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대표 작가 고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나는 고양이로소이다(吾輩は猫である)'로 유명한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말년 모습이 안드로이드 로봇으로 제작된다고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매체들이 7일 보도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일본 니쇼가쿠샤대(二松学舎大)가 문호 나쓰메 소세키(1867~1916년)의 말년 모습을 안드로이드로 제작, 소세키의 표정이나 음성을 재현해 중·고·대학에서 소설 낭독과 강연을 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탑재한다. 소세키는 어린 시절 한학숙(漢学塾:한학을 가르치던 기숙학원)이었던 니쇼가쿠샤에서 공부한 인연이 있다. 사후 100년이 되는 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일본 근대 문학의 출발인 나쓰메 소세키는 38세라는 늦은 나이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소설을 처음 발표하면서 당대의 삶과 사회를 생생하고 우스꽝스럽게 그려내 호평과 반향을 일으키면서 유명세를 탔다. 고양이를 1인칭 관찰자 시점의 화자로 내세운 작품이다. 중학교 영어 선생인 구샤미를 주인으로 둔 오만하고 방자하기 이를 데 없는 고양이가 사람들의 동정과 관심을 한 몸에 받고는 자신이 고양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인간 세계의 일원이라는 터무니없는 망상에 사로잡혀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았다.

안드로이드 로봇 제작은 오사카대 이시구로 히로시 교수가 맡는다. 히로시 교수는 인간국보 락쿠고(落語, 일본 전통 만담의 한 종류)가인 고 가쓰라 베이초(桂米朝)와 탤런트 마츠코 디럭스의 안드로이드 로봇을 만들어 큰 화제가 되었다. 소세키 안드로이드 로봇의 얼굴은 사망 당시 실제 찍은 데스 마스크를 3D로 스캔한 것과 여러 사진을 바탕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신장 159cm였던 소세키와 체격이 유사한 손자 나츠메 후사노스케(夏目房之介) 가쿠슈인대(学習院大) 교수가 다양한 문장을 읽는 것을 녹음해 목소리 만든다. 몸은 의자에 앉은 자세로하고 높이는 130cm 정도. 인공 지능(AI)을 이용해 간단한 회화가 가능하도록 한다.

나츠메 후사노스케 교수는 "소세키의 진실한 모습을 재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현대인이 안드로이드를 통해 소세키 상(像)을 만들어가는 것이 매우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시구로 교수는 "로봇공학이 문학에 새로운 연구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