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상하이 KFC 매장에 주문을 받고 결제도 해주는 로봇이 등장했다.

요즘 미국에선 시간당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15달러로 올리는 방안이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현재 미국 연방의 최저임금은 7.25달러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뉴욕주 등을 중심으로 시간당 최저 임금을 순차적으로 15달러로 올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확산되고 있다. LA는 올해 7월부터 최저임금을 해마다 단계적으로 올려 2020년 7월 1일까지 15달러로 인상하며, 내년 1월 1일부터 최저임금이 10.50달러로 오르는 캘리포니아주도 단계적으로 인상해 2022년 1월 1일부터 최저임금 15달러 시대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선거 유세 과정에서 시간당 최저임금을 12달러까지 인상하는 방안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민주당은 당 정강정책 초안에 “미국인들은 시간당 최소한 15달러의 임금을 받아야 하며, 노조를 결성하거나 가입할 권리를 갖는다”고 명시했다.

이처럼 시간당 최저임금이 15달러까지 올라가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자 패스트푸드 전문점인 맥도날드 전 CEO '에드 렌시(Ed Rensi)는 최저 임금이 15달러에 도달하면 로봇반란을 촉발할 것이란 주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감자칩을 포장하는 일을 하는 종업원을 시간당 15달러를 주고 고용하기보다는 3만 5천 달러대의 로봇 팔을 구입해 매장에 설치하는 게 비용이 덜 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 정치 전문 매체인 ‘더 힐(The Hill)'은 시간당 15달러의 최저임금을 규정한 법률이 마련되면 노동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기업들이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낮은 기능의 일자리를 중심으로 로봇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고객과 대면하는 일이 많은 일자리를 로봇이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다.

‘더 힐’은 60년대 처음으로 금융권에 도입된 ATM이 창구 담당 은행원의 직무를 대체하는 과정을 예로 들었다. 금융권은 고객을 대상으로 입출금하는 은행원의 인건비가 높다고 판단해 ATM을 60년대에 처음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ATM에 거부감을 갖던 고객들을 대상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교육하고 설치댓수를 늘린 결과 이제는 ATM을 자연스럽게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ATM이 정착하는데 수십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고객들이 창구 직원보다 ATM과의 접촉 빈도가 더 높아진 곳이 많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규정 등 새로운 법규가 도입되면 결국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의 도입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파괴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고객을 상대하는 업종인 호텔, 패스트푸드점 등이 주요 대상이 된다. 이들 직종에는 은퇴자와 청년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패스트푸드점은 음식을 자동으로 주문할 수 있는 로봇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에선 로봇이 손님을 맞는 ‘이상한 호텔’이 성업 중이란 소식이다. 패스트푸드점에 로봇이 도입되면 잔돈 계산 등 실수가 2% 정도 줄어들 것이란 조사 결과도 나왔다.

로봇의 도입이 확산되면 로봇 개발, 제조, 유지보수를 담당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해진다. 청년세대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해선 로봇에 대한 교육도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포매이션 스트래티지스‘사가 최근 200여명의 산업계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1%는 앞으로 로봇 분야의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미국에서만 로봇 관련 일자리 가운데 15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공석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일자리는 대부분 평균 임금 이상의 임금을 주고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2020년까지 거의 5만개의 일자리가 로봇 관련 직종에서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일자리에 청년세대들이 취업하기 위해선 로봇 관련 분야에 대한 교육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