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인류의 대표적인 축제 행사 중 하나였던 불꽃놀이가 사라질 운명에 처할지도 모르겠다. 비현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허무맹랑한 얘기는 아니다.
실제로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불꽃놀이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드론이 차지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그는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 기조 연설에서 “미래에는 위험의 소지가 있는 불꽃놀이가 사라지는 대신 드론이 밤하늘을 수놓을 것”이라고 했다. LED 광원을 탑재한 드론이 공연예술로 승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사실 불꽃놀이는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으면서 사람들에게 감탄을 자아내지만 뜻하지 않게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불꽃놀이를 하는 인근 지역 사람들이 폭죽 소리 때문에 놀라는 경우가 많고 불발탄이 엉뚱한 곳에 떨어져 불이 나는 경우도 가끔 있다. 게다가 불꽃놀이의 부산물인 쓰레기도 생긴다.
실제로 인텔은 오스트리아의 ‘아스 일렉트로니카 퓨처랩’과 공동으로 작년 11월 100개의 드론을 밤하늘에 띄우는 ‘드론 100’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00개의 드론이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5번 교향곡에 맞춰 밤 하늘을 날면서 빛의 향연을 펼쳤다. 물론 드론은 사전에 프로그램된 경로를 따라 움직이면서 빛을 발산했다. 이번 공연의 영상물은 작년 제작됐지만 실제로는 크르자니크 CEO가 'CES 2016' 기조 연설에서 처음 소개됐다.
이번 공연에서 인텔은 독일 함브르크 인근의 한 장소에서 7분 동안 시연했다. 드론은 328피트(100미터)까지 비행하면서 다양한 문양을 연출했으며 ‘인텔’이란 글자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 공연은 기네스 세계기록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번 공연에 참여한 드론은 독일 ‘어센딩 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쿼드콥터 제품으로 무게가 700그램이다. 이 회사는 최근 인텔에 인수됐다. 인텔은 중국 드론업체인 유닉에 6천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드론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텔은 이번 공연을 위해 100개의 드론을 지상에서 관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인 ‘지상제어 소프트웨어’를 따로 개발했다고 한다. 아직 드론이 펼칠수 있는 빛의 향연은 불꽃놀이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프로그래머의 조작에 따라 불꽃놀이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문양이나 글자를 쓸수 있다는 것은 드론 공연의 장점이다. 군집 드론 기술이 발전하면 불꽃놀이의 영역도 결코 넘볼 수 없는 영역은 아니다. 인텔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가 바라보고 있는 곳이 바로 그 지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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