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기구(ESA)가 재추진하는 화성탐사 계획 '엑소마스'(ExoMars)에 뱀로봇(Snake Robot)도 포함될 전망이다.

ESA는 지금까지 미 항공우주국(NASA)과 별도로 추진해온 화성탐사로봇에 관한 연구를 연말까지 마무리하고 그 동안의 연구결과를 취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쯤이면 구체적이고 상세한 화성탐사로봇 개발제안서가 나올 전망이다.

현재 ESA가 염두에 두고 있는 가장 유력한 솔루션은 2종류의 로봇을 함께 화성에 보내는 것이다. 그 중 하나는 NASA의 큐리오시티처럼 6개의 바퀴가 달린 전형적인 로버(탐사로봇)이고 또 하나는 작은 로봇들을 통신케이블로 엮은 뱀 로봇이다.

뱀의 독특한 동체 움직임(Locomotion)을 구현한 뱀로봇은 2000년대 중반 카네기멜론대학 등에서 개발된 후 다양한 분야로의 쓰임새가 논의돼 왔지만 본격적인 탐사용으로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성탐사에 뱀 로봇이 필요한 것은 화성표면이 대부분 울퉁불퉁한 오프로드(off-road)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험한 계곡이나 갈라진 틈을 탐사하는 데는 뱀과 같은 동체와 움직임을 가진 로봇이 적합하다는 판단에서 이다.

2개의 로봇은 어떤 형태로든 서로 연결해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 ESA의 구상이다. 현재 진행중인 ESA 연구의 주된 내용도 2개의 로봇을 어떤 방식으로 연결하느냐로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엑소마스'와 뱀로봇을 연결한 유럽우주기구의 화성탐사로봇 작업 개념도

스칸디나비아 지역 최대 연구기관인 노르웨이의 SINTEF ICT에서 진행되는 뱀로봇에 대한 유용성실험 동영상도 최근 유튜브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동영상에는 '휘코(Wheeko)’라는 뱀로봇이 등장, 뱀의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특히 동체를 좌우로 움직이며 앞으로 진행(Lateral undulation)하거나 동체를 옆으로 360도 구르며 진행(Lateral rolling)하는 동작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다. 장애물을 유연하게 회피해가거나 방울뱀 등이 사막을 이동(Sidewinding)하는 동작 등도 보여준다.

한편 ESA는 지난 2011년 발사예정이었던 '엑소마스' 계획을 2018년으로 연기한 이후 한동안 중단했던 화성탐사로봇에 대한 연구를 올 초 재개했다. ESA는 NASA가 새로운 성능과 목적을 가진 '큐리오시티 2.0'이 발사되는 2020년 이전에 새로운 '엑소마스'를 발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