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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로봇사업을 한다는 것장길수ㆍ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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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3  12: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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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알파고와 이세돌 9단간의 바둑 대결이 화제로 떠오르면서 정부의 인공지능 관련 R&D 예산이 급조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인공지능 관련 예산이 급조되면서 기존에 있던 로봇 관련 예산 중 일부는 오히려 축소됐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로봇 예산을 짜고 로봇산업 육성 정책을 펼쳐야 한다. 로봇산업 육성 정책이 패션처럼 유행을 쫒아가서는 안된다.”

“우리나라 제조 로봇 분야 기초 기술이 매우 취약한데도 정부의 제조 로봇에 대한 지원 정책은 매우 미흡하다. 새로운 로봇기술에만 관심을 기울이기 보다는 전통적인 제조 로봇 분야도 적극 육성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 수직다관절 로봇을 제조하는 업체는 현대중공업(현대로보틱스) 밖에 없다. 왜 하나만 있어야 하는가?”

"중국이 이미 우리나라 로봇 기술을 앞서고 있다. 중국내 병렬 로봇 제조업체만 11개가 넘는다. 정부 산하 연구소에서 개발한 기술들이 민간으로 이전되면서 병렬 로봇업체들이 이처럼 증가한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런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다.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 업체와 협력하고 있는 국내 로봇업체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언제 중국 사업이 위기를 맞을지 예측하기 힘들다. 정부가 대응책을 세우고 있는지 궁금하다.”

"로봇을 해외에 수출하려면 국내에서 먼저 검증되어야 하는데, 국산 로봇을 쓴다는 곳이 별로 없다. 국내 소비자를 만족시킨 후 해외에 진출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 정부 부처들이 적극적으로 국산 로봇 활용 방안을 고민해줬으면 한다."

“로봇기업들이 개발자나 엔지니어를 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대학에서 소프트웨어나 전자공학을 전공한 전문 인력은 대기업이나 게임 업체만 선호한다. 정부에서 마이스터고 출신들이 로봇업체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친다고 하는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학ㆍ대학원에서 이 분야를 공부한 전문인력들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국내 로봇에 채택된 로봇 부품의 80% 이상이 일본산이다. 엔지니어들이 일본산 제품에 익숙해져 있고 대기업들도 일본산 제품을 선호한다. 정부와 대기업의 인식이 바뀌어야 국내 로봇 부품 업체들의 활로가 생긴다”

“로봇 전문업체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 죽음의 계곡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기업들이 한둘이 아니다. 와중에 중국 업체들은 국내 로봇기술과 노하우를 빼앗아가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정부가 전주기적 관점에서 로봇업체를 지원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전주기적인 관점에서 정부 정책이 수립되고 있다고 하지만 분절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렇게 가다가는 국내 로봇산업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우리나라 R&D 및 사업화 예산은 모든 분야에 골고루 배분되어 있다. 모든 걸 다 잘하려고 한다.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될성부른 과제에 집중적으로 지원해야한다."

최근 로봇신문 주최 ‘올해의 대한민국 로봇기업’ 시상식 직후 열린 로봇업계 간담회에서 국내 대표적인 로봇업계 CEO들이 쏟아낸 말들이다. 여러 가지 발언들이 쏟아졌지만 로봇 전문업체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말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아주 위태롭다는 의미다. 우리가 차세대 성장산업이라고 부르짖는 국내 로봇산업의 허상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기업을 한다는 것. 그중에서도 로봇 사업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가슴을 무겁게 짓누른다.

병신년이 저물고 있다. 내년은 닭띠해인 정유년이다. 하지만 정유년을 맞기도 전에 우리나라 닭들이 모진 운명을 맞고 있다. 올해로 닭들의 모진 운명이 끝나기를 기원한다. 로봇업계 CEO들의 무거운 마음도 올해로 끝났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에서 로봇 사업을 한다는 게 진정으로 자랑스러운 일이 되었으면 한다. 올 한해 로봇사업에 모든 정열을 쏟아부었던 대한민국 로봇 산업 종사자 모두에게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다. 그들 때문에 대한민국이 한걸음 전진했다고 믿고 싶다. 장길수ㆍ편집국장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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