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장애인들은 안내견이나 지팡이의 도움을 받아 길을 걷는다. 간혹 일부 시각 장애인들은 주변의 장애물을 피할 수 있는 첨단 장비를 지니고 다니기도 한다. 이들 장비는 대부분 초음파 센서를 활용해 장애물을 피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가고 있는 길에 갑자기 웅덩이가 나타나거나 움푹 패인 곳을 만난다면 이들 첨단 장비도 무용지물이 되기 쉽다. 대부분 이들 장비가 돌출한 물건을 인식하는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곳을 갑자기 만나면 시각 장애인들은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 있다.

호주 멜버른대학 연구원인 '엘레인 웡(Elaine Wong)'은 발밑에 있는 웅덩이나 움푹 패인 곳, 계단, 인도 경계석 등을 탐지하고 경고해주는 시각 장애인용 탐지시스템을 개발했다고 'IEEE 스펙트럼'이 보도했다. 이 시스템을 보행 보조 도구나 전동 휠체어 등에 장착하면 위험한 장애물을 빠르게 탐지해 장애인에게 알려줄 수 있다. 웡은 이번 연구 성과를 최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IEEE ICC(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munications)’에서 발표했다.

이번에 개발된 탐지시스템은 카메라와 레이저 기술을 활용했다. 사용자의 주변 환경을 분석하기 위해 이미지 처리기술과 기계학습 기술을 접목했다. 아직 프로토타입 제품이지만 90% 이상의 정확도를 갖고 웅덩이나 패인 곳을 탐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시제품 개발 과정에서 웡 연구원은 2개의 레이저 패턴을 테스트에 적용했다, 하나는 격자 모양의 레이저 패턴을 활용했고 다른 하나는 십자선 모양의 레이저 패턴을 활용했다. 레이저는 정상적인 환경의 인도나 길에선 강한 레이저 신호 패턴을 유지하지만 웅덩이나 깊게 패인 곳에선 다른 형태의 레이저 패턴이 나타난다. 레이저가 물건에 부딪혀 다시 돌아오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십자형 레이저 패턴이 격자 무늬의 레이저 패턴을 사용했을때 보다 웅덩이를 찾는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스템은 카메라를 이용해 초당 15프레임의 레이저 패턴을 기록한다. 웡 연구원은 이미지 처리에 머신 러닝 기술을 적용해 웅덩이를 만나면 깜빡이도록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시제품은 보행지원 장치나 휠체어에 맞도록 설계됐다. 웡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2억8500만명이 시각 장애를 겪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된 제품이 상용화될 경우 시각 장애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