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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로봇의 현재와 미래'네이처' 지 소프트 로봇 특집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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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18  13: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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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로봇에 대한 연구가 최근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메탈 형태의 딱딱한 로봇의 결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부각되면서 응용 분야도 점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학전문 잡지인 ‘네이처’지는 최신호에서 소프트 로봇 연구 최신 동향과 의미를 짚는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주요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 라스치 교수가 개발한 로봇 문어
네이처에 따르면 소프트 로봇에 대한 최초의 시도는 지난 2007년 이탈리아의 로봇 과학자인 ‘세실리아 라스치(Cecilia Laschi)'에 의해 이뤄졌다. 이탈리아 피사에 위치한 'Sant'Anna School of Advanced Studies' 교수인 라스치 교수는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에게 살아있는 문어를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그의 부친은 낚시를 취미로 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잡아온 문어를 소금물 수조에 넣고 라스치 교수와 제자들은 문어들이 멸치나 게를 어떻게 잡는지를 관찰했다. 그리고 문어의 동작을 모사한 소프트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결국 연구팀은 문어의 촉수처럼 꿈틀대며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고 수축 팽창이 가능한 인공 촉수를 만들어냈다. 이 인공 촉수는 스프링과 와이어로 이뤄졌다.

<왜 소프트 로봇인가>

로봇 과학자들은 지난 10여년동안 주로 딱딱한 금속성 몸체를 갖춘 로봇 개발에 주력했다. 인간과 동물에 영감을 얻어 딱딱한 골격을 갖고 있는 로봇 개발에 주로 관심을 가진 것이다. 이들 기계들은 관절과 다리의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예측 가능하도록 설계됐으며,프로그래밍 과정도 매우 복잡하고 세심하게 이뤄져야 했다.

산업용 로봇의 예를 든다면 대부분 금속성 로봇들은 자동차 조립라인이나 생산공장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을 대신한다. 이들 로봇들은 속도, 힘, 반복적인 동작이 중시된다. 프로그래밍 과정도 매우 전문적이며 로봇의 제어도 매우 정교하게 이뤄진다. 만일 프로그래밍된 패러미터 값을 벗어나면 로봇은 오작동을 일으킨다. 오작동을 우려해 산업용 로봇들은 일정 공간에 갇힌 채 작동된다.

이에 비해 문어, 애벌레, 물고기 등 유연한 동물에서 영감을 얻은 소프트 로봇은 매우 치밀한 컴퓨팅 연산을 요구하기 보다는 훨씬 유연하고 탄력성 있는 재료를 활용하면서 주변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소프트 로봇은 동물의 근육이나 힘줄을 흉내낸 와이어와 스프링 등으로 구성된다. 종전의 딱딱한 로봇 골격과 관절을 버렸다. 소프트 로봇은 관절과 골격으로 이뤄진 딱딱한 로봇과는 달리 뻗치고 구부리고 사이즈나 크기를 바꾸는 게 자유롭다. 프로그래밍 방식도 바뀐다. 완벽한 프로그래밍으로 로봇의 모든 움직임을 제어하기 보다는 재료의 유연한 특성에 맡게 둔다.

소프트 로봇 연구자인 미국 하버드대학 '조지 화이트사이즈(George Whitesides)' 교수는 “생물학을 연구하면 동작, 센싱, 그리핑, 사냥, 수영, 걷기, 미끌어지기 등에 관한 믿을 수 없는 솔루션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같은 해결책은 딱딱한 로봇 분야에는 열려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프트 로봇에 관한 연구를 처음으로 시작한 라스치 교수는 “초반에는 전통적인 로봇 컨퍼런스에선 논문도 받아주지 않았으나 지금은 오로지 소프트 로봇을 주제로 세션이 만들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소프트 로보틱스’라는 전문 저널도 생겼고 ‘소프트 로보틱스 툴 킷’이라는 개발 자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소프트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는 폴리머 분야의 기술발전도 한몫했다. 특히 몰딩, 캐스팅, 3D프린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로봇의 맞춤형 형태로 제작이 가능해졌다는 것. 이는 로봇 과학자들에게 보다 자유롭게, 그리고 빠르게 소프트 형태의 로봇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소프트 로봇 개발 동향>

현재 소프트 로봇의 구조에 관한 연구가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라스치 교수가 개발한 인공 촉수는 얇은 금속 케이블과 형성 기억 합금으로 제작된 스프링으로 이뤄져 있다. 메사추세츠주 메드포드에 위치한 터프츠대학의 '배리 트리머(Barry Trimmer)' 교수는 ‘박각시나방 유충(Tobacco hornworm)’을 연구하면서 소프트 로봇 애벌레를 3D 프린터로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애벌레처럼 꿈틀 거리면서 이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소프트 로보틱스‘ 저널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트리머 교수는 “애벌레와 같은 동작이 가능한 로봇을 개발하면 앞으로 재난 지역에서 붕괴된 건물이나 잔해 속을 파고 들어갈 수 있는 소프트 로봇의 개발 및 적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 대학 '조지 화이트사이즈‘ 교수는 불가사리에 영감을 얻은 폴리머 기반 로봇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 소프트 로봇은 공기를 동력으로 움직인다. 각 다리는 내부에 주머니와 통로를 갖고 있는데 탄력성이 다른 두개의 재료 사이에 놓여 있다. 로봇의 서로 다른 부분에 공기를 주입하면 불균형적으로 부풀고 구부리는 동작이 가능해진다. 화이트사이즈 교수팀은 피아노 음악을 연주하는 디바이스를 개발했으며 장애물을 돌파하는 4족 소프트 로봇도 개발했다.

대부분 소프트 로봇이 실험실 수준에 불과한데 비해 화이트사이즈교수는 실제 활용될 수 있는 산업용 로봇 그리퍼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전통적인 산업용 그리퍼는 물건의 위치, 형태, 크기 등을 정확하게 알아야만 물건을 집어 올릴 수 있다. 또 집을 수 있는 물건도 특화되어 있다. 병을 집는 그리퍼, 장난감을 집는 그리퍼, 옷을 집는 그리퍼가 따로 존재한다. 생산 라인을 확대하면 해당 작업에 맞는 그리퍼를 구입해야만 한다. 당연히 생산 시설을 새로 도입할때 마다 구입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

지난 2013년 화이트사이즈 교수 연구 프로젝트팀에서 분사한 스타트업인 ‘소프트 로보틱스’라는 기업은 고무로 만들어진 로봇 집게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450만 달러의 투자 자금을 유치했다. 소프트 로보틱스의 대표인 ‘칼 바우스(Carl Vause)’는 “우리는 힘 센서나 피드백 시스템 없는 로봇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 로봇은 비정형의 물건을 확실하게 잡을 때까지 집게를 조일 수 있다. 탄성 폴리머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공기펌프를 통해 구부리는 동작이 가능하다. 버섯, 딸기, 통통한 토마토를 쉽게 잡을 수 있다. 소프트 로보틱스는 작년 6월 처음으로 소프트 그리퍼를 출시했다. 현재 6개 고객사와 패키징이나 음식물 다루기 등 실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 소프트 로보틱스가 개발한 소프트 그리퍼
보스턴에 위치한 로봇기업인 ‘엠파이어 로보틱스‘는 스트레스볼(Stress ball:물렁물렁한 고무 공으로 스트레스 해소나 악력을 키우는데 사용됨)을 닮은 로봇 그리퍼인 ’버사볼(Versaball)‘을 개발했다. 볼 내부에 있는 모래 입자와 공기 밸브를 이용해 그리퍼의 딱딱한 성질과 부드러운 성질을 바꿀 수 있다. 버서볼은 최대 9kg의 물건을 순식간에 들어올릴 수 있다.

▲ 버사볼
소프트 로봇 연구자들은 이제 로봇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는 개선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카네기 멜론대학의 과학자인 박용래씨는 신축적인 전자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여러장의 실리콘 고무 사이에 ‘액체-금속’ 회로를 갖추고 있는 검(gum) 형태의 패치를 만드는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패턴으로 ‘액체-금속’ 회로를 만들면 소프트 로봇이 늘어나거나 짓눌리는 것을 인지할수 있고 방향도 알 수 있다. 코넬대학의 로봇 과학자인 ‘로버트 쉐퍼드’도 소프트 로봇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신축성 피부 소재의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신축성 있는 센서 기술은 웨어러블 로봇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과학자 ‘코너 월쉬’는 미군의 자금을 지원받아 부드러운 ‘엑소슈트(Exosuit)’를 개발하고 있다. 이 엑소슈트는 외골격 로봇 처럼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오랫동안 걷는 게 가능하지만 착용자가 자연스러운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나일론, 폴리에스터, 스판덱스 소재로 만들어진다. 소형의 위치 및 가속도 센서가 부착되어 착용자의 보행 행동을 모니터링한다.

미국 퍼듀대학의 기계공학자인 ‘레베카 크레머’는 전기의 흐름에 반응하는 로봇 패브릭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형상 기억합금으로 모슬린(muslin) 시트를 만들어 테스트했는데 최대 60%까지 길이를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액체 형태의 금속으로 채워진 실리콘 필라멘트를 만들어 향후 노인이나 장애를 입은 사람이 옷깃이나 소매에 사용하면 이동을 용이하게 할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소프트 로봇의 미래>

로봇 과학자들은 소프트 로봇이 전통적인 의미의 로봇을 대체할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큰 힘이나 속도, 정밀도를 요구하는 분야에선 여전히 딱딱한 로봇이 유리하겠지만 사람과 같이 협력하거나 소통해야하는 분야에선 소프트 로봇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라스치 교수 연구팀은 현재 완벽한 형태의 로봇 문어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언젠가는 로봇 문어가 바다 밑을 기어다니면서 해저 조사 활동을 벌일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라스치 교수 역시 미래에는 소프트 로봇과 딱딱한 로봇이 결합되어 사용될 것으로 봤다. 예를 들어 영국 런던 킹스 컬리지에선 라스치의 인공 촉수 기술을 접목한 외과수술용 내시경을 개발하고 있다.

한편 오는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탈리아 해양도시인 ‘리보르노’에서 국제 소프트 로봇 경진대회인 ‘로보소프트 그랜드 챌린지(The RoboSoft Grand Challenge)’가 처음으로 열린다. 모두 10개팀이 출전해 소프트 로봇 기술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EU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 ‘세실리아 라스치’ 교수는 과학 코디네이터를 맡고 있는데, 그녀는 이번 대회가 새로운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치 교수는 처음 로봇 문어를 만든다고 달려들었을때 많은 사람들이 그걸 왜 만드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녀는 이 같은 질문에 “왜 만드는지 나도 모른다. 하지만 개발되면 앞으로 여러 용도에 쓰임새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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