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디메이트사의 빨래 개는 로봇

세탁기와 건조기의 발명으로 빨래를 세탁하고 널어야 하는 수고로움에서는 벗어났지만 그렇다고 빨래를 개는 노동에서 해방된 것은 아니다. 건조기를 쓰더라도 빨래 개기의 영역은 여전히 사람의 몫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이것마저도 기계가 대신 해준다면? 그런 날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 폴디메이트(FoldiMate)사는 최근 빨래 개는 로봇을 개발하고 예약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지가 밝혔다. 이 로봇은 높이 81cm, 폭 71cm, 깊이 79cm의 크기로, 무게는 30kg. 서류 박스 모양을 하고 있으며 정돈되지 않은 셔츠, 상의, 바지 등을 집어넣으면 단 몇 초만에 개어 말쑥한 형태로 배출해준다. 다림질이 필요한 옷은 마지막 단계에서 스팀기능을 이용해 구김을 펴준다.

이 로봇은 여러 개의 트레이 구조로 돼있으며 트레이 하나에 옷 하나가 할당된다. 옷이 트레이 안으로 들어가면 센서가 의류의 형태를 파악한 다음 여러 개의 로봇 팔들이 옷을 개는 작업에 투입된다. 폴디메이트사는 옷 하나를 개는데 약 10초 정도 소요되며 한꺼번에 15개에서 20개 정도의 옷을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매번 빨래를 다리거나 옷을 개는 수고로움을 덜어주지만 문제는 역시 가격이다. 북미 시장에서 700달러에서 850달러로 책정돼 우리나라 돈으로 치면 약 100만원. 빨래 개는데 드는 비용치고는 부담스럽다. 또 속옷이나 침대 시트나 식탁보처럼 크기가 큰 세탁물은 아직 처리가 어렵다.

컨셉은 간단해보여도 이 기계를 개발하기 위해 폴디메이트는 수년간 경험 많은 로봇 기술자팀들과 공동 작업을 해왔다. 업소용 제품은 2014년 출시됐으며 가정용 버전은 내년 출시 예정이다. 현재 예약 주문을 받고 있는데 이미 1만 1000명이 등록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빨래 개는 로봇은 폴디메이트가 처음이 아니다. 일본 기업인 세븐드리머 래버러터리는 파나소닉, 다이와 하우스와 손잡고 지난해 10월 세탁, 건조, 빨래 개기까지 가능한 ‘론드로이드’라는 로봇을 선보였으며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에 출품, 큰 관심을 얻었다. 그러나 빨래 하나를 개는데 필요한 시간이 5분 이상으로 실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