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체모사 로봇 특별 세션 좌장을 맡은 서울대 조규진 교수

정형화된 환경을 벗어나 비정형화된 환경에서 인간을 대신해 활동할 로봇을 만들기 위해 생체모사 로봇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하고 아울러 정책적인 관심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휘닉스 파크에서 열린 '제11회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에선 ‘생체모사 로봇‘을 주제로 특별세션이 열렸다. 이날 특별세션은 서울대 조규진 교수가 좌장을 맡아 '고속 고효율로 달리기 위한 MIT 치타 로봇의 시스템 디자인(석상옥 네이버 랩스 박사)' , '지면보행 소형 자연모사 로봇의 연구(윤동원 KIMM 박사)' , '유연한 관절을 이용한 생체모방로봇(박용재 선문대 교수)' , '생체모사 로봇 필봇(Pillbot)과 랩터(Raptor) (박종원 원자력연구원 박사)' 등의 주제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이날 특별 세션에 참가한 주제 발표자들은 자신이 연구해 온 다양한 종류의 생체모사 로봇들을 소개했다. 생체모사 로봇을 연구하고 있는 젊은 발표자들은 자연이라는 비정형화된 환경에서 이미 자유자재로 활동하고 있는 생명체들을 모사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연구방향이라며 자신들의 연구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

▲ 주제 발표를 하고 있는 네이버 석상옥 박사

네이버 석상옥 박사는 생체모방(자연모사) 로봇을 인간이나 곤충과 같은 동물의 구조, 운동, 감각 등을 모사하거나 변형하여 로봇에 적용하는 기술로 정의했다. 석 박사는 생물학, 생태학 등의 학문에서 동물의 구조 및 움직임에 대한 데이터가 다년간 축적되고 있으며, 최근 전자공학, 컴퓨터 공학의 급속한 발전으로 시스템의 고효율화, 저가격화, 소형화 추세에 따라 생체모방 로봇에 대한 연구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석 박사는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 로보틱스인 지렁이 로봇과 MIT 시절의 치타로봇에 대해 설명하면서 치타의 뛰는 동영상 모습을 수없이 보면서 행동을 분석했다고 전하며 여러가지 연구를 하면서 겪었던 실패 경험담도 진솔하게 소개해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석 박사는 "미래 교통 수단의 하나로 치타 로봇을 만들었다"고 말해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 주제 발표를 하고 있는 한국기계연구원 윤동원 박사

한국기계연구원( KIMM) 윤동원 박사는 목도리 도마뱀 로봇과 버클리에서 포닥시 개발했던 바퀴벌레 로봇(Cockroach Robot) 등 지면보행 소형 자연모사 로봇을 소개했다. 당시 개발한 바퀴벌레 로봇은 크기가 100mm정도의 소형로봇으로 바퀴벌레의 구조와 보행을 모사하여 만들어진 로봇이다. 윤 박사는 생체모사 로봇과 관련해 독일, 미국, 스위스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독일의 스마트버드는 갈매기를 모사하여 만든 비행로봇으로 기존의 고정익에 비해 방향전환성이 우수하다. 미국의 랍스터 로봇은 바닷가재를 모사하여 만든 로봇으로 해안이나 수중에서 바닥을 수색하는데 사용된다. 또 다른 미국의 로보 튜너(Robo Tuna)는 참치를 모방한 물고기 로봇으로 탐색이나 군사적 정찰의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스위스의 4족 로봇치타는 치타의 운동을 모사한 로봇으로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4족 로봇을 구현했다.

▲ 주제 발표를 하고 있는 원자력연구원 박종원 박사

원자력연구원 박종원 박사는 생체모사 로봇 필봇(Pillbot)과 랩터(Raptor)를 소개했다. 박 박사는 어린시절 시골에서 자라면서 많이 보고 장난도 친 공 벌레(Pill Bugs)를 직접 키워가면서 공 벌레의 보행패턴 분석을 통해 소형 로봇의 주행 메커니즘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또 랩터의 경우 치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며 랩터(Raptor)라고 불리는 이 로봇은 빠르게 달려 먹잇감을 사냥했던 육식공룡 벨로시랩터(Velociraptor)를 모방하여 두개의 민첩한 다리와 꼬리 역할을 하는 메커니즘으로 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날렵하고 민첩한 다리 설계로 시속 46km의 인상적인 속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 주제 발표를 하고 있는 선문대 박용재 교수

선문대 박용재 교수는 유연한 관절을 이용한 생체모방 로봇으로 로봇 물고기를 소개했다. 로봇 물고기의 경우 꼬리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유속의 문제가 발생하고 이것은 곧 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소개했다.

▲ 패널 토의 참석자들이 자리에 않아 토의를 하고 있다. 사진 좌로부터 석상옥 박사, 윤동원 박사, 박종원 박사, 박용재 교수

조규진 서울대 교수의 진행으로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석상옥 박사는 우리는 자연에서 많은 힌트를 얻을 수가 있다며 그러한 점에서 생체 공부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공간에서 서로 인터랙션하는 로봇을 만들려면 생체모사 로봇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동원 박사는 생체모사 분야가 로봇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쪽에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생체모사 로봇 분야는 어떻게 보면 로봇에 있어서 기초과학적인 분야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박종원 박사는 우리가 로봇을 개발하는 이유는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을 시키기 위해서인데 그런면에서 생체모방적인 요소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용재 교수는 이쪽 분야가 재미있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자연 모사 로봇을 연구한다고 하면 자연에는 동식물이 엄청나게 많다. 그래서 연구할 소재들이 무궁 무진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