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로봇공학자(Young Robot Engineer)' 코너는 한국로봇학회와 로봇신문이 공동으로 기획한 시리즈물로 미래 한국 로봇산업을 이끌어 갈 젊은 로봇 공학자를 발굴해 소개하는데 있다.

다섯번째 인터뷰어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Koreatech) 김용재 교수다. 1974년생인 김 교수는 서울 출신으로 서울과학고를 거쳐 KAIST에서 전기전자공학과에서 학사 및 석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 2월 박사과정 졸업 후 2011년 2월까지 8년간 삼성전자 제조기술센터 로봇기술팀에서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11년부터 1년간 MIT기계공학부 로봇이동성 및 생체모방연구소에서 방문 연구원을 거쳐 2012년부터 2014년 2월까지 2년간 삼성종합기술원(SAIT) 의료시스템연구소 메카니즘 메커니즘 개발파트 리더로 근무하였다. 2014년 3월부터 현재의 한국기술교육대에서 전기전자통신공학부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피지컬 휴먼-머신 인터랙션(Physical Human-Machine Interaction) : 인터랙티브 매니퓰레이터, 웨어러블 메카니즘, 의료로봇 △플렉시블/백드라이버블 로봇 설계 및 분석 △백드라이버블(Backdrivable) 메카니즘을 위한 센서리스 컴플라이언스 컨트롤 △리던던트(Redundant) 매니퓰레이터를 위한 모션 플래닝 및 제어 △휴머노이드 및 모바일 로봇 메카니즘 설계 등이다.

Q.최근에 하고 있는 연구를 소개해 주신다면...

A. 저는 회사에서 로봇 관련된 일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회사와 산학연계로 최근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관심있는 분야는 사람과 아주 긴밀한 피지컬한 인터랙션을 많이 하고 있는 분야로서 특히 로봇 매니퓰레이터, 로봇 핸드 입니다. 센서와 제어알고리즘을 잘 만들어 안전한 인터랙션을 구현하는 방법들도 많이 있지만, 저는 하드웨어부터 완전히 다르게 개발되어, 근본적으로 안전하면서도 고성능이 나오는 매니퓰레이터나 로봇 핸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Q.주 관심분야가 피지컬 휴먼-머신 인터랙션 관련해 인터랙티브 매니퓰레이터, 웨어러블 메카니즘, 의료로봇과 플렉시블/백드라이버블 로봇 설계 및 분석 등으로 알고 있습니다. 백드라이버블 로봇이라는게 무엇인가요?

A. 공학적인 용어라 많이 쓰이진 않을 겁니다. 산업용 로봇 같은 경우 아주 강력한 모터와 높은 감속기를 사용해 큰 힘을 내는데 정확한 움직임은 할 수 있지만 외력에 의해서 순응을 하거나 외력에 의해서 역구동을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사람 같은 경우는 역구동이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부딪히면 멈추고 힘을 빼면 아주 부드러운 것을 역구동성, 영어로는 백드라이버빌리티(Backdrivability)라고 합니다. 공학적으로 보면 안전한 로봇을 이루기 위한 여러 요구조건들이 있습니다. 아주 가벼워야된다, 관절 등이 유연해 마치 스프링이 달린 것처럼 충격을 흡수해야 된다, 역구동성이 있어야 된다 등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백드라이버빌리티입니다.

일단 역구동성이 적은 로봇들이나 디바이스들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업용 로봇은 전원을 끈 상태에서 움직이려면 아주 뻑뻑하고 무겁습니다. 이것은 로봇이 움직이다 접촉이 일어나도 모터나 로봇은 감지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왜냐하면 역구동이 안되고 외부에서 오는 힘을 직접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감속비가 높은 감속기와 거기에 딸려있는 모터들 때문에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그렇지 않죠. 사람은 100대 1, 200대 2의 감속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근육으로 되어있잖습니까. 그러면 거기에 있는 근섬유가 움직이면서 동력을 만들어 내고, 외력도 바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런 효율을 높이고 역구동성을 높이기 위해서 모터와 감속기가 아니라 모터와 스틸 와이어 같은 것을 사용해 사람과 유사한 시스템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터와 와이어 사이에 스프링을 달아 스프링의 변이를 가지고 힘을 느끼게 하기도 하고 그래서 역구동성을 많이 구현하려 하고 있습니다.

▲ 연구실 학생들과 함께...

Q. 최근에 협동로봇 이야기하면서 펜스 없는 로봇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지금 이야기하신 역구동성 로봇이라는 건가요?

A. 역구동성보다 큰 개념으로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펜스 없이 작업하려면 안전해야 하고,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안전한 로봇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1단계로 모든 구조는 산업용 로봇과 똑같지만 아주 예민한 센서들 토크센서나 토크 포스센서를 달아서 안전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로봇은 일반적인 산업용 로봇처럼 움직이지만 외력을 감지하면 마치 가볍고 적응력이 있는 로봇처럼 급감속을 해 멈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의 한계는 제어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것은 제어속도 보다 더 빠른 충격이 들어오거나 예기치 않은 경우 진짜 흉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식으로 산업용 로봇에 센서를 다는 해결방식은 속도도 아주 낮추고 아주 소극적으로 구동시켜야 하는 한계를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아예 근본적으로 안전한 로봇을 만들어보자는 시도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앞에서 말한 스틸와이어 등을 이용한 텐던 드리븐(tendon driven) 로봇입니다. 텐던 드리븐 로봇은 저도 관심이 많이 있는데 모터를 바디에 모두 넣고 와이어로 동력을 전달할 수 있어 팔이 가볍다는 좋은 점이 있습니다. 가볍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움직여도 안전합니다. 단점은 스틸와이어 같은 것들이 강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말랑말랑해서 제어 성능이 떨어지는 거죠. 그래서 두 개가 양립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양쪽의 장점만을 취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게 제가 관심 있어 하는 부분입니다.

Q. 그럼 유니버설로봇의 UR 시리즈나 리싱크로보틱스의 소이어 로봇들은 안에 케이블이 들어 있나요?

A. 아니요. 소이어 같은 경우는 산업용 감속기와 모터, 조인트 사이에 스프링을 달았습니다. 액추에이터와 조인트 사이에 직렬로 스프링이 달렸다고 해서 시리즈 일레스틱 액추에이터(Series Elastic Actuator)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경우 모터는 정확하게 돌지만 외력에 의해서 스프링이 변형이 되는데 그 변이를 가지고 힘을 감지하는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것도 충격을 받으면 스프링이 흡수를 해주니까 어느 정도 안전합니다. 그런데 강성이 본질적으로 낮기 때문에 동작하는 밴드위스(bandwidth)가 낮고 그러니까 제어성능이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많은 곳에서 인터렉션된 로봇을 연구하고 있고 방식도 다양한 것 같습니다.

Q. 피지컬 휴먼-머신 인터랙션(Physical Human-Machine Interaction) 분야의 최신 연구동향이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삼성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와 로봇 핸드

A. 요즘에는 산업용 로봇이 반복적인 작업이나 고하중 작업만 하는게 아니라 사람과 협업하는 것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례로, 일반인들은 조립작업이 대부분 자동화됐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휴대폰 조립같은 것들은 사람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들을 일부 자동화하거나 사람과 협업하려고 몇 년전부터 산업용 로봇쪽에서 여러 가지 센서를 붙여 안전하게 만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전 MIT 교수인 로드니 브룩스나 독일의 DLR에 있던 연구자들이 회사를 만들어 피지컬하게 안전한 로봇들을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저는 약간 불만인게 모두 기존 컴포넌트 예를 들면 모터, 하모닉 드라이브, 기어 위에 무엇인가를 쌓으려 하고 있습니다. 사실 사람 팔과 매니퓰레이터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그래서 거기에 뭔가 기회가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피지컬 휴먼 인터랙션은 지금 연구 레벨이 아니라 사업분야에서 넓혀지려고 하는게 보이고 있습니다. 제 전공이 전자공학이었지만 하드웨어에 관심과 경험이 많고 재미를 많이 느끼는데 지금은 전공분야가 로봇 설계쪽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11년 정도 있었는데 처음 6년은 로봇제어, 로봇 모션 플래닝을 하다가 중간에 저희 조직이 로봇 메카니즘 설계팀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때부터 기계설계관련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5~6년을 로봇 설계하다가 회사 나오기 전에는 로봇 메커니컬 디자인 파트의 리더로 일해 오다 학교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제어와 매커니즘을 다 하게 되면서 어디에서 문제가 풀리는지에 대한 관심이 많이 있어 하드웨어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Q. MIT 방문 연구원으로 가서는 어떤 연구를 하셨나요?

A. 삼성에서 수술로봇 연구를 진행할 때, MIT에 파견되어 플렉시블 메커니즘 관련한 선행연구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즐거웠습니다. 회사에서는 신뢰성 있는 하드웨어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정해진 룰대로 보수적인 방법으로 개발하게 되는데, 학교에서는 확실히 생각의 자유도도 높아지고, 크레이지한 생각을 이야기해도 다들 좋다, 잘해보자는 자세여서 자극을 많이 받았습니다.

Q. 학교로 오신지 2년 반 정도 되셨는데 기업 연구와 학교 연구는 많은 차이가 있잖습니까. 학교 연구를 수행하는데 있어 힘들고 어려운 점은?

A. 어려운점은 회사와 비교하면 맨파워와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회사는 분업이 잘 되어 있어서 제가 뭔가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만들면 그것을 지원하는 파트들도 많이 있고 일렉트로닉스나 알고리즘이나 매카니즘이나 다 별도 전문가들이 붙어서 할 수가 있는데 여기서는 제가 직접 하나씩 챙겨야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인프라도 부족한 점이 있구요. 하지만 제가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국책과제 보다 회사과제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가 있던 삼성전자와도 의료디바이스를 개발하고 있고, 두산과도 차세대 로봇을 개발하고 있고, 또 네이버와도 재미있는 로봇팔과 핸드 과제를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로봇 핸드

요즘 하는 것이 크게 세가지 정도인데 로봇 암, 로봇 핸드, 웨어러블 로봇입니다. 크게 나누어보면 세가지인데 기존에 하던 것과 다르게 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하드웨어쪽에 관심도 많이 있었고, 오래 해왔기 때문에 아예 제어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적으로도 유연하고 적응성이 좋으면서 퍼포먼스가 높은게 무엇일까를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로봇 핸드 같은 경우도 요즘 딱딱하게 안 만들고 소프트하게 잡는 것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유연하게 잡기는 하는데 정밀하게 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유연하면서 정밀한 구조가 뭘까 생각하다가 손끝을 제외한 부분은 말랑말랑한데 손끝은 산업용 그리퍼처럼 평행하고 정밀하게 움직이는 구조들을 찾아내서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로봇 암 같은 것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람처럼 안전하려면 가벼워야 합니다. 스틸 와이어로 구동하면 가볍게 만들 수 있지만 강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강성을 회복시켜서 산업용 로봇 같은 수준까지 올릴 수 있는 해결방법을 찾아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새로운 것을 추구하지만 회사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성 있는 것을 가지고 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Q. KAIST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하셨는데 로봇을 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A. 그건 진짜 개인적인 취향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원 가서 전공을 정할때 통신이 유행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로봇분야는 공부를 별로 안 좋아하는 친구들이 가는 곳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로봇은 남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다른 분야들의 경우 문제가 주어지면 그 문제를 가장 최적화해서 푸는 식의 분야라면 로봇은 뭔가 백지인 부분을 채워나가는 분야라고 생각했습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쓸모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보자는 질문을 던지고, 그러면 나머지는 다 제가 채워야 되는 그런 자유도가 많은 분야라서 무작정 들어갔는데 재미있었습니다. 실제로 진짜 로봇 연구개발의 맛을 느낀 건 회사에서 여러가지 시도를 해 보면서였던 것 같습니다. 저도 취미가 이것저것 만드는 것이었는데, 로봇 분야에서 실제로 설계 제작까지 하게 되니까 그 취미가 로봇으로 다 집중되는 것같습니다.

Q. 나에게 로봇이란? 질문을 던진다면...

A. 로봇을 하면서 사람과 생명체에 대한 이해를 계속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 로봇 공부할 때는 로봇제어이론, 로봇설계방법을 공부하고 회사에서 계속 적용해왔는데 이제 한계가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로봇은 안 되는 것들이 많은데 생물체들은 어떻게 잘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바이오미메틱스(Biomimetics:생체모방)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물체를 똑같이 모사하는 것도 한계와 약점이 있습니다. 기계와 생물체 양쪽의 장단점을 바라보고 그 중에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일까 계속 찾아나가다 보면 로봇을 통해서 사람이나 생명체를 바라보게 되기도 합니다. 저에게 로봇이란 사람을 이해하는 도구입니다. 그러면서 거기에서 얻어지는 기술들이 사람을 이롭게 하면 그것이 진짜 최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새로운 개념의 로봇 팔. 모터는 본체에 있고 스틸 와이어로 구동을 한다.

Q. 앞으로의 꿈과 목표가 있다면...

A. 제가 회사에서 제일 힘들었던게 앞에도 계속 이야기했지만 산업용이나 지금 만들어져있는 컴퍼넌트들입니다. 그것이 신뢰성 있는 정밀제어 하는 데는 너무 좋은데 그 나름의 한계가 있습니다. 안전성이나 인터랙션할 때의 적응력 등에 대한 한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을 극복할 수 있는 로보틱 컴포넌트들을 계속 찾아보고, 그걸 쌓아올려서 될지 모르겠지만 진짜 사람 같은 로봇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혹시 산업용 로봇과 하이파이브 해 보신 적 있으세요? 진짜 위험합니다. 사람끼리 하이파이브할 때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속도를 저희가 한번 측정해 보았는데 초속 6미터~7미터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 속도로 산업용 로봇이 움직이다가 사람에게 맞으면 진짜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산업용 로봇이 박수치는 것 보셨습니까? 다들 무서워 할 것입니다. 로봇도 손상이 가고요. 일반적인 로봇은 팔 하나에 20kg 정도로 무겁습니다. 두 개의 로봇팔로 서로 충격을 주는 것은 로봇을 부서지도록 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아주 자연스럽게 되잖습니까. 이처럼 사람의 팔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들이 있고 그런 것들을 추구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로봇을 전공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 주고 싶다면...

A. 호기심을 계속 가져달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제어와 회로설계 하다가 메커니즘 설계 분야로 넘어가면서 도움을 받았던 게 이 호기심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저 기계는 어떻게 동작하는 걸까, 저 동물은 왜 이렇게 잘 동작할까 같은 호기심입니다. 랍스터 같은 동물은 딱딱한 구조를 가졌으면서 어떻게 큰 가동 범위를 가질까 이런 것들 있잖습니까. 호기심과 관심을 가져왔던 것들이 이제 여기저기서 쓰이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로봇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다가 최근에 흥미가 많이 높아졌다고 생각하는데, 그 사이에 약간 공백기가 있었습니다. 그 때 사람들이 로봇이 무슨 돈이 되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많이 수익을 가져온 것들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예를 들어 청소로봇 같은 경우도 아이로봇의 룸바가 성공해 아주 큰 돈을 벌었고, 수술로봇도 인튜이티브서지컬사의 다빈치가 거의 독점해서 아주 큰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청소로봇이나 수술로봇들이 한국에서 10년~20년 전부터 모두 이야기가 나왔던 겁니다. 돈도 안되는 것을 왜 하느냐는 식으로 치부해 버렸던 것들인데 그게 외국에서는 꾸준히 연구를 해서 빛을 본겁니다. 관심 있는 분야가 있으면 그것을 대규모로 하든 소규모로 하든 계속 이어 나가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도 이런 부분이 지원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또 조금은 엄숙한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외국에서는 점핑하는 로봇을 보면 ‘야, 대단하다’고 치켜 세우고, 얼마전에 습도로 구동하는 액추에이터도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런 조금은 황당한 아이디어들이 외국에서는 잘 키워지는데 우리나라는 뭔가 있어 보이거나 돈 될것 같지 않으면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Q. 앞으로 유망한 로봇 분야를 꼽는다면...그 이유는?

▲새로운 개념의 로봇 팔

A. 말씀드리기가 어렵기는 한데, 제 분야에서 말씀을 드리면 저는 일단 협업할 수 있는 로봇시장이 많이 열릴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협업할 수 있는 로봇과 AI의 결합이 많은 기회를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로봇이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협업을 하면서 눈치가 있는 로봇이 있어야 됩니다. 지금 협업로봇이 많이 발전해 코딩안하고 사람이 직접 끌어다 작업을 교시해주는 수준까지 왔는데, 그 이상으로 넘어서는데서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협업로봇에다 텔레오퍼레이션이 합쳐져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봇을 이용한 텔레오퍼레이션도 오랫동안 연구가 되어왔고 재난 구조 같은 곳에선 일부 쓰이고 있습니다. 최근의 VR 기술과 로봇기술이 합쳐지면 예전에 로드니 브룩스 교수가 말씀하신 것처럼 해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텔레오퍼레이션으로 로봇에 접속해서 여러가지 일들을 도와주는 식의 사업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웨어러블 로봇처럼 사람과 아주 밀접한 로봇들도 이제 시장이 열릴 것 같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Q. 국내 로봇산업 발전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A. 작지만 새로운 시장을 열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에 대한 탐색을 계속 일정 포션은 해야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쿼드콥터가 어떻게 큰 시장이 되었을까요. 그런 기회를 놓치지 않게 회사나 연구소에서 여러 가지 미래 가능성을 보고 자유도가 높은 프로젝트에 투자를 해 놓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