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로보월드 2016’에선 로드니 브룩스 리싱크 로보틱스 창립자겸 회장을 비롯해 에스벤 오스터가드(Esben Ostergaard) 유니버설로봇 창립자, 톰 마티어스(Tom Mathias) 미국 오므론어댑트 회장, 한국의 신홍식 에이아이브레인 CEO가 기조 발표를 했다.

▲ 에스벤 오스터가드(Esben Ostergaard) 유니버설 로봇 창립자

가장 먼저 기조 발언에 나선 유니버설 로봇의 에스벤 오스터가드 창립자는 협업 로봇의 특징과 미래 성장 가능성에 관해 발표했다. 그는 협업 로봇이 안전 펜스없이 쉽게 설치 가능하고 손가락 버튼 동작만으로 로봇에게 직접 명령을 내릴 수 있다며 협업 로봇의 개념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협업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기보다는 효율성을 제고하는 ‘도구(tool)’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봇이 늘어날수록 사람과 협력해 공동으로 작업하는 분야 역시 증가하기 때문에 로봇이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또 산업용 로봇과 달리 협업 로봇은 중소기업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미래에는 로봇을 놓고 양극화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방식의 로봇 자동화와 함께 보다 인간 친화적인 로봇 기술의 발전이 이뤄질 것이란 지적이다. 그는 로봇시대에는 ‘로봇에 대한 이해력(robot literacy)’이 중요해진다며 유니버설 로봇은 로봇 온라인 교육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래밍에 관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시대가 도래하면 자동화 전문인력이 부족해지는데 교육을 통해 로봇 기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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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톰 마티어스(Tom Mathias) 미국 오므론어댑트 회장이 기조 발표를 했다. 그는 로봇을 ‘고정형 로봇’과 ‘이동형 로봇’으로 구분해 로봇산업의 큰 흐름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1930년대 설립된 오므론이 금융자동화기, 기차역 티켓발매시스템, 물류 이동 로봇 등의 개발 및 도입을 통해 로봇 산업의 발전을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로봇 팔만 주로 움직이는 고정형 로봇들은 비용 절감의 계기를 만들었으며, 이동형 로봇은 사람이 하기 싫어하거나 가치 없는 일들을 이양받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래의 로봇은 고정형 로봇과 이동형 로봇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로봇’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팔과 다리가 있는 로봇들이 협동하면서 생산현장에서 조립, 회로 시험, 이동 작업 등을 수행하는데 오므론은 이를 ‘i-Automation Robotics’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i-Automation Robotics’가 최근의 제조 4.0과 동일한 개념이라며 로봇이 인공지능과 결합하면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드니 브룩스 리싱크 로보틱스 회장은 한 통계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향후 10년간 로봇자동화 성장률이 150%에 달할 것이라며 가장 큰 원인으로 중국의 노동력 부족현상을 꼽았다. 일본, 한국 등 나라 역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는데 로봇이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리싱크 로보틱스가 공급하고 있는 2세대 협업 로봇은 스마트폰처럼 로봇이 사람들을 학습시킬 수 있는 것이라며 로봇의 활용성이 물류 유통, 금속,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로봇의 보급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기 보다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로봇의 도입 및 활용이 노인들의 독립성과 존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아직 벤처 캐피털들이 주목하고 있지 않지만 노인케어 로봇 등 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누구도 지금 바닷 속의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를 걱정하지 않고 있지만 인류에게는 매우 중요한 이슈라며 이런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한 스마트폰이 도입되면서 사람들이 프라이버시의 침해 문제를 일정 부분 포기한 것처럼 로봇 분야에서도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람들이 편리한 것만 생각하다 자칫 프라이버시나 안전에 관한 문제를 소홀히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과거 신기술이 도입되면서 안전에 관한 법제화가 항상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에이아이브레인 신홍식 대표

마지막으로 국내 인공지능 로봇 업체인 에이아이브레인의 신홍식 CEO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인공지능 로봇인 ‘타이키’와 ‘아테나’를 소개했다. 그는 에이아이브레인이 가디언지 등에서 선정한 ‘세계 AI기업 톱 20’에 포함된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현재 AI 로보틱스, AI비서, AI게임 등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개인용 인공지능 로봇인 아테나를 내년 하반기 600~800달러에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른 동물과 인간의 가장 구분되는 특징은 바로 ‘언어’ 구사 능력이라며 자연처 처리 기술의 향상에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CEO는 AI는 일종의 지능화된 도구라며 과도한 우려는 금물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인력 양성을 위해 'AI백작스쿨' 등 교육 사업에도 역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기조 발언에 이어 패널 토의가 이어졌다. 로드니 브룩스 회장은 로봇 기술의 도입으로 일자리의 성격이 바뀌고 있으며 두려움이 커지고 있지만 로봇은 실제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른다며 로봇 세상에 대한 일방적인 비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또한 앞으로 로봇 개발자들은 사용자들을 보다 고려하고 적응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에서 개발에 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할리우드 영화의 영형으로 로봇이 ‘악당’으로 비춰지고 있는데 이는 편견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포용성’을 갖는 노력이 이뤄져야한다고 했다. 에이아이브레인의 신홍식 CEO 역시 사용자들이 기술에 적극 참여할수 있는 포용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오므론어댑트 톰 마티어스 회장은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면 관건은 변화의 속도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핵심적인 과제 역시 변화의 속도에 있다고 언급했다. 유니버설 로봇의 에스벤 오스터가드 창립자 역시 변화의 속도가 중요하다며 교육시스템을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앞으로는 한 세대에 직업이 여러번 바뀔수 있으니 적극 대처해야한다는 것. 그는 로봇 자동화가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아니라 로봇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날 토론에선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로봇의 가격, 로봇의 해킹 등 문제 역시 다뤄졌는데 로봇의 보급 및 확산에는 가격과 해킹, 안전 등에 관한 보다 깊은 고민이 있어야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킬러 로봇 문제와 관련해선 로드니 브룩스 회장은 사람들이 두려움 때문에 로봇 보다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측면을 강조했고, 에스벤 오스터가드 창립자는 로봇은 야망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