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형 환경에선 로봇 팔이 물건을 집기위해 주변 환경을 빠르게 인식해 동작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로봇은 생산라인 처럼 구조적으로 잘 설계된 환경에선 사람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작업을 수행한다. 동일한 장소에 동일한 부품이 올라오기 때문에 로봇 팔로 집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게 쉽다. 이 같은 로봇의 움직임은 사전에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하지만 부품이 평소와는 다른 곳에 놓여 있다든지 작업 공간에 평소에 없던 사람이 불쑥 나타나면 로봇은 헷갈리기 시작한다. 다른 물체와 충돌하지 않기 위해 수많은 연산 작업을 해야한다. 비구조화된 환경에서 로봇의 움직임은 현저하게 떨어지거나 작동을 멈춘다. 이에 비해 사람은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적응할 수 있다.

미국 듀크대학 연구진들이 비정형의 환경에서 전통적인 방법보다 1만배 정도 빠른 속도로 로봇의 동작계획(motion planning)을 실행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세서를 개발했다고 'IEEE 스펙트럼' 등 매체들이 보도했다.

비정형 환경에서의 로봇은 다른 물체와의 충돌 방지를 위해 수많은 컴퓨터 연산을 실시하는데 연산 속도가 늦기 때문에 작동과 긴시간 멈춤 등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듀크대 연구진은 범용성의 프로세서 대신 맞춤형 프로세서 기술을 선택해 동작 계획의 속도를 크게 개선했다. 소비전력은 기존 방법보다 30배 정도 줄였다. 소프트웨어적인 알고리즘 보다는 의사결정 과정을 하드웨어 칩안에 넣은 것이다.

▲ 듀크대 기술은 3D 공간을 '복셀(voxels)'로 구분해 환경을 인식한다.

듀크대가 개발한 방식은 로봇 팔이 ‘복셀(vocels)’이라고 부르는 성냥갑 형태의 작은 공간을 스캔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카메라 어레이 장치를 통해 해당 공간에 있는 물체가 정지 상태인지 또는 움직이는지를 '복셀' 스캔을 통해 처리한다. 스캔 정보는 맞춤형 프로세서로 흘러들어가는데, 프로세서는 수많은 논리적인 회로의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세트는 복셀을 대표하는데, 복셀이 비어 있는지 아니면 무언가 있는지를 질의하고 처리한다.

듀크대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각 복셀별로 충돌 가능성을 연산하는 대신 동시다발적으로 가능한 경로를 체크할 수 있다. 연구팀은 “과거의 동작 계획 방법은 움직일 때마다 계획을 수립하기 때문에 속도가 매우 느리다”며 맞춤형 프로세서를 통한 동작 계획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