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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 사회에 맞는 로봇 정책과 발상의 전환장길수ㆍ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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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09  11: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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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올해 최고점을 기록한 뒤 내년부터 매년 30만명씩 감소한다. 반면에 고령인구(65세 이상)는 2015년 654만명에서 해마다 증가해 2025년 1천만명을 돌파하고, 2035년에는 15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우리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초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각종 사회 문제들이 분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향후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 기업들은 구인난에 허덕이게 될 것이다. 노인들은 기대 수명이 늘어난 만큼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고 싶은 욕구가 높아지겠지만 취약한 사회 안전망과 인프라 때문에 고난의 노년기를 보낼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베이비붐 세대가 생산 현장과 직업 현장에서 썰물처럼 빠져 나가면서 초고령화 사회의 불안한 미래는 점차 현실화될 것이다.

일찌감치 초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일본은 인구절벽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1억 총활약사회 플랜’이라는 거창한 전략을 제시했다. 경제성장과 육아지원, 안정된 사회보장 실현 등을 목표로 국가적인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것이다. 1억 총활약사회 플랜이 나오기 훨씬 이전에 일본도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와 같은 ‘단카이 세대’ 문제가 있었지만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슬기롭게 대처했다.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가 거대한 사회적인 흐름에 속수무책으로 밀리면서 뒷전으로 쫒겨난 측면이 강했던데 반해 일본의 단카이 세대는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포섭된 측면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들이 평생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사회적인 유산으로 인정받아 후대로 이어가려는 노력이 정부와 사회 시스템의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도 한몫했다. 굳이 전문 기능인이나 장인을 거론할 필요도 없다.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면서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인정받고 있는 노인들을 일본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일본 정부는 '로봇'을 초고령 사회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로봇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일련의 정책들은 현실적인 필요성과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 로봇이 생산인력 감소와 노령 인구의 급증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식이 강한 것이다. 실용화되거나 개발 중인 로봇들은 노인들의 모빌리티를 증진하고, 정신적 및 육체적 건강을 지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력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근로자들의 근력을 증강시키는 로봇이나 서비스 로봇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으며, 사회 인프라 유지 보수에 필요한 드론이나 원격 제어 로봇 등의 보급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로봇 정책들이 초고령화 사회의 프레임에 맞게 톱니처럼 맞아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초고령 사회라는 관점에서 로봇 정책을 보다 심도 있게 고민해볼 시점이 됐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젊은이들의 생산직 기피 현상이 심해지면서 제조업의 위기는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로봇 없이는 제조업의 위기를 피할수 없다. 로봇의 도입이 기존의 생산직뿐 아니라 중산층의 직업군까지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는 없다.

로봇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아주 많다.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거나 더러운 일을 대신 해주는 로봇, 과도한 육체노동 또는 단순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해주는 근력증강 로봇이 필요하다. 독거 노인들의 야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모빌리티를 지원하는 로봇도 개발해야 하고, 치매 예방을 위해 노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로봇도 있어야한다. 물론 이런 로봇 개발 프로젝트나 시범 사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정부와 지방 자치단체들이 노령화 시대에 대비해 이런 로봇 개발 프로젝트에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자하고 시범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거나 전시성ㆍ홍보성 정책 위주로 흐르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초고령화 시대에 맞게 현실 적합성이 높은 제품 개발 및 사업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의 로봇 정책도 여기에 촛점이 맞춰져야 한다. 무엇보다 상용화에 우선적인 가치를 두고 제품 개발 전략과 지원 정책이 수립되어야한다. 로봇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노인들을 돌보는 로봇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모빌리티를 증진하고, 근력을 증강시키는 데 개발 및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건강하고 사회에 대한 참여 욕구가 강한 노령화 세대를 뒷전으로 내몰기 보다는 열린 공간으로 유도해야 한다. 로봇이 이 부분에서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인을 '케어'의 대상에서 스스로 자립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존재로 변화시킨다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초고령화 시대와 로봇 정책간의 접점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가 조만간 당면하게 될 초고령화 시대의 그늘을 어느 정도는 피해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장길수ㆍ편집국장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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