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나무 판자를 들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사진:뉴사이언티스트)

작년 DRC(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우승을 차지한 카이스트의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가 일반 가정과 소비자 쪽으로 한발 더 가깝게 다가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재난구조 등 공격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애썼다면 앞으로는 일반인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로봇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과학전문 매체인 ‘뉴사이언티스트’는 최근 카이스트 오준호 교수의 로봇 연구실을 방문, DRC 우승 후 1년 동안 휴보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확인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를 작성한 ‘할 호드슨(Hal Hodson)’ 은 최근 카이스트 로봇 연구실이 위치한 ‘빌딩 N9’을 방문해 오 교수와 인터뷰를 하고, 휴보의 현재 모습도 취재했다.

뉴사이언티스트는 인간 실물 크기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휴보가 훨씬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격훈련 코스에서 당신의 집으로 들어가려고 도약 중”이라는 표현을 썼다. 호드슨이 방문한 로봇 연구실 내부는 볼트 등 부품을 담은 통, 여러 대의 모니터, 수많은 케이블 등으로 복잡했고, 다양한 단계의 휴보 클론들이 놓여 있었다. 일부 휴보 로봇은 다리, 배선, 금속 관절 등이 삐죽삐죽 튀어나온 채였다. 오 교수는 스핀오프한 회사 ‘레인보우’를 통해 DRC우승 후 4대의 휴보 로봇을 미국의 연구소에 판매했다고 한다.

현재 레인보우는 집안이나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컨슈머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 교수와 연구원들은 일반인들도 휴보를 조작하기 쉽도록 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빅독’과 같은 로봇들은 매우 무섭게 생겼지만 최근에는 환상적으로 생긴 로봇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오 교수는 “이들 로봇 가운데 엔지니어의 도움없이 실제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이 얼마나 될까”하는 의문을 던졌다. 여전히 로봇은 전문가들만의 제품이란 지적이다.

오 교수는 일반인들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휴보가 다른 로봇과는 다른 로봇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휴보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쉽게 조작할수 있도록 안내 매뉴얼을 만들었다. 그는 로봇의 보관도 중요한 문제라고 봤다. 휴보는 5개의 부분으로 나뉘어 가방에 넣을 수 있다.

뉴사이언티스트의 호드슨은 그동안 만난 로봇들은 일종의 안전 장치가 있었는데 휴보 취재 과정에선 로봇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었다며 이는 휴보가 사람에게 안전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또 카이스트 연구진들이 휴보의 안전성에 대해 크게 신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