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민이 국민투표로 EU 탈퇴를 선택함에 따라 앞으로 수년내 영국 국민의 유럽 내 법적인 지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에서 살기를 원하거나 직업을 갖기를 원하는 EU내 유럽 각국의 국민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매체인 ‘쿼츠’는 이번 영국의 브렉시트 선택으로 영국내 로봇의 지위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유럽 의회 산하 법사위원회는 로봇에게 ‘전자인(electronic person)’의 지위를 부여해 특별한 권리와 의무를 법적으로 규정하자는 내용의 보고서 초안을 마련했다. 이 보고서는 로봇의 자율성에 관한 법적인 책임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율로봇이 멋대로 행동하거나 물리적인 피해를 입힐 경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에 관한 문제다.

보고서는 로봇이 돈을 거래하거나 지적재산권에 관한 권리 주장을 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책임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봇을 소유한 인간이 잠재적인 피해를 감당할 수 있도록 보험료를 부과하고 대량 실업 발생에 따른 사회 안전망의 강화 차원에서 로봇세의 도입을 제안했다.

사실 로봇의 권리에 관한 내용은 아주 먼 미래의 얘기처럼 들리지만 로봇의 자율성에 관한 문제는 많은 법률적인 논란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로봇의 행위를 현행 법의 테두리안에서 볼 경우 자연인, 법인, 동물, 사물의 범주 가운데 어떤 범주의 행위로 볼 것인가의 문제가 생긴다. 기존의 법적인 분류로 불가능하니 새로운 카테고리인 '전자인'을 만들자는게 이번 보고서의 핵심 중 하나다.

'피터 맥오웬' 영국 퀸매리대학 교수는 “자율로봇을 위한 권리가 법적으로 아직은 꼭 필요한 것 같지는 않다"며 하지만 "로봇이 무엇을 할수 있고 무엇을 할수 없는지에 관해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것은 로봇의 개발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일랜드 NUI골웨이 대학의 법학교수인 '존 다나허'는 ”로봇의 권리는 기업에 법률적인 인권을 부여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법적으로 재산을 소유하고 계약을 체결하고 소송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결정은 인간이 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의미다. 두 교수는 현재 영국내에서 로봇의 권리에 관한 법적인 체계를 마련하는 것에 관해 들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EU내에서 논의되고 있는게 바로 영국에서 적용될 것이란 의미다. 하지만 이번 브렉시트' 결정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EU 의회는 내년까지 로봇에 법적인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 투표를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찬성 의견이 많으면 EU는 로봇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시행하게 된다. 하지만 영국이 EU에서 탈퇴하기로 함에 따라 현재 유럽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로봇에 관한 법적인 지위 부여 움직임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당분간 영국이 EU에 남아 있기 때문에 우선 당장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쿼츠는 영국의 EU 탈퇴 결정이 로봇에 관한 법을 갖게 될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EU탈퇴에 관한 모든 절차가 완료되면 영국은 별도의 법 체계를 만들어 운영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