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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유범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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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16  00: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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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휴먼 인터랙션 기술 개발로 미래 시대 준비"

세계 첫 네트워크 기반 휴머노이드 개발 보람, 더 연구 못해 아쉬워
R&D 과제보다 제품화에 더 고민할 때
로봇을 좋아하기 보다 원천기술을 이해하려는 노력 학생들 중요
로봇산업, 기본부터 다시 다져나가야
정부의 로봇산업 지원, 기업들 위기의식 가져야

KIST 유범재 박사(54)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를 거쳐 KAIST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 취득 후 터보테크라는 중소기업 기술연구소에서 연구실장을 거쳐 1994년부터 23년간 KIST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는 미래부 글로벌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현실과 가상의 통합을 위한 인체감응솔루션 연구단' 단장을 맡고 있다. 유 박사는 한때 국내 최고의 휴머노이드 전문가로 이름을 날리면서 국내 로봇역사를 만들기도 했다. 헥터, 아이작, 베이비봇 등의 휴머노이드 로봇 이후 2005년 1월 세계 최초로 네트워크 기반 휴머노이드 '마루'를 개발하여 주목을 받았고, 2008년에는 실시간 원격제어가 가능한 인간형 로봇, 2010년에는 가사도우미 인간형 로봇 '마루-Z'를 개발해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통부장관상, 이달의 KIST인상,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등 많은 수상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2010년 대통령 표창, 2016넌 2월 대한민국 과학기술포장을 받았다. 휴머노이드에 대한 지원이 어려워지자 2010년부터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용자들이 실제 멀리 있지만 마치 한 공간에 같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공존현실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여기에 휴머노이드 기술을 접목하고자 현재 노력하고 있다.


Q.KIST 로봇연구단 책임연구원,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 연구단장을 맡고 계신데 소개 좀 부탁 드립니다.

일단 KIST 조직과 제가 일하고 있는 것과 정리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KIST안에는 로봇미디어연구소가 있고, 그 아래에 로봇연구단과 영상미디어연구단의 2개 연구단이 있습니다. 저는 로봇연구단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0년부터 미래창조과학부의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을 맡으면서 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이란 별도 조직을 만들어 지금 제가 단장으로 있습니다. 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은 “현실과 가상의 통합을 위한 인체감응솔루션”이라고 하는 제목의 사업을 2010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Q.기간이 9년인데, 연구금액은 얼마나 되는 건가요?

처음에는 조금 달랐는데 지금은 1년에 100억씩 투입되고 있고, 현재 대학, 기업, 연구소 등 17개 연구팀이 함께 연구하고 있습니다.

Q.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이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일단은 현실과 가상의 통합이 메인 이슈입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는 현실공간과 인터넷이나 SNS 같은 가상공간 사이에는 어떤 장벽이 있는데 그 장벽이 앞으로는 허물어질 것이다. 그래서 현실과 가상을 구분할 수 없는 시대가 오는데 그런 시대에 이용할 수 있는, 어떤 신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보자고 해서 2010년부터 미래부에서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현실 가상만이 아닌 원격에 있는 사람들까지도 함께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자고 하는 것인데 이것을 공존현실이라고 합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용자들이 실제 멀리 있지만 이 안으로 들어오면 마치 한 공간에, 한 시간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자 하는 것이 연구단이 가지고 있는 비전입니다. 그래서 그 공간 안으로 들어오면 3D영상, 3D음향, 촉감, 역감 같은 것들을 느끼면서 리얼공간 그리고 가상공간에 있는 정보들도 자유스럽게 조작하고, 주고 받을 수 있고, 자연스럽게 인터랙션하면서 함께 협업할 수 있는 하나의 새로운 공간을 만들자고 하는 것이 사업의 전체적인 비전입니다.

▲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을 테스트 하고 있는 연구원들 모습
Q.그럼 박사님은 단장이면서 어떤 분야를 연구하고 계신가요?

실제로 지금 연구개발하고 있는 것은 VR기술, AR기술, 로봇기술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가 필요합니다. 원격에 있는 이용자들을 네트워크로 서로 연결시켜 줘야 되고, 그 안에서 가상의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인터랙션을 통해 함께 조작할 수도 있고, 그러면서 그 안에서 함께 게임을 한다거나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것들을 전체적으로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 개발이 필요한데 저는 그 프레임워크 개발을 맡고 있습니다.

Q.일종의 HRI라고 볼 수 있는 건가요?

HRI라기 보다는 휴먼-컴퓨터 인터랙션(HCI)입니다. HCI를 통해서 휴먼인터랙션을 더 잘할 수 있게 해 주려고 하는 것 입니다. 물론 로봇이 똑똑해져 휴먼이 로봇과 인터랙션하거나 휴먼이 컴퓨터와 인터랙션하면 제일 좋은데 이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과 사람이 더 잘 소통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서 이것을 휴먼-휴먼 인터랙션이라고 하는데 그것을 도와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Q.이런 기술은 어디에 쓰이고 왜 중요한가요?

어플리케이션은 아주 많습니다. 미래형 스마트 워크시스템이 있는데 한 사람은 자기 집에 있고, 한 사람은 사무실에 있는 경우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를 쓰거나 아니면 입체 디스플레이 같은 것을 놓고 서로 네트워크로 연결시켜 정보들을 함께 보는 것을 말합니다. 마치 두 사람이 바로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람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 입니다. 이러한 미래지향적인 스마트워크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원격진료, 교육에도 적용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지방에 있는 학생들이 좋은 강의를 듣고 싶으면 동영상 다운로드 받아서 할 수 있지만 그것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서울에 올라와서 학원을 다니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이 구축이 되면 온라인으로 마치 자기가 어떤 교실에 와 있는 것처럼 느끼고 리얼타임으로 인터랙션하면서 수업을 들을 수가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가능해지면 어떤 시간의 격차, 지역의 격차 같은 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바탕이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미래시대를 준비하는 기술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Q.관련 분야의 연구동향이 있다면...

저희들은 물론 AR기술, VR기술, 로봇기술도 이용할 수 있고 결국은 이런 것들을 함께 묶어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인데, 이런 연구를 하는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은 AR, VR 아니면 로봇에 대한 것만 연구합니다. 예를 들면 VR 하더라도 HMD 쓰고 자기 혼자 뭔가 할 수 있는 것, AR도 마찬가지로 HMD나 스마트폰처럼 보면서 뭔가 정보를 보는 개념인데 우리는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 그 안에서 함께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자는 개념으로 연구를 하고 있는 곳은 국내에는 아직 저희밖에 없습니다. 해외에서는 페이스북과 구글 2개 업체에서 한참 진행하고 있습니다.

Q.그럼 저희도 기술이 상당히 앞서 있다고 봐야겠네요?

그렇습니다. 일부 기술들은 앞서 있고, 개념이나 이런 것들도 저희들이 보기에는 앞서 있습니다.

Q.2010년부터 시작했다면 벌써 꽤 오랫동안 연구했는데 페이스북이나 구글도 오래전부터 이 분야 연구를 해왔나요?

그렇습니다.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앞서 말씀드렸던 현실과 가상의 통합이라는 키워드를 한 기관에서 조사해 리스트 업을 했습니다. 앞으로 전 세계의 R&D나 산업의 방향이 이쪽으로 간다. 그런 키워드들을 조사하고 거기에 맞는 과제들을 하나씩 만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당시에 미국에서도 이미 이런 흐름으로 갈 것이라는 것을 예측했던 것 같습니다.

▲ 내쇼날지오그래픽 잡지에 소개된 세계 최초 네트워크 기반 휴머노이드 '마루'와 '아라'
Q.박사님은 한 때는 국내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공학자 중의 한명인데 갑자기 이런 연구를 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실제 2010년 2월까지 휴머노이드 과제를 했었습니다. 저희들이 추구했던 것은 네트워크 기반 휴머노이드로 전 세계적으로 꽤 의미 있는 결과도 내고, 홍보도 많이 하고 해서 계속 이어가면 뭔가 성과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 정부나 관계자분들은 “휴머노이드 가지고 돈을 언제 벌수 있냐, 휴머노이드 한 대 만들려면 적어도 3억에서 5억이 드는데 어떻게 팔 수 있냐, 어떻게 제품화를 하냐”는 지적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실제로 그 과제가 종료될 때 그 당시 지경부에서 후속과제를 만들었으면 했는데 안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미래부에서 이런 사업을 시작을 하면서 그 사업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 사업도 어떻게 보면 로봇기술하고 전혀 무관한 게 아닙니다. 제가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할 때도 “휴머노이드 자체로는 제품화 할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휴머노이드를 개발할 때 거기에 들어가는 요소기술들은 다른 분야에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저희들이 훨씬 간단한 형태지만 이런 로봇을 만들어 그것을 통해 원격에 있는 이용자들이 서로 더 잘 소통할 수 있게끔 만들어줄 수 있는 그런 디바이스로서의 로봇이 어쩌면 더 큰 시장을 앞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그래서 휴먼과 휴먼이 더 잘 소통하고 인터랙션 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로봇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고 그것을 위한 로봇을 만드는 연구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촉감이라든가 역감 같은 것들을 실제 유저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해주려면 착용형 휴먼 인터페이스 장치들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장치를 만드는 것도 결국 로봇기술이기 때문에 약간 방향을 바꿔서 그런 연구들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Q.작년 DARPA에서 KAIST팀이 우승한 것을 보고 아쉬움이나 미련은 없으셨나요?

아쉬움은 있었죠. 우리도 계속 펀딩받아 연구를 했으면 그 대회에 나가서 충분히 아마 우승 경쟁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긴 했었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대회에서 우승한다고 해서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산업화, 제품화 거기에 대한 솔루션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국가적으로 이런 기술력을 알리는 것은 큰 의미가 있지만 그 이후에 이것을 이용해 신산업을 일으켜서 어떻게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봤을 때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아쉽고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실제로 로봇 하는 우리들도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오히려 좀 더 많이 했습니다.

▲ 토스트를 굽고 있는 휴머노이드 '마루'
Q.저는 그 대회를 거치면서 휴머노이드 기술이 꽤 많이 발전했다고 보는데요...

그렇습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몇 군데 없습니다. 일본, 미국, 한국 그 다음에 더 꼽는다면 독일정도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러한 대회에 나가 우승한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기억을 못하실 텐데 우리가 2010년도 2월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자렌지에서 음료수를 꺼내고 토스터에서 빵을 집어갖고 바구니에 올려놓고 주인한테 배달해 주는 시연을 이미 했었고, 그게 KBS, MBC, SBS에 모두 방송되고 전 세계에 알려지고, IEEE스펙트럼 매거진에도 실리고 했었습니다. 저희들이 볼 때는 물론 실제 현장에서 그것을 했기 때문에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정도 기술력이고 그것을 조금 더 후속연구 했다면 DARPA 챌린지도 아마 우리가 충분히 달성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Q.서울대 제어계측 전공하시고, 카이스트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으로 석박사를 받으셨는데 박사학위 논문은 제목이 뭐고 어떤 내용인지요?

박사학위 제목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증분원변환 이론 및 자동조립을 위한 영상처리에의 응용"입니다. 그 당시에는 영상처리 기술들이 대중화가 많이 안 되었던 시기입니다. 하지만 그런 영상처리 기술을 실제 자동화에 응용 해 보자는 시대였습니다. 그때 제가 했던 것이 영상을 분석해 2차원 평면위에 놓인 물체들이 어떤 모양인가 하는 것을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제 박사학위 논문이었습니다.

Q.KIST 오시기 전에 1991년 3월부터 1994년 9월까지 3년 6개월간 터보테크 개발실장을 역임하셨는데 당시 어떤 로봇들을 개발하셨나요?

당시에는 공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관절 로봇를 개발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액추에이터부터 시작해 실제로 로봇을 만들면 어디에 팔 것 인가까지 검토 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한국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액추에이터가 거의 없어 일본제품을 그대로 가져와야 되는 식이었고, 로봇바디를 디자인할 수 있는 기술도 굉장히 부족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로봇을 만들었을 때 팔 수 있는 곳이 현대자동차 이런 곳이었는데 그쪽에서는 실제로 국내에서 만든 로봇을 도입하겠다는 마인드가 전혀 없던 시대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1년 이상 조사하다 시기적으로 너무 이르다는 결론을 냈고, 그래서 로봇 만드는 것을 실제로 하지 않고 공장자동화를 위한 시스템 개발을 했었습니다. 또 하나는 공장자동화에 이용할 수 있는 비젼시스템을 만드는 연구를 그 당시에 맡아서 했었습니다.

Q.1994년 10월부터 KIST에 오셨서 23년 동안 청춘을 여기서 다 바치셨다고 할 수 있는데 젊은 시절 꿈이 있었다면...

1981년에 대학 입학을 했는데 당시만 해도 아직 군사정권이 있던 시기이고 그래서 민주화와 조국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의미 있게 사는 것인지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던 시절입니다. 그때 대학 졸업하면서, 카이스트 졸업하면서 이런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을 하자는 것이 제 마음속에 있던 어떤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박사학위를 받고 삼성이나 엘지가 아닌 중소기업인 터보테크로 갔던 이유도 우리나라가 크려면 중소기업이 커야 된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굉장히 아마추어적인, 상당히 낭만적인 생각인데 학부때 가지고 있던 그런 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그쪽으로 갔었습니다. KIST로 올 때도 물론 기업과 연구기관은 다르지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개발을 하고 싶다는 것이 마음속 바닥에 깔려있던 생각이었습니다

Q.로봇을 전공하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대학 1학년 때는 한 번에 교육을 시키고 2학년 올라갈 때 학과 배정을 했었습니다. 그 당시 학과배정을 할 때 마징가 제트 같은 로봇을 제어계측학과에 오면 만들 수 있다고 해서 그 말을 듣고 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그러한 로봇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고, 실제로 카이스트 입학해서 공학이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기서 수업하는 것, 실험하는 것들이 그랬었고 랩 배정을 받고 가보니 반도체를 자동으로 조립해 주는 장비 만드는 과제가 있었는데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 당시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마루'와 '아라'를 살펴보고 있다.
Q.로봇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과 아쉬운 일이 있다면?

로봇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2004년부터 네트워크 기반 휴머노이드 개발 과제를 하면서 1년 만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당시 장관님 앞에서 굉장히 어려웠는데 성공적으로 시연했던 기억이 가장 인상적으로 남습니다. 2005년 1월 1일에 발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네트워크기술과 로봇기술이 하나로 합쳐져 이런 게 나왔다는 것을 알릴 수 있었던 그 순간이 굉장히 기억에 남습니다. 그건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중간에 어려운 과정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그런 것들을 이겨내고 로봇이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특히 그 중간에 로봇을 걷게 할 때 한발을 내딛었는데 안 넘어지고 걷게 하던 그 순간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그걸 봤을 때 굉장한 희열을 느꼈습니다. 그 다음 거기에 네트워크, 얼굴인식기술, 음성인식기술들을 하나씩 묶어가지고 결합해서 간단한 거였지만 인공지능을 함께 결합해서 로봇과 사람이 인터랙션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던 순간들이 아주 굉장히 짜릿한 순간이었습니다.

아쉬운 것은 앞에서 말씀드렸지만 정말로 혼신의 힘을 다해서 올인해 가지고 개발했던 휴머노이드가 저희들이 볼 때 기술적으로 굉장히 성공적으로 개발이 되었는데, 그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지 못한 것이 굉장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Q.당시 어떻게 1년도 안되어 그렇게 빠르게 로봇을 개발할 수 있었나요?

아니죠. 실제로 제가 KIST에 온 게 1994년인데 그때가 KIST에서 로봇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겠다고 해서 자체적으로 대형과제를 시작하던 해였습니다. 그때 오상록 박사님이 저보고 로봇 비전부분을 맡아 달라고 말씀을 해 합류했는데 그때부터 시작해서 로봇에 필요한 원천기술들을 계속 개발했습니다. 제어기도 만들고 영상처리 알고리즘도 만들고 자율주행 알고리즘 그 다음에 콘트롤 알고리즘 같은 기술들을 그때부터 개발해 노하우들이 축적된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휴머노이드를 만들어보자는 것들이 갑자기 나왔는데 당시 KIST에서도 그렇고 이것은 성공할 수 없다. 너희가 가져오면 실패한다. 그러니 과제를 반납하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하나씩 개발해 왔었기 때문에 우리가 이것을 조금 변형시키면 충분히 갈 수 있다, 우리 한번 해보자고 해서 시작했는데 다행스럽게 실패를 안하고 성공한 겁니다.

▲ '마루''아라' 개발 당시 연구원들과 함께(사진 가운데가 유박사)
Q.어쩌면 그러한 분야별 연구개발의 결정체가 그 휴머노이드라고 보면 되겠네요.

맞습니다. 단순히 관절하나 만드는 것이 아니고 그런 메커니즘 디자인도 중요하고 거기 들어가는 각각의 제어시스템을 임베디드 형태로 만들어서 넣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고, 전체적으로 그러한 것들을 인테그레이션 해가지고 코디네이션 콘트롤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데, 그런 것들에 대한 경험들이 이전부터 계속 있었기 때문에 응용해 휴머노이드라는 형태로 만들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어떤 분들은 하드웨어하고 이런 것 들을 다 만든 것이냐, 혹시 일본에서 가지고 온 것 아니냐고 물어보는 기자분도 있었습니다. 모터하고 기어 같은 부품들만 구입했고, 나머지는 다 우리가 만들었다고 하니 사람들이 모두 놀랐습니다.

Q.국내 로봇산업 발전을 위해 조언을 해 주신다면...

저도 휴머노이드 과제를 통해서 로봇의 제품화 내지는 상업화 아니면 이런 로봇으로 만들어지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많이 보여줬던 한사람으로서 우리나라에서 로봇을 제품화 하는데 대한 굉장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도 R&D라고 진행되고 있는 것들이 아직까지 기술 주도형이 많습니다. 실제로 제품화 하기 위해서 어떤 기술들이 필요한지부터 먼저 생각해야 되고, 그 다음에 제품화 하려면 이것을 어떤 어플리케이션에 맞게 제품화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을 더 많이 해야 되는데 지금은 그 고민 보다는 과제에 대한 고민이 여전히 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품화에 대한 생각, 그 다음 아이디어를 모으는 과정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재 중국에서 모터 같은 핵심부품들이 나오는데 가격이 국내의 50%도 되지 않습니다. 25%도 안 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국내 로봇산업은 시간이 갈수록 부품에 대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것 들을 직시하고 우리가 어디로 가야될 것 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플리케이션을 어떤 것을 할 것인가, 우리가 과거에 이미 했던 연구들이라도 부품의 원가를 낮춰 저가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이에 대한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지 않다, 너무 R&D중심으로 가고 있는 부분들을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실제로 휴머노이드를 만들 때 팔, 다리, 손을 합치면 액추에이터가 거의 35개 이상 들어갑니다. 그러면 거기에 이용하는 액추에이터가 맥슨모터의 미니모터 아니면 콜모겐이라는 모터를 씁니다. 가격이 모터 하나당 비싼것은 2백만원, 싼 것은 5십만원 합니다. 또 하모닉 기어라는게 들어가는데 기어 하나에 백만원에서 2백만원 사이합니다. 그 다음 로봇 안에 들어가는 제어기들을 보면 가격들이 모두 비쌉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들을 가지고와서 제품화 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실제로 로봇을 제품화하려면 이런 핵심부품들이 어떤 것 들이 있고, 그걸 우리가 어떻게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저렴한 제품으로 할 것이냐, 아니면 중국보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성능이 월등히 우수한 것을 개발할 것이냐의 고민들을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10여년 전에도 원천기술 확보, 주요 부품 국산화 이야기가 나왔는데 지금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참 어이가 없습니다.

원인이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지만 그 중에서 한 가지 원인은 어떤 과제가 있다면 과제를 기획하는 사람, 관리하는 사람, 평가하는 사람이 전부 다릅니다. 그러니까 기획할 때 의도와 평가할 때의 잣대가 다른거죠. 그렇게 되면 실제로 기획의도가 아무리 좋았어도 여기에 부합하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런 식으로 정부에서 R&D를 하고 관리하고 평가하는 것 들이 일원화되어 맨 처음에 했던 기획의도대로 실현이 돼서 결과물로 나올 수 있도록, 그 다음 평가할 때 논문이 아니라 실제로 시제품이 동작되는 것을 보여주고, 그 기술이 어떤 특허화가 되었는지 그런 것들로 평가해서 실제적인 결과물을 보고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합니다.

Q.로봇을 전공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분명히 로봇이 미래사회를 대표하는 어떤 하나의 상품으로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많은 중,고등학생, 대학생들이 로봇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흥미를 가지고 있는데 안타까운 것은 그냥 로봇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로봇에 들어가는 원천기술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말입니다. 뭐냐하면 다 만들어진 로봇을 가지고 간단한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을 짜는 능력이 지금은 필요한 게 아니고, 거기에 들어가는 코어 기술들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공학자들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친구들이 너무 외향적으로만 보지 말고 로봇 안에 들어가는 기술들을 좀 더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것들 중에서 자기의 재능에 맞는 분야를 선택해 깊게 공부하는 노력을 해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Q.로봇산업에 대한 미래 전망을 해 주신다면...

정말로 어려운 질문인데요. 전 세계적인 트렌드를 볼 때 로봇이 미래제품으로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시겠지만 전 세계 어디에서도 대표할 수 있는 로봇제품이 나와 있는 것은 아직 없습니다. 청소로봇이 대표적이고, 그 다음에 이전부터 해왔던 공장자동화용 로봇이 있고, 그런데 그것 말고 우리가 2000년대 초반에 정부에서 기대했던 일상생활 속에서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지능형 서비스로봇 관점에서는 아직 제품화 된 것이 없습니다. 최근에 미국 트렌드를 보면 소셜 로봇이 음성대화하면서 간단하게 서비스해주는 로봇들의 판매가가 실제로 가능할지 모르겠는데 6백불 대에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차원에서 보면 가격을 미리 고려한 그러면서도 유저들한테 작지만 뭔가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로봇의 킬러 어플리케이션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과 그러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다시 한번 필요하다고 봅니다. 너무 미래만 보고, 너무 멋진 것만 생각하고 갈 것이 아니라 기본부터 다져나가자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Q.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키오스크 초기 모델
현재 하고 있는 현실과 가상의 통합을 위한 인체감응솔루션 연구를 잘 진행해 AR, VR기술 그 다음 로봇기술, 그리고 텔레 컨퍼런스기술들을 잘 결합해서 원격지에 있는 사람들이 자유스럽게 거리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소통할 수 있는, 그래서 그 안에서 실제 놀기도 하고, 일도 하고, 공부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잘 만들어 세상을 변화시켜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은게 지금 제 목표입니다. 앞에서 로봇연구와 좀 멀어진 것 아니냐고 하셨는데 저는 그렇게 느끼지 않습니다. 로봇도 원격지에 있는 사람들이 더 잘 소통할 수 있는 개념의 제품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어쩌면 로봇의 제품화를 실제로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텔레프레즌스 로봇이다, 원격존재 로봇이다라고 이야기 하는데 저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키오스크”라고 부릅니다. 이것을 통해서 원격에서 접했던 사람과 사람이 함께 소통하고 무엇인가 인터랙션 할 수 있는 디바이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그 안에 스마트폰에 있는 헬스케어 기능 등 다양한 기능들을 올릴 수가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인 플랫폼을 가장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부터 시작하자는게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고, 그래서 그것들부터 먼저 개발해 나가면 나중에 멋진 로봇이 나올거라고 생각합니다.

Q.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정부가 2003년부터 시작해 로봇분야에 꽤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 로봇을 대표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국민이나 정부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실제 R&D를 하거나 제품을 개발하면 기업들이 R&D에서 그치지 말고 실제 제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위기의식을 가지고 더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유범재 박사 프로필]

1963년 3월 12일생
출생지 : 서울
1978. 03 ~ 1981. 02 경복고 졸업
1981. 03 ~ 1985. 02 서울대 공과대 제어계측공학 학사
1985. 03 ~ 1987. 02 KAIST 대학원 전기 및 전자공학 석사
1987. 03 ~ 1991. 02 KAIST 대학원 전기 및 전자공학 박사
1991. 03 ~ 1994. 09 터보테크 로봇개발실 실장
1994. 10 ~ 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로봇연구단 책임연구원
1997. 08 ~ 1997. 10 Visiting Fellow, Yale University, USA
2004. 03 ~ 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HCI 및 로봇공학과 교수
2004. 04 ~ 2011. 08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인지로봇연구단장
2006. 09 ~ 2006. 11 Visiting Scholar, Stanford University, USA
2010. 10 ~ 현 (재)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 단장

2004. 04. 정보통신부 장관 표창
2005. 02 이달의 KIST인상
2009. 02 이달의 과학기술자상(교육과학기술부장관)
2010. 04 대통령 표창
2011. 04 '10년 후 한국을 빛낼 100인' 선정, 동아일보

2016. 02 대한민국 과학기술 포장

조규남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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