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카 로보틱스는 독일 산업용 로봇업체다. 세계 각국의 제조업 현장에 쿠카의 산업용 로봇이 설치 운영되고 있다. 산업용 로봇은 중후 장대한 제품으로, 생산공장에나 어울릴법한 로봇이다. 그런데 미국 UCLA 재활센터에 산업용 로봇인 쿠카 로봇이 터를 잡았다. UCLA가 산업용 로봇을 도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캘리포니아주 UCLA 재활센터 산하 '정형 바이오메카닉스연구소(Orthopaedic Biomechanics Laboratory)'는 쿠카의 산업용 로봇을 도입, 무릎 부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높이만 2.4미터를 넘는 대형 로봇이다. 원래 이 로봇은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생산공장에서 조립 작업에 투입됐다 퇴역했다. 퇴역후 UCLA 재활센터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것이다. 쿠카 로봇은 ‘전방십자인대(ACL)’ 파열 등 무릎 부상에 관한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 쿠카 로봇을 이용해 무릎 인대에 압력을 가하는 시험을 하고 있다.

연구팀은 쿠카 로봇을 이용해 맞춤형 센서를 탑재한 무릎 시료에 압력을 가하는 시험을 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쿠카 로봇이 무릎에 작용하는 힘의 세기와 무릎의 파열 등을 분석하는 것이다. 쿠카 로봇은 무릎에 가해지는 큰 힘을 시뮬레이션하는데 필요한 의료시험장비인 셈이다.

무릎은 걷거나 운동을 할 때 사람 몸무게의 2~3배에 달하는 힘을 견뎌낸다. 몸무게 100kg의 미식 축구선수가 전력 질주할 때 500kg을 넘는 힘이 무릎에 가해진다고 한다. 다리 윗부분과 다리 아랫부분을 연결하고 동작을 원활하게 해주는데 핵심적인 부위가 바로 십자인대다. 운동선수들이 전력 질주를 하는 과정에서 다리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방향이 틀어지는데 인대가 이 압력을 견뎌내지 못하면 인대파열 등 손상이 일어난다. 대표적인 손상 부위가 바로 전방십자인대 (ACL) 파열이다.

특히 미식축구, 농구, 체조 선수 등이 전방십자인대 부상으로 선수 생활에 위기를 겪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선수 생활을 중단하기도 한다. 일반인들도 십자인대 부상으로 일상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들의 전방십자인대 손상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내에서만 매년 평균 20만 명 이상이 ACL 파열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UCLA 스포츠 메디컬 센터 소속 '데이비드 맥엘리스터' 박사는 700명에 달하는 대학 운동선수들을 관리하고 있다. 그는 ACL 파열 등 환자를 대상으로 재건수술을 하기도 하는데 재건수술을 받더라도 인대가 다시 손상되는 일이 빈번하다.

맥엘리스터 박사는 쿠카 로봇을 이용해 새로운 무릎 재건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무릎 시료에 쿠카 로봇으로 압력을 가해 무릎의 파손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다. 쿠카 로봇을 도입하기 전에는 미식 축구 경기 장면을 녹화한 영상을 보면서 무릎 손상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이중 다발 전방십자인대(ACL) 재건술' 과 같은 새로운 치료기술을 연구하는 데 쿠카 로봇이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