신에 대한 명성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미래 자동화에 대한 투자는 성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투자자인 '마크 쿠반'이 트럼프에게 로봇 분야에 1천억 달러를 투자하라고 촉구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경제성장의 엔진, 기업가 정신

기업가 정신은 미국 경제성장을 주도해왔다. 중소기업청(SBA:Small Business Administration)에 따르면 2009년과 2015년 2분기 사이에 4백만명에 달하는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중소기업들이 전체 일자리의 67.5%를 창출하고 있다. 자동화 기술은 예산과 전문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가치를 제공한다. 이들 장비는 안전하며 관리 및 유지보수가 간편하다. 투자 회수율도 높다.

미국은 혁신과 기업가 정신 측면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경영자들의 기업가 정신을 지원하고, 혁신 기술을 통해 자동화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할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