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팀이 3D프린터로 전기 활성화 폴리머를 활용해 인공 손을 제작했다.

“이젠 강철과 알루미늄은 잊어버려라. 내일의 로봇은 으깨지고 늘어나고 줄어들 것이다.”

아주 딱딱한 소재의 강철이나 알루미늄 대신 부드러운 소재를 이용해 로봇을 만들려는 시도가 최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른 바 ‘소프트 로봇’이라는 기술이다.

한국·미국·일본의 로봇 과학자들이 힘을 합쳐 인간의 피부처럼 신축성 있는 소프트로봇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과학재단(NSF)이 자금을 지원한다.

로봇 전문매체인 ‘로보허브’에 따르면 네바다 대학 김광 교수는 한국의 카이스트, 일본의 산업기술종합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dvanced Industrial Science and Technology)와 공동으로 폴리머 기반 재료를 인공근육으로 변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NSF의 PIRE(Partnerships for International Research and Education)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과학과 엔지니어링의 영역에 걸쳐 혁신적인 글로벌 연구 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미국 유타대, 뉴욕대 등의 과학자도 참여한다. 한국인 연구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어 주목된다. 김광 교수가 전체 프로젝트를 관리하며 폴 오, 배철성 등 한국인 과학자들이 참여한다.

▲ 전기 활성화 폴리머에 전기를 통하면 형태가 변형된다.

네바다 대학 김광 교수는 소프트 로봇 분야에서 중요한 도전 과제 중 하나는 적당한 물질을 찾는 것이라며 부드럽지만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파워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온 폴리머-메탈 합성체(Ionic Polymer-Metal Composites)'라고 불리는 합성 물질을 활용해 인공근육을 만들 예정이다. 이 물체는 전기가 흐르면 활성화되는 성질을 갖고 있어 형태 변형이 가능하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유타대학 '캠 랭(Kam Leang)' 교수는 “로보틱스 분야는 이제 움직이는 것 뿐 아니라 느끼도록 하는 게 중요해지고 있다”며 전통적인 로봇 공학에선 전기 모터를 사용했지만 PIRE 프로젝트에선 전기 활성화 폴리머(Electroactive polymers) 소재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전기 활성화 폴리머는 동작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소프트 로봇을 위한 강력한 솔루션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연구팀은 이미 이 같은 물질을 3D프린터 재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미 3D프린터를 활용해 인공근육으로 이뤄진 사람 손을 만드는데도 성공했다. 지난 20년 가까이 전기 황성화 폴리머 소재를 연구해온 김광 교수는 소프트 로봇 분야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라며 매일 매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작년말 NSF의 자금 지원이 결정됐으며 이제 연구 초기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