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 일종의 착시 현상이 존재한다“

지난 11일 코엑스에서 열린 ‘2016 제 31회 제어로봇시스템학회 학술대회’ 부대행사인 ‘자율주행기술 포럼’에서 자동차부품연구원 이재관 박사는 ‘자율주행자동차의 산업적 접근’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 자동차부품연구원 이재관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 박사가 주장하는 '착시 현상'이란 국내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과 관련해 개발자들과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일종의 오해를 말한다. 그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착시 현상을 역량 착시, 환경 착시, 시장 착시, 레벨 착시 등으로 구분해 설명했다. 금방이라도 자율주행 자동차가 출시될 것처럼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데 실제 자동차 업체가 자동차 모델을 내놓는 데는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며 자율주행 자동차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자율주행 시나리오에 따라 법ㆍ제도가 달라진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역량을 과대 평가하고 시장이 금방 확대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도 일종의 착시라고 주장했다.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를 자율주행 기술로 오해하는 경향도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 박사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인력이나 기술 수준이 우리의 상상을 넘는다며 국내 업체들의 경각심을 촉구했다.

ETRI 한우용 박사는 ‘운전자 협력 자율주행 시스템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 기술’을 주제로 발표했다. ETRI의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은 그동안 별로 소개되지 않았는데, 한 박사는 이날 ETRI의 개발 상황을 비교적 소상하게 소개했다. ETRI는 운전자 협력주행 시스템, 일명 ‘Co-Pilot’을 개발하고 있다. 비행기의 부조종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다. 자율주행 모드에 전적으로 맡겨놓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와 자율운전시스템이 상호 보완하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박사는 소프트웨어의 재사용 필요성도 제기했다. 다양한 차량에 탑재할 수 있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재사용한다면 개발 비용과 기간이 단축될 것이란 주장이다.

▲ 국민대 김정하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국민대 김정하 교수는 ‘자율주행의 위험도 판단을 위한 동적 물체 데이터 취득’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자율주행 자동차 주변에 있는 30개에 달하는 동적 물체의 데이터 기술 분석을 통해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성을 높였다. 김 교수는 서울 내부순환도로와 같은 복잡한 도로 상황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김 교수는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 쏟아 붙는 자금과 인력이 엄청나다며 자금력과 인력에서 열세에 있는 국내 업계와 기관들이 빨리 대책을 세워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포럼에선 서울대 이경수 교수(Integrated Risk Management-based Automated Driving), 아주대 송봉섭 교수(Environment Representation for Autonomous Driving) 등도 그동안 연구해온 자율주행자동차 관련 기술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