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모방 로봇 개발이 활발하다. 오랫동안 자연에 적응하면서 생존해온 동물들의 생체적인 특성이 로봇 개발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생체 모방 로봇은 실제 환경에서 놀라운 유연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로봇 과학자들의 중요한 연구 테마로 자리잡았다. 인터넷 전문매체인 ‘인포매션위크’가 주목할만한 생체 모방 로봇 8개를 소개했다. 국내 로봇 연구자들이 개발한 것도 포함되어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가오리 로봇
최정우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하버드대 케빈 키트 파커 교수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내부의 동력기관 없이 물속에서 유영하는 가오리 형태의 바이오 로봇을 개발했다. 가오리의 생체 구조를 모사해 만든 이번 로봇은 고분자 탄성 중합체(polydimethylsiloxane, PDMS)로 구성된 몸체에 금을 증착해서 뼈대를 구성하고, 그 뼈대에 쥐의 심근세포를 배양해 바이오 로봇의 근육조직을 만들었다. 연구진은 쥐의 심근세포에 광감성 이온 채널 단백질(ChR2)이 발현하도록 유전자 조작을 가했다. 바이오 로봇의 근육구조와 물속에서 유영하는 움직임은 실제 가오리와 유사하며 최대 2.5mm/sec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가오리의 양 날개에 가하는 광 자극의 빈도를 조절, 각 날개의 수축-이완 운동을 개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방향 전환도 가능토록 설계했다.

▲도마뱀 로봇 ‘스틱키봇’
스탠포드대 '마크 컷코스키(Mark Cutkosky)' 교수팀은 벽을 기어오르는 도마뱀처럼 벽을 타고 오르는 로봇인 ‘스틱키봇3(stickyBot3)’을 개발했다. 원래 스틱키봇은 도마뱀의 움직임을 모사해 지난 2006년 처음으로 개발됐다. 스틱키봇3은 인공 접착판을 부착해 유리,금속,대리석 등 미끄러운 표면 구조에서도 다리를 밀착해 오를 수 있다.

▲바퀴벌레와 새를 결합한 로봇
오르니소프터(ornithopter) 로봇은 날개를 펄럭이면서 날수 있는 로봇이다. '로널드 페어링' UC버클리 교수팀이 개발했다. 오르니소프터는 바퀴벌레 로봇에서 바로 이륙할 수 있다. 이 로봇의 배터리 수명이 짧기 때문에 다른 보행 로봇 또는 기어다니는 로봇과 협력해 험지 탐색 등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바퀴벌레 로봇을 이용해 이동하다가 이동이 힘든 지역에선 날개를 펄럭이며 비상하는게 가능하다.

▲게 모양 로봇 ‘크랩스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개발한 게 모양 로봇 ‘크랩스터’다. 크랩스터는 해저에서 걸어 다니거나 헤엄치면서 탐색과 로봇팔 작업을 할 수 있는 다관절 로봇이다. 크랩스터는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해저 탐사 기기 개발을 위해 2016년까지 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 중인 해저로봇이다. 2010년 개발에 들어가 2012년 수심 최대 200ｍ 아래까지 내려갈 수 있는 크랩스터 'CR200' 하드웨어 제작을 마쳤고, 2013년 수중 실험에 성공했다.

현재 개발된 크랩스터는 길이 2.45m, 폭 2.43m, 높이 1.3m에 공기 중 중량 650kg, 수중 중량 150kg다. 초당 0.25m의 속도로 6족 보행이 가능하다. 해상도 스캐닝 소나를 이용해 혼탁한 수중에서 100m 이내 물체를 탐지하고 초음파 카메라를 통해 전방 15m 이내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휴머노이드 로봇 ‘듀러스’
듀러스는 SRI인터내셔널과 조지아텍 연구진들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지난 2015년 열린 DARPA 주최 ‘DRC’에서 보행 동작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최근 듀러스는 인간의 보행 동작을 흉내내면서 보행 능력이 크게 개선됐다. 사람이 보통 신고 다니는 운동화를 착용하고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다. 사람 처럼 발뒷굼치 부터 지면에 닿은 후 발가락 부분으로 밀어내면서 걷는다. 듀러스는 사람처럼 걷는 모습을 구현하면서 종전 로봇 보다 훨씬 빠르고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게 됐다.

▲ 치타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개발한 치타 로봇은 현재 개발된 4족 로봇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시속 29마일이다. 기존 최고 기록은 MIT가 지난 89년 세운 13.1마일이다. 치타는 DARPA의 '최대 이동성 및 매니퓰레이션 프로그램(Maximum Mobility and Manipulation program)'의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군사용 등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치타의 후속으로 ‘와일드캣’을 내놓고 있다.

▲망둥이 로봇
조지아텍과 카네기멜론대학 등의 과학자들은 두개의 다리와 꼬리를 갖고 있는 망둥이 모사 로봇인 ‘머디봇(MuddyBot)'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전기 모터로 작동한다. 망둥이의 복잡한 동작 패턴을 단순화하고 패라미터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로봇의 기계적인 동작 메카니즘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로봇은 꼬리의 파워와 2개의 다리를 활용해 20도 경사의 모래 언덕을 오를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가 향후 물과 육지에서 활동하는 양서류 로봇을 개발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 방울 뱀 카네기 멜론대학 매튜 트래버스(Matthew Travers)는 조지아텍과 공동으로 방울뱀의 형태를 모방한 ‘사이드와인더’를 개발했다. 이 로봇은 견고한 연결성, 지속적인 파워, 재생 능력을 제공한다. 긴 막대기 모양의 구조물을 오르는데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