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이 놀라운 수준으로 발전했지만 귀ㆍ연골ㆍ근육은 아직 3D 프린터로 제작하는게 매우 힘든 조직이다. 사람에게 이식했을 때 생체 조직과 궁합이 잘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상적으로 신경이 만들어지고 혈관도 생겨야한다. 당연히 이식한 후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어야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다.

물론 그동안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 '오르가나보(Organavo)'라는 업체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신장 조직을 만들었고, 호주의 한 연구기관은 뇌 조직을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로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들 조직을 사람에게 이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기술이 안정적이지 않고 사람에게 이식하기에는 크기가 너무 작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웨이크포레스트 의과대학 ‘앤서니 아탈라’ 교수팀은 귀, 연골, 근육 등 조직을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후 쥐에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를 과학전문 저널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기고했다.

'더 버지' 등 매체 보도에 따르면 앤서니 아탈라 교수는 3D 바이오 프린티로 제작한 인공 조직 및 장기의 안정적인 이식을 위해 ‘ITOP(The Integrated Tissue and Organ Printing System:통합 조직 및 장기 프린팅 시스템)’라는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연골 등 조직을 만들고 있다.

▲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귀

이번에 개발된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은 생체 분해가 가능한 플라스틱 물질, 사람ㆍ쥐 등에서 추출한 살아 있는 세포, 폴리머 등을 소재를 활용해 귀, 연골, 뼈 등 조직을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실제 연골, 근육 등으로 이뤄진 사람 귀 모양의 조직을 3D 프린터로 제작해 쥐에 이식한 후 5개월 동안 관찰했다. 관찰 결과 플라스틱과 폴리머 부분은 생분해되고 세포 부분은 정상적으로 자라 신경, 혈관 등을 생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귀 조직은 연골을 형성했으며 근육 부분은 신경을 생성했다. 또 인간 줄기세포를 이용해 프린팅한 뼈 조직은 정상적으로 혈관의 형성을 자극했다.

이번 실험은 쥐를 대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실제 사람에게 이식하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과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기술적으로 매우 진일보한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으로 연구팀은 혈관 조직이 없는 연골 조직을 사람에게 우선 적용하고, 향후 근육이나 뼈 조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미군의 자금 지원으로 이뤄졌다. 미군과 웨이크 포레스트 의과대는 향후 이 기술을 더욱 진전시켜 전쟁에서 부상당한 군인들에게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