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라인에 투입되는 산업용 로봇들은 대부분 하나의 작업만을 수행한다. 부품을 다른 장소로 옮기거나, 부품을 삽입하고 용접을 하는 등 단일 작업을 빠른 속도로, 그리고 정확하게 처리한다.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일은 아직까지는 산업용 로봇의 영역이라기 보다는 생산 현장 근로자들의 몫이다.
‘IEEE 스펙트럼’에 따르면 MITㆍ코넬대ㆍ조지아텍 등의 로봇 과학자들은 산업용 로봇들이 함께 힘을 합쳐 무거운 물건을 들어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은 물론이고 나사 조이기, 부품 정렬, 구멍 맞추기, 커넥터 삽입 등 등 복수의 작업을 협력해 수행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로봇이 하나의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작업을 함께 수행하는 것이다.
이들 연구진들은 작년말 ‘국제 로보틱스 리서치 저널’에 ‘로봇 팀의 다중 규모 조립(Multi-scale assembly with robot teams)’이라는 제목으로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이번 연구에는 MIT CSAIL(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 다니엘 러스 소장, 코넬대 로스 네퍼, MIT의 최창현, 조지아텍의 헨릭 크리스텐슨 등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로봇들이 복수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계층적 계획 접근법(hierarchical planning approach)’을 시도했다. 3대의 이동형 로봇에 협업 로봇인 쿠카 로보틱스의 '유봇(youBot)' 3대를 올려 정해진 미션을 함께 수행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우선 로봇 한대가 들기 어려운 부품을 2대의 로봇이 그리퍼를 활용해 집어올린 후 근처에 있는 작업대로 이동해 부품을 조립하도록 했다. 이후 3대의 쿠카 로봇은 나사 조이기, 구멍 맞추기, 부품 정렬 작업 등을 협력해 같이 수행했다. 연구팀은 4대의 쿠카 로봇을 사용해 패스너 삽입 공정도 수행했는데 80% 이상의 성공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간 공동 협력 작업은 다른 로봇의 작업과 작업의 진도를 파악하고 부품의 정렬, 삽입 등 과정에서 로봇 상호간에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주어진 작업을 차질없이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로봇간 협력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뤄지느냐에 따라 향후 산업용 로봇과 협업 로봇의 미래도 상당 부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