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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신문 창간3주년 기념 좌담회(2)]로봇산업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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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20  17: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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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신문 조규남 발행인
사회:최근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 휴보의 DRC(다르파 로보틱스 챌리지) 우승 이후 로봇업계의 분위기는 좋아졌으나 국내 로봇산업이 뚜렷한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산업적으로 로봇산업이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번 좌담회는 한국 로봇산업 현실을 진단하고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해보기 위한 자리다. 정부의 로봇산업 육성, 산학연간 협력, 글로벌 경쟁력 제고, 로봇 수요 확산 등 로봇 산업 도약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대해 논의하려고 한다. 우선 고경철 교수께서 ‘‘한국 로봇산업의 진단과 대책’이라는 주제로 발제해주시겠습니다.(고경철 교수 주제 발표 참고)

▲사회(조규남 대표)
고 교수님의 주제발표 내용 잘 들었습니다. 고 교수께서 국내 로봇산업의 현주소에 대해 의견을 주셨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현실 진단이고 현실을 정확하게 진단해야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우선 산업 현장을 가장 잘 알고 계시는 강 대표께서 국내 로봇 산업의 실태에 대해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DST로봇 강석희 대표
▲강석희 대표
기존의 서비스 로봇 시장 특히, 개인로봇 시장은 인위적으로 시장을 만들려는 노력이 이루어지는데 반해 제조업 로봇은 시장이 이미 존재한다. 사용자와 고객의 입장에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산업용 로봇 시장 수요가 이어지고 있으며 인더스트리 3.0으로 가는 과정에서 넘어가야 할 부분이 많지만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본다.

산업용 로봇 시장은 현재 중량물 핸들링 로봇이 집중적으로 도입되고 있는데, 중국이나 동남아의 경우 모바일 산업이나 디스플레이 산업의 생산공정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사람이 하는 부분이 많다. 스마트 제조를 하려면 로봇과의 협력이 가능해야하고, 지능의 필요성이 중요하다. 파지, 피킹 등 이런 부분도 실제 실용화 단계에서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일단 긍정적으로 본다.

국내 로봇 기업 입장에서 보면 실적면에서 아쉬운 게 사실이다. 국내 1위 로봇업체인 현대중공업의 로봇 매출이 3천억 정도다. 우리 로봇산업이 딱 그 수준 아닌가 생각한다. 정부가 로봇산업 육성에 1조5천억원 가까이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부분 로봇 기업 실적이 3000억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창업 이후 벤처기업 성공률 10% 미만에 불과하다. 1조원 5천억 이상 공적 자금이 투입됐다고 보면 이 가운데 3분의 1인 5000억원을 기업에 직접 투자했으면 오히려 성공했을 수도 있다. 5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갖고 있는 기업 10개를 만들었다면 매출 3천억 수준의 회사는 충분히 육성했을 거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자유시장 경제체제여서 국제적인 제약을 많이 받는데 비해 중국기업은 국영기업제도가 있다. 정부가 결정하면 신생 산업이나 전략 산업을 과감히 키울 수 있다. 로봇을 국가적으로 집중 육성하는 게 우리보다는 훨씬 쉽다. 중국 국영 로봇기업인 시아순의 경우 작년에 3000억원, 올해는 4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서비스 로봇기업인 유비테크는 교육,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데 지난해 매출이 100억대를 넘는다. 좀 부풀린 감이 있지만 올해 1억달러를 달성하겠다고 한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중국에서 하고 있는 국영기업 형태의 직접적인 정부 지원이 초창기 산업을 키우는데 분명히 장점이 있다.

상장기업도 중국의 경우 대략 우리의 10배를 넘는다. 매출이 1000억원을 넘는 규모다. 그런 시장을 갖고 있는 중국 로봇기업들이 부럽다.

▲ 김진오 광운대 교수
▲김진오 교수
아디다스가 로봇을 도입해 독일에서 신발을 생산하기로 했는데 이는 앞으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등에서 생산하고 아디다스 생산 인력 120만 정도가 단계적으로 감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디다스는 미국 등 시장이 있는 곳에 로봇 공장 플랫폼을 지으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 모델에 가까운 것인지, 아니면 독일 모델에 가까운 것인지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는 독일로 가겠다는 꿈을 꾸고 있으나 실제로는 독일로 가려는 구체적인 행동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희망이 없으니 각자 개인이 알아서 생존해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까지 나온다.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 왜 그럴까. 우리는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서 주도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우리는 미국이나 일본에서 잘하는 것을 돈주고 사왔다. 반도체는 그냥 따라가다 보니 앞서 갔다. 조선, 자동차 등 산업이 그랬다. 문제는 우리가 새로운 것을 주도적으로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기술의 깊이가 너무 깊어서 따라 가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로봇산업은 더욱 그렇다.

산업부에 새로운 과장이 오고 신임 PD가 선임됐는데 정부가 인식을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차려진 밥상이 없다. 지금 굉장한 위기다. 중국 마저도 우리보다 잘한다. 일본이나 독일은 중국 시장에서 혜택을 보면서 우리보다 훨씬 빨리 가고 있다. 미국도 로봇 기업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교육용 로봇을 육성한다고 해도 중국이 기술적인 깊이가 깊지 못해 금방 따라온다. 결국 다른 국가에서 따라올 수 없는 그런 분야를 찾아 육성하지 못하면 로봇산업이 어렵다.

▲ KIST 박성기 단장
▲박성기 단장
요새 분위기상 로봇이 티핑 포인트에 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기회는 왔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인공지능이 로봇에서 중요하다고 인식하게 된 것은 좋은 기회다. 하지만 우리는 남아있는 시간이 5년 밖에 안된다. 지금까지 로봇 분야에 투자한 것을 평가하면 정부 출연연구소가 잘못한게 많다고 비난 받는데 유럽이나 미국도 우리보다 20년 넘게 투자해왔다.

지능형 로봇 분야에서 미국은 사업화에 성공한 기업이 별로 없다. 아이로봇 정도가 성공했을 뿐이다. 독일도 투자를 많이 했지만 성공한 기업이 별로 없다. 핵심은 지능인데 아직은 충분하지 못하다.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은 산학연 입장에서 누구를 꼭 집어서 잘못했다고 지적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고 준비를 해야 할때다.

▲ 김경훈 로봇 PD
▲김경훈 PD
로봇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했는데 별로 쓸만한 게 없다. 페이스북과 싸이월드의 사례와 비슷하다. 사이월드는 일찍 시작했지만 실패했고, 페이스북은 늦게 시작했지만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우리가 기업을 키우는 노하우와 끈기가 부족한 것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한 국내 서비스 로봇업체의 홈페이지에서 회사 홍보하는 내용을 봤는데 로봇의 활용가치가 무엇인지 언급하기 보다는 센서 등 기술 규격을 써놓았다. 로봇이 어떤 가치를 주는지에 관한 내용이 별로 없다.

그동안 우리는 로봇을 기술자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봤다. 사용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줘야하는지를 보고 개발을 해야 하는데 그런 고민이 없었다. 국가 R&D 관점에서 R&D만 잘해서는 별 의미가 없다. 앞으로는 비즈니스 개발을 많이 해야한다. R&D도 수요처와 연결하는 것을 좀 더 많이 해야한다.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고객을 연구한 사람, 대표적으로 산업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분들의 참여가 있어야한다.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고민해야 로봇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본다.

중국의 추격에 관해 많이 우려하고 있는데 염가 경쟁으로는 더 이상 방법이 없다. 언젠가는 지는 게임이다. 로봇이 계속 살아남으려면 대한민국에 이런 로봇이 있다, 대한민국하면 떠오르는 로봇과 같은 차별화된 것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 시장은 작지만 우리나라에만 있는 시장은 분명히 있다. 그래서 국방 로봇을 꾸준히 했는데 우리나라는 남북 대치상황에 있다보니 수요가 별로 없다. 이에 비해 미국은 국방 로봇의 수요가 계속 발생한다. 그래도 국방 로봇에 계속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 고령화 사회를 겨냥한 로봇도 분명하게 시장이 있다. 국내 시장을 보고 시작하지만 눈높이를 세계 시장을 바라봐야한다. 그래야 세계적인 기업이 나올 수 있다.

국내 R&D 정책에 대한 반성은 필요하지만 누군가를 손가락질 하기보다는 서로 격려하면서 추진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국가 R&D 전략 분석 자료를 보면 이미 잘 분석되어 있다. 각 부처가 로봇 정책에 관해 협력하는 범부처 전략도 실행 단계에 있다. 당장 고민스러운 것은 내년 R&D를 확대하는데 그걸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로봇업계에 있는 분들이 도와주고 성과를 보여줘야 국내 로봇산업에 미래가 있다고 본다.

▲고경철 교수
프로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엄청난 흑자를 보고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기보다는 2차, 3차적으로 브랜드, 광고 효과 등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에 로봇으로 성공한 기업은 없지만 로봇 자체가 일으키는 산업적 효과는 크다. 시장은 있다. 과연 누가 과실을 가져갈 것인가를 생각해봐야한다. 구글이나 존스앤 존슨 등 글로벌 업체들이 자금력을 앞세워 로봇 업체 쇼핑에 들어갔다.

현재 상황을 보면 관중들은 몰려오고 있는데 기존의 플레이어들이 계속 플레이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어로 남아 있으려면 동네 축구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가야하는데 못가고 있다. 글로벌 수준에 맞는 플레이어가 나와야 한다. 좋은 선수가 로봇업계에 들어오면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다.

로봇 전문인력을 양성하지만 대부분 인력이 게임업체나 삼성으로 간다. 게임 업체나 삼성으로만 가지 말고 로봇기업으로 와서 구글과 싸워보겠다 그런 분위기를 빨리 만들어줘야 한다. 관중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대형 플레이어를 만들어야 한다.

▲김진오 교수
'사즉생'의 자세로 바꿔야한다. 진보와 보수라는 관점에서 보면 현재 상황을 인정하고 개선점을 찾자는 게 보수고, 현상황을 부정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가자는 게 진보다. 현재의 로봇 산업이 처해 있는 상황을 보수 보다는 진보의 시각에서 봐야한다고 본다. 지금 상황을 잘됐다고 보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지금 상황에서 문제가 있는 80%는 바꿔야한다는 인식이 있어야한다. 지금 상황이 안좋다는 전제가 따라야한다.

▲박성기 단장
R&D 정책에서 연구소와 기업들이 무엇이 부족했는지 보다 분명히 해야한다고 본다. 스타 플레이어가 연구에서 필요한지 기업에서 필요한 것인지도 분명하게 해야 한다.

▲고경철 교수
연구기관과 기업의 사업화 과제 성과물을 평가하다 보면 최종의 결과물이 최초의 목표를 달성했는지 의구스러울 때가 많다. 예를 들어 한 연구소가 기획해 개발한 로봇 팔 그리퍼를 5년후 평가하러 갔는데 5년전 수준에서 별로 나아진게 없었다. 연구소에 우수 인력이 있는데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본다. 연구시간도 없고 과제 따라다니느라 힘들다.

엄밀하게 얘기하면 좀비 기업들이 많다. 그렇다면 과제 평가할 때 과거 5년간 연구 실적을 공개하는 것도 검토해야한다. 기업들은 시장이 없다고 불만이지만 시장을 열 수 있는 실력이 없는 기업도 많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런 기업들은 퇴출시키고 새로운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우리만 대표적인 로봇 연구자이고 로봇기업이라고 해서는 말이 안된다. 현재 구조를 유지하는 한 희망이 없다. 현재의 틀을 바꿔야 희망이 생긴다.

연구소는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기업은 사업화하는 쪽으로 역할 분담할 경우 전문 인력이 기업으로 가지 않는다. 로봇기업에 명문대학 출신 연구 인력이 없다. 석박사 인력도 대학이나 연구소로 빠져나간다. 현재 로봇기업의 현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천기술만 지원하면 불균형이 생길수 있다. 사실 로봇은 원천기술이란게 없다. 로봇 분야 국가 산하 연구소는 기업 지원 역할을 해야 한다.

▲김진오 교수
원천기술과 제품화를 구분하는 구조는 나쁘다. '기술과 시장이 있는 것'은 기업들이 항상 하는 일이고, '시장이 없고 기술은 있는 것'은 시장을 개발해야 한다. '시장은 있고 기술은 없는 것'은 기술 개발을 해야 한다. '시장은 없고 기술은 있는 것'에서 시장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시장과 기술 개발은 병렬적으로 가야 한다. 과거 KIST 출신 인사가 리니어 모터 연구를 해서 연구도 성공적으로 하고 사업화에도 성공했던 사례가 있다. 그렇게 지원하는게 맞다고 본다. 여러가지 섞어서 이익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것을 억지로 엮어 협업을 강요해 국가돈으로 지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음에 계속>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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