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무중력(또는 미세중력) 상태에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한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우주인들 역시 무중력 상태에서 여러 과학적인 실험을 실시한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만 무중력 실험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구에서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할 수 있다.

무중력 비행기는 항공우주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놀라운 과학적 성취다. 흔히 무중력 비행기는 높은 고도에서 항공기 엔진을 끄고 자유 낙하를 해 무중력 상태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하지만 사실 무중력 비행기는 기체에 작용하는 공기 마찰력과 항력을 이겨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엔진을 가동하면서 공기의 저항이 없는 이상적인 상황에서 자유 낙하하는 물체가 지나는 궤적을 흉내낸다. 무중력 비행기의 궤적이 포물선 모양이라고 해서 ‘포물선 비행((parabolic flight)’이라고 부른다. 비행기 안에 있는 사람들은 25초 정도 미중력(microgravity) 상태를 경험한다. 이를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구토 증세가 심해진다는 의미에서 무중력 비행기를 ‘구토 혜성(vomit comet)’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무중력 비행기를 이용해 무중력을 경험할 수 있지만 가격이 매우 비싸다. kg당 3천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 게다가 무중력 비행기를 이용하기 위해선 몇 달 또는 몇년을 기다려야 한다. 과학자들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무중력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낙하기구인 ‘드롭 타워(drop tower)’를 이용할 수 있지만 최초의 설치 비용이 만만치 않다. 물론 ISS에 직접 가서 시험할 수 있지만 ISS에 갈 수 있는 기회는 극소수에게만 열려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조지아텍의 '후안 파블로 아프만'과 그의 동료들은 자율비행 쿼드콥터 드론을 이용해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무중력(미세 중력) 상태를 만들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드론 제작 비용이 낮고 고도의 유연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향후 과학자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들 연구진의 목표는 2만 5천 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드론을 제작해 자유낙하하면서 최소한 5초 정도 미세중력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문제는 높은 고도에서 모터의 스위치를 끄고 자유낙하할때 발생하는 공기 저항 때문에 미세 중력 상태를 만들기 힘들다는 데 있다. 게다가 로터(rotor) 부분에 힘이 가해지면서 드론의 모터를 다시 켰을 때 비행체의 인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 대부분 쿼드콥터 드론의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고정 방식 로터(fixed-plane rotors)는 무중력 상태를 유지하면서 자유낙하시 비행체의 안정화할 수 있는 힘을 내지못한다.

▲ 쿼드콥터의 로터 설계 방식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6자유도를 갖는 가변적 피치 로터(variable pitch rotor)를 설계했다고 한다. 드론에 관한 규제도 충족해야 했다. 유럽이나 미국에선 120m 이상 상공에서 쿼드콥터 드론 비행을 금지하고 있다. 또 드론의 무게가 25kg을 초과해서도 안된다.

연구팀은 이 같은 규제를 지키면서 최대 5초 동안 미세중력 상태를 만들 수 있는 로터와 궤적을 설계했다. 또한 사용자들이 서로 다른 무중력 시간의 궤적을 설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만들었다. 연구팀은 로터 설계를 조만간 완료해 연내 비행 테스트를 하겠다고 밝혔다. 만일 쿼드콥터 드론을 이용한 미중력 테스트가 성공한다면 앞으로 값비싼 무중력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고 무중력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