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덴마크 로봇 과학자인 '헨릭 샤르페(Henrik Scharfe)'가 개발한 안드로이드 로봇 '제미노이드 DK(오른 쪽)'. 안드로이드 로봇이 외모뿐 아니라 사람과 유사한 능력을 갖춘다면 사람들은 안드로이드 로봇에 어떤 인식을 갖게 될까.

사람과 똑 같은 외모를 갖고 있는 안드로이드형 소셜 로봇이 사람의 정체성 인식에 큰 위협이 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트렌토대학 '프란체스코 페라리'와 '마리아 파올라 팔란디노' 교수, 호주 퀸즐랜드대학 '조랜더 재튼' 교수 등 로봇 과학자들은 최근 '국제 소셜 로보틱스저널(IJSR)'에 공동으로 기고한 논문에서 기계를 닮은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안드로이드 로봇에 대해 일반인들이 갖는 인식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논문 제목은 ‘인간-기계간 차별성:의인화된 안드로이드 소셜 로봇의 인간 특성 위협(Blurring Human-Machine Distinctions:Anthropomorphic Appearance in Social Robot As a Threat to Human Distinctiveness)'이다.

논문 저자들은 이번 연구에서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기계를 닮은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안드로이드 로봇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안드로이드 소셜 로봇을 접했을 경우 인간 정체성에 관해 가장 높은 수준의 혼란과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1970년대 일본의 로봇 공학자 '모리 마사히로' 박사가 처음으로 제기한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이론을 상기시킨다. ‘불쾌한 골짜기’ 이론은 로봇의 외양이 사람과 가까워질수록 호감도가 증가하다가 ‘거의 비슷하지만 다른’ 단계에서는 불쾌함을 느낀다는 이론이다. 마사히로 박사는 불쾌한 단계를 지나 로봇이 사람과 완전히 똑같아지면 다시 호감도가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소셜 로봇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심리적인 장벽을 조사하기 위해 이뤄졌다. 소셜 로봇이 가정에 보급되기 위해선 사람들이 친근감을 가져야하기 때문이다. 향후 외모뿐 아니라 능력면에서 사람과 유사해지는 안드로이드 소셜 로봇이 도입되면 사람들이 사회심리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알아야 한다.

연구자들은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기계를 닮은 로봇에서부터 완벽하게 사람을 닮은 안드로이드 로봇에 이르기까지 사진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인식의 수준을 조사했다. 실험 결과 안드로이드 로봇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의 우려감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과 사람간 차별성이 없어지면 과연 인간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높아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연구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국제 소셜 로보틱스저널(IJSR)'을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