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저 센서로 인간의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파악해 경기의 판정에 필요한 수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뽑을 수 있다.

일본 후지쯔가 17일 인간의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레이저 센서와 골격 인식 기술을 응용해 체조경기의 채점을 지원하는 기술을 발표했다. 일본체조협회와 연계해 올 가을부터 실증 실험을 시작,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실용화 하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레이저를 1초당 230만회 쏘아서 인간의 모양과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3D 데이터를 바탕으로 관절 위치 등의 3차원 좌표를 추정해 팔꿈치와 무릎을 구부린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골격인식기술도 활용한다. 경기의 판정에 필요한 수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뽑아 심판이 채점에 참고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모션 캡처와는 달리 선수의 몸에 센서를 장착할 필요가 없어 연기에 방해를 주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이 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기술은 2012년 개발되었지만, 레이저의 사출기와 경기자와의 거리가 멀어 해상도가 낮아지면서 스포츠에 적용하는게 어려웠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난 4년간 거리에 따라 레이저의 화각(画角)을 조정해 해상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골격인식기술도 개선해 일본 체조 협회가 선수 데이터와 테스트 환경을 제공하면서, 실용 가능한 수준까지 정밀도를 높일 수 있었다.

"도쿄 올림픽 체조 경기는 로봇이 채점하는 것이 아니냐"- 국제체조연맹의 슈세 와타나베 이사는 작년 10월 후지쯔 담당자와 "이런 말을 나눈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관객입장에서 보면 연기중인 기술을 잘 알지 못하고, 기존의 채점방식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매력이 반감할 수 있다"고 와타나베 이사는 지적했다. 채점과 지도의 정확도 향상 뿐만 아니라 관객이 기술과 난이도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도록 배려해 "체조의 매력을 전달하고, 업계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와타나베 이사는 밝혔다.

일본체조협회의 에이토쿠 니기 회장은 "최근 체조의 기술은 '초인적'으로 진보하고 있다"며 "연기가 고속화·복잡화해 육안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4년에 한 번 규칙 변경도 이루어져 심판이 기술을 보지 못하는 사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후지쯔의 히로노 미츠토시 상무는 "이 기술을 응용해 채점 이외에 선수의 지도와 연습에 실제 활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체조경기 뿐만 아니라 피겨 스케이팅과 다이빙 경기 등 다른 채점 경기에도 도입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