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갯가재의 돌출한 눈. 눈알을 굴리는 동작이 편광을 보다 잘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맨티스 쉬림프(Mantis shrimp)’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갯가재는 매우 신비로운 갑각류로 알려져 있다. 앞다리로 빠르게 강펀치를 날려 먹잇감을 제압하는가 하면 시력이 놀라울 정도로 발달해 사람이 볼 수 없는 광선의 영역까지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람의 시신경 세포는 빨강, 노랑, 파랑 등 3가지색을 기본으로 주변 사물을 인식하는데 반해 갯가재는 12개의 색깔을 기본으로 주변을 본다. 적외선, 자외선은 물론이고 편광(polarisation of light)까지 볼 수 있다. 물속에서 보다 선명하게 먹잇감과 주변 환경을 관찰할 수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 과학자들이 '갯가재‘의 놀라운 시력의 비밀을 새로 밝혀냈다. 갯가재가 눈알을 굴리는(eye rolling) 방식으로 편광을 볼수 있는 능력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 성과를 전문 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게재했다. 편광 인식 능력이 높다는 것은 물속에서 보다 정확하게, 그리고 선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준다.이번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 중 한사람인 '니콜라스 로보츠' 박사는 “직관적으로 눈알을 움직이는 것보다는 고정하는 게 사물을 보다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갯가재는 사람과 아주 다른 방식으로 사물을 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를 활용, 시각 기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비전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비전시스템을 로봇이나 자동화시스템 등에 부착하면 수면 아래에서 활동하는 수중 로봇이나 재료 분석 기기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화된 비전시스템을 저전력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갯가재의 시각 원리를 이용한 비전시스템 개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호주 퀸스랜드대학의 저스틴 마셜 등 연구진은 갯가재의 시각 능력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암을 발견할 수 있는 카메라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눈알을 굴리는 방식으로 편광을 보다 잘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으로 향후 갯가재 시각 기능을 로봇 등에 적용하는데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