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근육운동을 하면 몸에서 열이 발생한다. 열을 식히기 위해 땀이 배출된다. 그렇다면 로봇은 어떨까. 로봇이 과도하게 운동하면 땀을 흘릴 수는 없다. 대신 모터에 열이 과다하게 발생해 타버리고만다.
로봇 과학자들은 로봇이 지속적으로 운동할 경우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팬, 히트싱크, 레디에이터 등을 설치해 모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힌다. 일본 섀프트는 로봇이 과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냉식 모터를 채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냉각시스템은 어느 정도 부피가 있기 때문에 로봇 안에 밀어넣는 게 쉽지 않다. 특히 운동량이 많은 로봇들은 여러 대의 모터나 회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냉각장치를 추가로 넣을 만한 공간을 찾는 게 힘든 일이다.
일본 도쿄대학교 JSK랩의 '마사유키 이나바' 교수팀은 알루미늄 분말을 레이저 소결법으로 가공해 물(water) 투과성이 높은 재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투과성이 높은 소재는 내부에 터널과 마이크로 채널들이 구조적으로 엮여있어 실제 물을 흡수해 공기 중으로 날려보낼 수 있다. 마치 사람이 땀을 흘리는 것처럼 로봇이 땀을 흘리도록 만든 것이다. 연구팀은 연구 성과를 지난주 대전에서 열린 ‘IROS 2016’에서 공개했다.
▲ 켄고로의 내부 구조
도쿄대 연구팀은 이 냉각시스템을 키 170cm, 몸무게 56kg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켄고로(Kengoro)’에 적용했다. 켄고로는 내부에 각종 회로, 기어, 부품 등이 존재하며 108개에 달하는 모터가 있다. 내부가 꽉 차있기 때문에 냉각용 튜브나 레디에이터를 추가적으로 넣기 힘들다.
연구팀은 레이저 소결 방식으로 투과성이 높은 알루미늄 금속을 만들어 로봇의 모터 주위를 감쌌다. 로봇이 과도하게 운동을 하더라도 내부에서 발생한 열과 물이 모터 주변에 설치된 프레임을 통해 외부로 배출되도록한 것이다. 알루미늄 프레임은 내부에 수많은 구멍과 터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들어온 물을 쉽게 기체로 만들어 방출할 수 있다.
▲ 레이저 소결방식으로 만든 알루미늄 금속
▲ 모터를 둘러싼 프레임 구조물
이번에 개발된 냉각시스템을 채택한 켄고로는 11분 동안 계속 푸쉬업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레이저 소결 알루미늄 금속을 만드는 과정은 마치 3D프린터를 사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레이저의 에너지 밀도를 선택하면 알루미늄 소재의 투과성이 결정된다. 높은 수준의 투과성을 선택하면 알루미늄 금속은 마치 스폰지와 같은 성격을 지니게 된다. 내부에서 열 때문에 발생하는 물을 흡수해 공기 중으로 쉽게 배출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같은 방법을 사용한 결과 기존의 레디에이터 방법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일반적인 공기냉각 방식보다 3배 가량 효과가 높은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