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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시장 창출위해 디테일이 필요한 때”박기한ㆍ한국로봇산업진흥원 로봇성장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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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23  23: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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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 이미 몇 해 전부터 세계 각국은 로봇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추진과 산업현장에서의 도전과 응전이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10월 이러한 현상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부장관의 로봇분야 간담회에 이어 국제학술대회, 로보월드와 함께 한·중 로봇비지니스포럼, 글로벌 로봇비지니스포럼, 한·프 교육용로봇포럼 등의 행사와 IFR 이사회 국내개최 등의 수많은 행사가 있었다. 한편으로 국회에서는 국정감사를 통한 로봇산업에 대한 점검이 있었고 2017년 예산심의가 10월 마지막 주부터 진행된다. 또 다른 한편으로 최근에는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을 더 고조시키기도 했다. 과히 10월을 ‘로봇의 달’로 지정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라 할만하다.

이러한 가운데에 지난 13일 필자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초긴장 상태로 배석하여 감사를 받았다. 현장에서의 질의와 서면질의로 많은 지적이 있었다. 대체로 로봇산업분야에 대한 정부의 투자 대비 성과 미흡, 산업육성을 위한 로봇보급사업의 중요성에 비해 예산 감소 우려, 산업육성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컨트롤타워 위상, 우리나라의 기술력 수준, 중국의 추격 및 M&A 등을 통한 국내 기술 유출 문제 등 거시적 차원에서 폭 넓은 지적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14일 필자는 무거운 마음으로 로보월드 현장에서 기업간담회를 개최하였다. 기업간담회에는 시장창출형 로봇보급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스마트홈분야, 농업분야, 안전분야, 물류분야, 부품분야, 교육분야, 의료재활분야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이 참석하였다. 참석자들은 한 마디로 현장에서 겪으면서 그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디테일(detail)을 얘기하였다.

필자는 진흥원에서 로봇보급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국회의 거시적 관점에서의 지적과 산업 현장의 미시적 요구사항 사이에서 무거운 마음을 감출길이 없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국회의 지적 가운데에 하나인 투입대비 성과가 미흡하다는 것과 산업현장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여 시장을 원하는 수준만큼 창출·확대할 것인가가 별개의 문제가 아닌 같은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며, 그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여기서는 진흥원의 관점에서 추진해볼 수 있는 디테일한 해결방안을 모색해보기로 한다. 많은 기업들이 시장 확대를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브랜드의 시장인지에 대한 애로를 얘기하였다. 중소기업으로서 매스미디어를 통한 홍보가 어렵다는 점에서 충분히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일회성 전시회라든지 홈페이지 등 인터넷을 통한 홍보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이에, 교육분야라든지 개인서비스분야라든지 유사분야에 종사하는 기업들이 공동으로 펀딩하고 일정부분 정부의 지원을 통해 상설 홍보관 구축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해외시장 개척과 관련하여, 파트너를 찾기가 너무 힘들고 제품 인증에도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는 점을 들었다. 물론 진흥원에서는 이러한 기업들의 애로를 잘 알고 있기에 해외전시회 참여와 수출상담회 개최를 통해 지원하고 있고, 인증도 필요한 경우 자금과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단발성 행사 참여를 통한 문제해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는 만큼 보다 장기적 안목 하에서 지원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진흥원에서는 우선 수출 주력시장 지원을 위해 중국에 상설 홍보관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이어 연차별로 주요 해외시장에 홍보관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 홍보관은 단순히 상품을 전시하고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들의 AS망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진흥원은 국내 유일의 품질인증 기관으로서의 역량 정비는 물론 로봇분야 국제인증 지원을 위해 CE, UL 등 주요 인증시험소 지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지자체 등 공공분야의 수요창출과 시장확대를 위한 애로사항과 쓴 소리도 있었다. 특히 지자체는 로봇보급사업에 어렵게 선정되더라도 전년도에 미리 예산을 반영해 놓지 못하는 상황이라 사업추진이 어려운 점을 지적하였다. 아울러 기술발전 속도에 따른 제품주기를 고려할 때 대규모 구매의 어려움도 호소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로봇보급사업을 현재와 같이 매년 예산을 확보하여 수행하는 단 연도 사업이 아닌 4년~5년 예산사업으로 변경하여 예측가능성을 높여주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다른 대안으로 선 선정·차년도 지원과 같은 조건부 지원시스템 도입이나 많은 R&D 지원과제처럼 2년 이상 계속지원과제 형태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공공분야의 대규모 로봇공급을 위해서는 제품의 리스 또는 렌털 제도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 이에는 민간부문의 역할이 크겠지만 제도적 차원의 정비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검토하여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수요와 공급간 정보의 불균형(miss-matching) 애로를 토로하였다. 지자체에서는 고령화 사회, 유아·어린이 교육, 사회·안전 등 로봇을 활용해서 해결할만한 공공분야의 수요가 많이 있지만 공급정보를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로봇부품 분야에서는 국산화에 성공하였지만 수요정보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애로를 얘기하였다. 그리고 제품의 신기술 지정이라든지 조달 등록 등 제도의 활용측면에서 각각의 기업들이 잘 몰라서 개별적으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해결하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수년 전 진흥원에서는 ‘로봇114’라는 포털을 운영한 바 있지만 실패한 경험이 있다.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차원에서 진흥원에서는 각종 제도 등 많은 것을 축적하고 있는 만큼 홈페이지라도 전면 보완하여 종합 정보제공 기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겠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와 로봇 공급기업 등 분야별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워크숍도 주기적으로 개최할 필요가 있겠다.

끝으로 자금조달에 대한 애로를 토로하였다. 기업들이 투자자로부터 직면하는 문제는 매출규모가 너무 작다, 시장 확산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하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중소로봇기업이 겪고 있는 문제이고, 진흥원에서도 잘 알고 있지만 사실상 직접적인 지원수단이 없어 사업화 지원 등 간접적 지원으로 일관하여 왔다. 여전히 진흥원 차원에서 직접적인 수단은 없지만 제도권 기술금융이라든지 엔젤투자자를 활용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하겠다. 시장분위기가 성장잠재력이 있고 향후 확대될 것이란 흐름으로 갈 경우 기술만 차별화된다면, 특히 엔젤투자자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힘없는 개별 기업이 죽음의 계곡에서 헤쳐 나오기란 쉽지 않다. 정상으로 오를 수 있는 사다리 하나가 전반적인 시장의 분위기일 수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ICT분야는 세계 최강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이 ICT 분야가 오늘날이 있기까지는 80~90년대 약 20년 정도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기업의 노력 바탕위에서 이루어져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 10여 년간 로봇분야에 1조원 이상의 투자가 이루어져왔다고는 하지만, 대표적 융·복합 산업이라는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우리가 원하는 본격적인 시장 성장단계로 올라가는 데에는 여전히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하겠다.

거시적 문제든 미시적 문제든 로봇분야에 종사하는 모든 주체가 각자의 위치에서 디테일을 점검하고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최근 상영된 영화 ‘고산자 김정호’에서 주인공이 “아직 못가본 길이 내가 갈 길이다”라고 한 대목이 생각난다. 로봇으로 세상이 바뀌는 것을 못가본 길이라면, 우리 로봇 종사자들은 그 길이 아무리 험난하다고 해도 기꺼이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는가! 박기한ㆍ한국로봇산업진흥원 로봇성장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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