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신문사
> 오피니언 > 전문가코너
로봇의 ‘세리키즈’김홍석ㆍ한국생산기술연구원 청정생산시스템연구소장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6.08.22  00:18:34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밴드

   
 
리우올림픽 폐막을 하루 앞둔 주말,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아주 특별하고 올림픽 대회로도 116년 만에 재편입된 역사적 의미를 담은 여자골프의 마지막 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부처 같은 표정의 (속된 표현으로) ‘멘탈갑’ 박인비가, 4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그린 양쪽의 벙커를 오가다 절묘하게 파(par)로 마무리하며, 전 경기에 걸쳐 비로소 처음 팔을 치켜드는 제스처와 미소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일에는 언제나 주인공(들)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위업을 이루었다는 ‘스토리’가 알려지면서, 보고 듣는 사람들은 배가되는 감동을 느끼며 공감하게 된다. 혼자 밤늦도록 TV 앞에 앉아 지켜보던 필자는, 이번에 여자골프 대표팀을 이끌고 올림픽에 참가한 박세리 감독이 이 엄청난 결과를 맞는 반응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후배들, 아니 직업적으로나 정신적으로는 딸들과도 같은 그들을 한 명씩 포옹하며 눈물짓는 그의 모습이 중계영상에 비쳐왔다. 외환위기로 국민 모두가 국가적 어려움에 낙담했던 18년 전 US오픈에서 양말자국이 선명했던 맨발로 ― 나에겐, 양말을 벗었을 때 또 다른 흰 양말을 신은 듯한 그 모습이 더 큰 감동이었다! ― 공을 쳐내기 위해 거침없이 연못에 뛰어들었던 그 모습이 너무도 생생하게, 지금 감격에 겨워하는 그와 연상되는 것은 아마 모든 시청자들에게 공통적인 느낌이었을 듯하다.

우리나라의 여자골프는, 그 US오픈 이후 많은 소녀들이 골프에 입문하여 소위 ‘세리키즈(SERI Kids)’가 되었고, 세계의 주역이 되었다. 그들이 크게 성장하기까지,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같이 움직였고, 몸과 마음이 아파할 때 같이 아파했으며, 좌절할 때 일으켜 세우는 등 모든 이력을 속속들이 같이 써온, 그 부모와 주변사람들의 ‘헌신’도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서비스로봇(또는 지능형로봇)의 기술개발과 사업이 시작된 지 15년 정도가 지난 작년 6월에 오준호 교수가 이끈 ‘팀 카이스트(Team KAIST)'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DRC, 올해 3월 프로 기사(棋士) 이세돌과 알파고(AlphaGo)의 역사적인 대결로 로봇과 인공지능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한 바 있다.

활성화된 지 1년 남짓 된 2개의 오픈커뮤니티(페이스북 그룹)의 회원수는 8월 21일 현재, ‘로봇공학을 위한 열린모임 (Korea Open Society for Robotics)’이 6,054명, ‘AI Korea (Deep Learning)’가 7,129명이다. 특히, 이번 여름 리우올림픽이 시작하기 전에 관찰된 놀라운 사실은,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는 폭염을 뚫고 나온,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로봇과 인공지능에 대한 실천적 행동이다. 이들은, 역시 페이스북 그룹인 ‘로봇틴틴 : 로열모X청소년 연합’을 통해, 금년 여름 대학, 연구기관, 학술단체 등에서 제공하는 여름학교와 전시회 등의 정보를 공유함은 물론,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실제로, 어느 대학원 연구실에서 개최한 중고교생 대상의 로봇스쿨에서는 4일간(8.8~8.11) 26명이 로봇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 바 있으며(관련 기사: ‘서울대 다이로스 로봇스쿨’ 수료식 거행, 로봇신문, 2016.8.11), ‘인공지능 및 로보틱스 여름학교(8.8~8.12, 대전 KAIST; 한국로봇학회 주최)’에서 강의를 맡았던 모 교수는 앳된 학생이 질문을 하여 재학 중인 학교(대학, 대학원)가 어디인지 묻는 과정에서 ‘부산에서 온 중학생이라 하여 너무 깜짝 놀랐고, 앞으로 이들 어린 학생들에 대한 고려가 더 필요하다’는 얘기를 전했다. 또한, 혼자 인공지능 관련 여러 MOOC 강의를 섭렵하는 학생도 눈에 띈다.

로봇에도 ‘세리키즈’가 나오게 될 것이다. 물론 ‘세리’ 대신 로봇분야에 속한 어느 누구의 이름을 붙여야겠지만, 지금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어느 특정인의 이름이 없는 것이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다. 최근의 로봇과 인공지능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엮인 ‘충격적인’ 사건들(위의 DRC와 알파고)로, 청소년들은 직접 배우고 만져볼 수 있는 현장을 목말라 하고 있고, 어느 프로그램에나 당당하게 접근하여 참여하려는 능동적인 모습을 발견한다. 현재 우리의 교육시스템으로는 도저히 그들을 담을 수 없다. 또한, 골프와 (조금은) 다르게 로봇이나 인공지능은 그 전문성으로 인하여, 부모의 ‘헌신’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누가, 구조적으로는 풀 수 없는 ‘앎의 기회, 경험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겠는가? 결국 우리가, 이 분야가 내 분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전문가들이, 사회적으로 담당해야 할 일이다. 이들은 소중한 ‘미래 로봇사회(Robotics Society)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박세리가 US오픈에서 맨발투혼으로 우승하던 1998년에도 인터넷은 있었고 한창 대중화가 진행되던 시대였지만, 초연결·소셜로 진화한 지금은 그 때와는 큰 차이가 있다. 대개 그 박세리의 US오픈 우승 이후에 태어났을 지금의 중고등학생들은 새로운 기술과 문화의 네이티브(원주민)이다. 우리의 대응도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진 개방적이고 상호작용적인 것이어야 하고, 이 10대들을 포함한 젊은 공학도들과 연구자들이 로봇기술과 비즈니스 현장에 활짝 튀어나올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박세리 감독은 박인비 우승 직후의 소감에서 이렇게 말했다: “선수 때는 우승 생각을 했는데 이번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이 와 닿았다. US오픈 우승보다 더 좋다.”  
김홍석ㆍ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청정생산시스템연구소장

김홍석  hskim@kitech.re.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밴드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SK Telecom to Accelerate Popularization of Quantum Cryptography with Ultra-Small, Low-Cost QRNG
2
Robot Festivals “Robot World 2017” set to open on September 13,
3
농림축산식품부
4
국방부
5
제59대 '백운규 산업부 장관' 취임
6
세계 최초의 가상현실(VR) 복합 쇼핑몰 9월말 개장
7
인공지능 최강국을 꿈꾸는 중국의 야망
8
전자상거래(EC) 업계에 불고 있는 '피킹 로봇' 개발 바람
9
한국로봇융합연구원·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MOU체결
10
플리어, 공중검사용 열화상 카메라 드론 키트 출시
로봇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본지는 인터넷신문위원회 자율심의 준수 서약사입니다
08298) 서울 구로구 공원로 41(구로동, 현대파크빌 427호)  |  대표전화 : 02)867-6200  |  팩스 : 02)867-6203
등록번호 : 서울 아 02659  |  등록일자 : 2013.5.21  |  발행인·편집인 : 조규남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경일
Copyright © 2013 로봇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ditor@irobo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