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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et of Robotic Things 시대를 맞이하자김윤경ㆍ연구원, SGT Inc. NASA Ames Research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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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0  13: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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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1956년도에 개봉한 "The Forbidden Planet"이라는 고전 영화를 보았다. 로비 더 로봇 이라는 만능로봇이 살림을 다 해주는 덕분에 지구와 몇 광년 떨어진 행성에서 딸과 살고 있는 박사가 아무 걱정없이 연구에만 매진하고 있는 모습이 꽤나 부러웠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렇듯 우리의 잡무를 대신해줄 로봇을 우리의 일상에 존재하게 될 로봇의 모습으로 여기며, 영화나 만화 등을 통해서 로봇으로 인해 변하게 될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무한히 상상해왔다.

그런데 로봇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일상 생활을 한다는 그 자체가 너무 자연스럽게 그려져서 필자는 오히려 어색함을 느꼈다. 영화 속에서 사람들은 당연한듯이 로봇을 곁에 두고 일을 하고,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TV를 본다. 이러한 로봇은 마치 내 집에 함께 사는 가족처럼도 보이고, 혹은 그냥 집에 있는 가구 중 하나처럼도 보인다. 사람들은 로봇을 어떠한 존재로 받아들이는가?

사람과 사람의 경우를 먼저 생각해보자. 낯선 사람이 옆에 서있다면 사람들은 어색함과 불편함을 느끼다가, 그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게 슬금슬금 거리를 둘 것이다. 버스 안에서도 타인 옆에 앉기보다는 혼자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찾는다. 이는 단순히 넓은 자리에 편하게 앉으려는 목적만이 아니라, 타인과의 어색함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필자는 강연을 가면 가끔 맨 앞자리에 앉은 사람들에게 타인과의 어색함을 테스트해본다. 서서히 앞자리로 다가갈 수록 사람들이 의자에 점점 기대며 뒤로 물러서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에게는 타인의 침입을 거부하는 자신만의 공간이 있는데, 이를 퍼스널 버블 (Personal Bubble)이라고 한다. 이 버블의 크기를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가 바로 나와 상대방 사이의 사회적 거리 (Social Distance)이다. 사람들은 자신과 가까운 가족, 친구들에게는 가까운 사회적 거리를 가지고 있으나, 낯선 사람과는 굉장히 먼 사회적 거리를 가진다.

그렇다면 사람은 로봇에 대해 어느 정도의 사회적 거리를 가지는가? 필자의 동네 근처에 있는 스탠포드 대학 쇼핑센터에는 키 160cm정도 되는 방범 로봇이 돌아다니는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고 만져도 보며 신기해한다.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피하고 싶은 어색함은 로봇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듯 보인다. 그보다는, 보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이 느껴지는 군용 로봇이나 빠르게 돌진해오는 로봇 같이 자신의 안전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지는 경우에 피하고 싶을 것이다. 로봇청소기의 경우에도 먼지에 너무 뒤덮여 있어 손대고 싶지 않은 경우가 아니라면, 문턱에 걸렸을 때 손으로 들어 옮겨 주는데에 어색함은 느끼지 않는다. 이를 두고 우리가 로봇을 아주 친근한 존재로 느끼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가 가깝게 형성된다라고 말할 순 없다. 이는 우리가 로봇을 사회적 존재가 아닌 제품 혹은 기계로 여겨, 사람을 받아들이는 잣대와는 다른 기준을 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처음 본 사람에게는 얼굴은 커녕 손 내미는 일도 어색하지만, 처음 산 핸드폰을 손으로 쥐고 얼굴을 가져다 대는 것에는 주저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가 접근해야 하는 로봇 디자인의 방향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물론 기술의 발전을 위해 인간의 지능과 특성을 점점 닮아가는 로봇을 지향하는 연구들은 필수이다. 또한 언젠가 우리가 공상해왔듯이 인간과 로봇의 구별이 어려워져 로봇이 사회적 존재로 당당히 자리하는 시대가 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당장 사람들이 빠르고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로봇은 로봇화 제품 (Robotic Product)이다. 즉, 기존의 제품들에 로봇 기술이 적용되어, 조금 더 똑똑해진 로봇오븐, 로봇스피커, 더 나아가서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로봇청소기, 로봇의자 등과 같이 제품의 형상을 한 로봇들이 상용화되기 더 쉽다는 것이다. 이러한 로봇들은 기존의 제품과 비슷해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기존에 그 제품을 사용해왔던 멘탈모델 (mental model)을 따라 익숙하게 사용할 것이며, 오히려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기술에 만족감은 더 높아질 것이다.

로봇에 대한 사용자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필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좀 더 많은 연구자들이 로봇이 전제가 된 ‘로봇이 이런 기능을 하면 어떨까?’라는 접근 뿐만 아니라, ‘이 제품에 이런 로봇 기술을 적용하면 어떤 새로운 경험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라는 식으로 접근해보기를 권하는 바이다. 그리고 조만간 이러한 접근을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로봇화 제품이 이루어내는 Internet of Robotic Things의 생태계 속에서 인간과 로봇이 공생하는 시대를 맞이하기를 기대한다.김윤경ㆍ연구원, SGT Inc. NASA Ames Research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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