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로봇산업 성장세가 한풀 꺽였다.

중국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올해 중국 로봇산업 성장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0%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5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했던 2014년에 비해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GG로봇연구소와 중국지능로봇산업협회의 예측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중국의 산업용 로봇 판매대수가 전년대비 20% 상승한 8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중국 산업용 로봇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16% 상승한 6만6천대에 달했다. 2014년에는 전년대비 55% 상승한 5만7천대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5만6604대로 나타났다.

GG로봇연구소 창립자인 '장 샤오페이'는 2014년처럼 로봇산업이 크게 성장하지 않는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 중국 기업의 핵심 로봇기술 부족 등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올해 중국 제조업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데다 중국 산업용 로봇업체들의 핵심 부품 기술력 부족으로 로봇 원가가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 정부가 로봇 기업에 제공하는 보조금 등 인센티브 역시 2014년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벤처 캐피탈들도 로봇산업에 대한 투자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이다. 장 샤오페이는 자동차산업과 3C산업(컴퓨터,통신,소비자가전 등)이 전체 산업용 로봇의 60%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산업의 수요가 예전에 미치지못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광동 최대 로봇업체인 'LXD로보틱스'의 판매 담당 매니저인 ‘타오 유시아’는 올해 로봇 판매 실적이 2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초 이 회사는 3억 위안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당초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LXD로보틱스는 주강삼각주와 장강삼각주 인근 산업지대로부터 수주받는 게 전체 수요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로봇 발주가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로봇산업 육성 정책으로 지난 2014년 이후 중국 전역에선 3000여개에 달하는 로봇 및 자동화 분야의 신생 업체들이 생겼는데, 대부분 주강삼각주와 장강삼각주 지역에 몰려 있다. 올해 9월 현재 100여개 이상의 상장 업체들이 로봇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지능로봇산업협회 '왕 카이롱' 사무총장은 “로봇산업투자 열기는 끝난 것 같다”며 로봇산업계의 수익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투자 열기가 식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로봇산업체간 경쟁이 워낙 치열해졌다는 설명이다.

장 샤오페이 역시 “중국 로봇제조업체들이 비슷한 딜레마에 처했다”고 지적하면서 “여전히 핵심 부품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고급형 로봇을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은 떨어진다는게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평이한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공급 제품도 4축 로봇이나 스칼라 로봇과 같은 중저급 로봇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평균 제품 공급가격도 낮아질 전망이다. 대부분 로봇업체들의 수익성이 올해보다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의 소비자용 로봇 시장 역시 낮은 품질과 과다한 투자, 비슷한 제품의 복제 등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이다. 왕 카이롱 사무총장은 “소비자들은 1천 위안 이상대의 소비자용 로봇에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500위안 수준으로 떨어져야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