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대 첩보영화에는 종종 꿀벌크기의 전자장치가 금지된 방에 날아 들어가 요인의 대화를 녹음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장치에 대한 상상력이 구체화된 것이 무인항공기 '드론'이다.
'드론'은 지난번 항공모함 이착륙 실험에 성공한 전투기 모양에서 부터 1센트짜리 미국동전의 지름보다 작은 크기까지 용도와 성능, 외형에 따라 종류만 수백종에 이른다고 한다.
'드론'처럼 수많은 버전의 등장 가능성을 점치게 해주는 로봇이 '스타'(STAR : Sprawl Tuned Autonomous Robot)이다. '스타'는 그러나 날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바퀴벌레 처럼 빠르게 움직이기도 하고, 때로는 납짝 엎드려 굼벵이처럼 기어다니는 로봇이다. '스타'가 새삼 주목받는 것은 그 용도이다.
'스타'는 아직 완성단계라서 현재로선 정확하게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스타'가 활동하는 동영상(버전3)을 보면 그 쓰임새나 다양한 버전의 출현가능성은 '드론'을 능가했으면 했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스타'가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회로기판 같은 부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부품이 3D프린터로 출력한 것들이라는 점이다.
올초 UC버클리대의 생체모방연구소(Biomimetic Millisystems Lab.)이 공개한 '스타'는 크기가 황소개구리만하고 납짝 엎드리거나 상체를 일으킨 형태로 평평한 바닥과 자갈밭을 기어다닌다. 프로펠러를 연상시키는 6개의 다리는 180 도 구부릴 수 있어 어떠한 환경에서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장애물을 만났을 때는 자연스럽게 돌아가거나 돌파하지만 35mm 정도의 문틈은 상체를 낮춰 통과할 수도 있다. 평평한 바닥에서는 사람보다 빠른 초속 5.2m로 달려갈 수 있다. 1초에 400도 정도(400 deg/s) 회전도 가능하다. 몸체에 고해상도 카메라가 탑재되는 것은 기본이다.
▲ UC버클리의 생체모방연구소가 개발한 '스타'
'스타'의 이같은 면모는 앞으로 활용 여하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특히 사람의 손과 팔이 닿지 못한 좁은 공간이나 위험한 재난공간 등에 대한 적재적소에 투입이 기대된다. 첩보영화에서 처럼 요인의 대화 녹취나 동태 감시에 투입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터이다.
게다가 '스타'는 대부분의 부품이 3D프린터로 만들어 낼 수 있어 재난이나 수색 작업중 손상된 부품을 쉽게 교체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