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배달에서부터 고래를 추적하는 것까지 우리는 드론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기대는 몇몇 충돌 사고와 규제 이슈에도 불구하고 수그러들기는커녕 높아지고만 있다. 과학전문매체인 '뉴사이언티스트'는 드론을 능력자로 만들어주는 3가지의 혁신 기술을 소개하고 우리가 꿈꾸는 드론의 이상형이 눈앞에 성큼 다가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1.스마트 내비게이션(Smart navigation)

▲ 하이드라 퓨전이 작성한 3D맵

인간이 시속 60킬로미터 속도로 날아가고 있을 때 어디를 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지금의 드론은 사람의 개입없이도 세계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것은 물론 비행하면서 상세한 3D 지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

록히드마틴의 '하이드라 퓨전(Hydra Fusion)' 시스템은 동시적 위치파악 및 매핑(simultaneous localisation and mapping)으로 불리는 내비게이션 폼을 이용해 드론이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도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일부 지상 로봇이 취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한데 이는 드론이 공중 정찰을 더 잘하도록 도와준다. 하이드라 퓨전은 드론이 공중에 있는 동안 상세한 3D 지도를 구축하기 위해 복수의 이미지-드론 비디오 카메라로부터 들어온 영상 중 연속적인 프레임-를 연결해 작동한다. 록히드마틴의 관계자는 “우리는 드론을 30노트로 날리면서 우리가 가는대로 지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드론 영상에서 지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비행후 처리 시간이 필요했다. 병목은 주로 처리 속도에서 일어났다. 하이드라 퓨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당초 게임용으로 개발된 고속 이미지처리 칩인 GPU의 파워를 이용, 시속 60km에서 픽셀당 30cm의 해상도로 지도를 생성한다. 이는 나무와 건물의 형태를 상세하게 보여줄 수 있는 수준이다. 픽셀당 2.5cm까지 구현하는 고해상도 지도는 저속과 낮은 고도에서 생성된다. 심지어 더 상세한 지도도 가능하다. 하이드라 퓨전을 사용하고 있는 록히드마틴은 철도 트랙 상에 있는 6mm의 작은 변화들도 지도에서 볼 수 있다.

2. 강력한 브레인파워(Super brainpower)

▲ 틸드론

드론의 쓰임새는 다양하지만 대체로 개별 드론은 특정 용도를 위해 만들어진다. 농장 모니터링을 위한 드론, 야생 동물 감시를 위한 드론, 피자 배달을 위한 드론 같은 식이다. 그러나 틸(Teal)이라는 드론은 강력한 브레인파워를 이용해 다수의 드론을 합쳐놓은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위치한 아이드론의 CEO 조지 매터스는 “우리는 틸을 드론계의 스마트폰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틸용 앱스토어를 구축할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8세인 매터스는 11살때부터 드론을 날려온 드론 매니아로 7년 이상 드론을 날리면서 드론에서 구현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위시리스트로 작성해 놓았다. 틸의 가장 큰 특징은 공중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 이는 메사추세츠 캠브리지 소재 로봇 회사인 뉴랄라(Neurala)의 소프트웨어 덕분이다. 뉴랄라는 우주 탐사선을 안내하는 기술을 개발한 기업으로 뇌에서 영감을 얻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틸에 탑재된 인공 신경망의 레이어들은 카메라가 보는 것을 해석하거나 드론이 다음에 가야할 곳을 선택하는 것과 같은 각각의 다른 임무를 수행하도록 조종한다. 뉴랄라 측은 “틸은 소프트웨어를 자체 학습하는데 충분한 강력 프로세서를 가진 최초의 드론”이라고 언급하고 “이로 인해 공중에서 즉각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온전한 의미의 자율 비행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틸은 3가지의 내장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하고 있는데 뉴랄라의 이미지 인식이 그 중 하나이다. 이를 통해 드론이 특정 사람의 주변을 돌도록 명령할 수 있으며 앞으로는 더 강력한 장애물 회피 및 자율 주행 기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머지 2개는 비행 제어와 레이싱 게임이다. 매터스는 수색 구조 기능이나 스마트한 충돌 회피 등 틸 드론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더 많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3. 스피디한 군집(Speedy swarms)

▲ 드론 군집 비행

여러 개가 무리를 이룬 군집 드론을 가질 수 있다면 굳이 하나의 드론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더욱이 협력 임무를 수행한다면 다수의 드론을 취하는 것이 훨씬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데 말이다. 군집을 이룬 드론은 알프스 마테호른산의 지도를 불과 6시간만에 그려내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군집 드론을 함께 움직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가령 한 대의 드론은 쉽게 장애물 회피를 할 수 있지만 무리를 지어 비행하는 군집 드론 전체가 장애물을 피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착안한 것이 바로 숲에서의 비행 테스트이다. 싱가포르대 기술과 디자인의 매티아스 브루스트(Matthias Brust)와 오레건주립대 보그단 스트림부(Bogdan Strimbu)는 숲에서 드론 군집이 성공적으로 비행한다면 다른 지역에서도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즉 드론 군집이 나무를 통과해 길을 찾는다면 이는 지도를 그릴 수 있다는 의미이며 이전에 제약이 있던 지역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리더를 따르는 추종자’ 접근법을 택했다. 앞서가는 ‘리더’ 드론에게는 GPS 목적지가 주어지고, 나머지 드론은 장애물을 피하면서 리더와의 위치를 유지하도록 한다. 특히 리더 드론이 배터리 문제나 충돌 등의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군집 중 새로운 리더를 선택하도록 돼있다. 이 모든 것이 비행 중에 일어나는 의사결정이다. 리더 드론은 추종 드론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지상 기지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숲의 나무와 잎들(혹은 도시의 빌딩)이 통신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우거진 숲(canopy) 위로 솟아올라 이 작업을 수행한다.

연구팀은 나무를 스캔할 수 있는 위치에 8대의 드론을 접근시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시스템을 테스트했다. 드론 군집은 목적지에 도달하자 마치 한 대의 드론이 움직이는 것처럼 빠르게 편대를 만들었다. 브루스트는 “드론 군집이 한 그루의 나무를 충돌없이 배회할 수 있다면 많은 나무들 사이를 지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말한다. 뉴멕시코대의 크리스 립핏(Chris Lippitt)은 “드론 군집을 통해 이전에 도달하기 어려웠던 장소의 지도를 효과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환경 측정 방식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