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북구 3공단에 들어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조감도. 대경권 로봇산업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 지역 로봇산업은 전형적인 지방중소기업군 수준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로봇 특구'인 대구ㆍ경북지역(대경권)의 로봇 산업이 지역내 연탄업이나 인쇄업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3일 대구·경북본부(본부장 허진호)와 포항본부(본부장 손민호)가 통해 발표한 '대경권 로봇산업의 육성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ㆍ경북지역 로봇관련 기업들은 대부분 신생기업이거나 소기업으로 로봇 산업 발전의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대경권은 광역경제권 가운데 유일하게 로봇을 전략산업으로 지정,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등을 유치해 앞서갔지만 해당 지역 경제에서 로봇산업이 차지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로봇산업 부문 매출액이 권내 전체 제조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 미만(2011년 기준)으로 연탄과 인쇄, 가죽업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로봇 부문 매출액 비율(로봇 부문 매출액/총매출액)은 10.1%로 대다수 기업들이 다른 업종을 겸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분야를 포함해 로봇 매출액 비율이 100%인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기업 규모도 전형적인 지방 중소기업군 형태를 탈피하지 못했다. 실제 생산단계(14.0%)와 성장기(11.6%)에 속한 로봇기업들이 전체기업의 4분의 1수준이었다.

또 신생기업(2011년 현재 업력 10년 이내)과 소기업(상시근로자 50인 미만)이 각각 전체 57.7%와 63.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입 검토기(30.2%)와 개발 단계(37.2%)에 있는 기업의 경우는 전체 로봇기업의 3분의 2를 웃돌았다.

이와함께 고용에서도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기업의 취업자 수도 대경권 전체의 3%에 불과하다.

이에대해 보고서는 권내에서는 각종 로봇 육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광역 선도사업을 제외한 대부분을 지자체별로 추진,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경권 전체를 아우르는 정책목표와 체계적인 세부 실행계획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주요 사업별 국비와 지방비, 민자 등의 예산 주체가 달라 정책간 연결고리도 매우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권역이지만 육성 추진 주체가 대구시와 경북도로 이원화돼 효율적인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점도 꼬집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시도가 구체적으로 분야별 정책목표와 효율적 추진을 위한 연차별 세부계획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또 포항과 구미, 대구에 중점 육성분야별로 미니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기능별로 각 지역의 역할을 명확히 나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