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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사고 싶게 만드는 로봇이 되려면?서일홍ㆍ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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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12  2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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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신기하지만 꼭 사고 싶진 않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지능을 가진 로봇으로 진화 중.


▲ 한양대 서일홍 교수
최근 들어 개인용 서비스 로봇의 시대가 찾아올 것이라는 예측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개인 서비스 로봇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미래예측센터의 최근 보고서에서는 로봇 분야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로봇을 사려는 수요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시장성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정부기관 등의 지원 없이 자생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수준의 시장규모로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로봇을 사기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가 되었을까? 국내 로봇 기술로 보았을 때, 아직은 로봇 시장의 수요에 비하여 기술적 완성도가 낮기 때문에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하는 듯하다. 개인용 서비스 로봇이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문턱에 근접해서 소비자가 지갑을 꺼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지만 실제 구매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개인용 서비스로봇이 팔리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현재 로봇이 가진 인공지능을 인간수준의 지능과 비교한다면 아주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서비스 로봇의 시장이 열리는 것은 청소로봇과 같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로봇이 아니라 청소라는 특정분야에 특화되어 청소기능을 비용 대비 효율성 있게 수행할 수 있는 정도의 지능을 갖도록 개발하였기 때문이다. 로봇을 사려는 사용자의 관심은 ‘당장 이 로봇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고, 나에게 무슨 도움을 줄 수 있는가?’일 것이다. 그러므로 최종 사용자의 수요는 아주 세밀하게 분류하고, 필요한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지능을 자세하게 정의하여, 이를 합리적 가격으로 구현하게 되면 로봇이 팔릴 수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의견이 있겠지만, 본고에서는 팔리는 로봇이 되기 위해 필요한 지능을 다음과 같이 8가지 세부 지능으로 분류하고자 한다. 로봇 주변의 환경에 대하여 감각센서를 통해 상호작용 대상을 인식 및 이해를 할 수 있는 감각인지지능(Perceptual intelligence), 그 환경에서 스스로 움직이기 위한 신체이동제어지능(Mobility Intelligence), 3차원 공간 안에서 로봇주변 공간을 인지 및 이해하고 목표까지 이동하는 공간지능(Spatial intelligence), 컵을 들거나 버튼을 누르는 등의 주변 환경을 조작할 수 있는 조작지능(Manipulation Intelligence), 감정을 인식하고 사회적 교감을 할 수 있는 소셜지능(Social Intelligence), 사용자의 대화를 이해해서 대화를 계속 이어 갈 수 있는 언어지능(Linguistic Intelligence), 다양한 지식을 학습하고 저장하는 학습지능(Learning Intelligence), 학습된 정보들을 이용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행동에 필요한 계획을 할 수 있는 계획추론지능(Planning/Inference Intelligence), 이렇게 8가지 지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8가지 각각의 지능을 모두 사람수준 이상으로 구현한다면 사람수준의 지능을 가진 로봇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모든 지능을 사람수준 이상으로 구현해서 로봇에 적용하기에는 지금의 기술수준이 많이 부족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특화된 영역에서 로봇은 상용화 중에 있다.

사비오케(Savioke)의 릴레이 로봇과 MIT의 지보로봇을 예를 들어 어떤 지능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구현하여 현재 상용화를 시도하는지를 알아보자. 2015년 로봇업계를 선도하는 로봇 1위로 선정된 사비오케(Savioke)의 릴레이 로봇은 호텔에서 투숙객에게 필요한 물품을 전달해준다. 적용분야는 호텔 배달서비스이며, 로봇이 해야 하는 일은 투숙객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물건을 방 앞까지 배달해주는 일이다. 호텔 내에서 모든 방을 완벽하게 이동하려면, 승강기를 탈 수 있어야하고, 로봇은 공간을 인지하여 호텔 내에서 어떠한 장소에 위치하든지 자기 위치를 알 수 있어야 한다. 이동 중에는 장애물을 회피하면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 목적지까지 도달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기능을 위해서 공간을 인지하고, 공간 내에서 자율 주행이 가능한 공간이동지능이 필요하다. 공간이동지능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호텔 환경 조건하에서 공간이동지능을 완벽하게 만드는 세부 미션을 다시 만들고, 그 미션을 모두 성공할 때야 비로소 적용분야에 특화된 완벽한 공간이동지능을 구현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정한 목적지의 방 앞에 갔다가 제한시간 5분 내로 데스크로 다시 돌아오기’, ‘승강기를 타고 목적하는 층에서 내리기’, ‘이동 중에 사람이나 장애물과 충돌하지 않기’ 등과 같이 미션을 만들고 이 미션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로봇은 팔이 달리지도 않았고, 대화를 하거나 감정의 교류, 얼굴을 인식하는 등의 다양한 기능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안내 데스크에서 투숙객 방까지의 완벽한 이동의 기능만을 가지고 있다. 적어도 예로든 3가지 미션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호텔에서 활용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MIT에서 개발한 지보는 감성 교감형 인공지능 로봇으로 분류된다. 감정을 읽고, 감정을 표현하여 사람과의 정서적 교감을 목적으로 하는 로봇이다. 이 로봇은 얼굴표정, 음성 속 감정의 신호 패턴 등을 인식해 사람의 감정을 찾고, 인식된 감정에 대응하는 행동(감정 표현)을 하게 만들어졌다. 이를 위해서 사람을 찾고, 누구인지를 알 수 있어야 하며, 필요한 경우 사람을 추적할 수 있는 기능의 감각인지지능을 가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기본감정을 인식하며, 대화와 간단한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용자의 감정에 대응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소셜지능을 가지고 있다.

지보와 비슷한 형태의 소셜로봇으로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가능성을 보이며 도전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사람과의 기본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언어지능에서 완벽하지 못하고, 감정인식과 감성표현의 소셜지능도 완벽하지 못하다. 이 로봇들이 팔리기 위해서는 응용분야의 목표를 설정하고, 할 수 있는 일을 구체적으로 제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주문을 받는 로봇으로 설정하고, 카페 내에서의 주문을 받기 위한 대화만이라도 완벽한 언어지능을 가진다면 팔릴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지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능이 사용되어지는 실제 환경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시에 발생하는 모든 정보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보를 미리 물리적 지식을 이용하여 표현하는 방법(Model-driven approach)이 있다. 상호작용 세계를 간단한 물리식으로 표현된 모형으로 설명하기를 기대한다. 예를 들어, 뉴턴의 만류인력 법칙과 같이 간단한 식으로 어느 정도의 움직임을 설명 할 수 있지만, 이 법칙모형이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는 없다. 이런 경우 새로운 모형을 만들거나 물리식을 수정해야 한다.

이에 반해서, 모델기반 방법의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으로, 빅 데이터와 딥러닝(Deep learning)을 이용한 데이터 기반 방법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데이터는 넘쳐나고 있고, 이러한 빅 데이터를 가지고 기계학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컴퓨터의 계산 능력이 발달하여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여 세상을 표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데이터가 많아지면, 그 데이터가 결국 세계 모형을 대신하게 된다. 하지만 빅 데이터는 수동적으로 얻어져야 하며, 데이터가 바뀌면 복잡한 계산을 통해 새롭게 모형을 만들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인지컴퓨팅 기술(cognitive computing)은 사람과 같이 사고하는 능력을 구현하는 것이다. 문제가 주어지면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필요한 정보(big data)들을 모은다. 추출된 관련 정보 내에서 패턴매칭을 이용하여 답이 될 가능성이 있는 답안을 구해낸 후, 가장 정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답안을 선택하게 된다. 정답률을 높이기 위해 단순 계산이 아닌 추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계속적으로 데이터 안에서 패턴을 찾아 지식을 습득해야 하고, 과거의 잘못된 추론방식은 스스로 개선한다. 지능을 구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IBM 왓슨의 예를 보더라도, 다양한 변수와 모호한 정보로부터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인지컴퓨팅의 방법으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문제해결 방법일 것이다.

지금 로봇이 팔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로봇 기술발전의 정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기술의 문턱에 와있다고 본다. 소비자는 한 가지라도 기술문턱을 넘어서서 그 기능이 완벽하다고 느껴지거나 사람을 대체하여 사용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로봇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다시 시장이 더 높은 수준의 지능을 요구하게 되면, 그에 따라 다시 지능의 발전이 이루어 질 것이다.

로봇시장과 로봇기술은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균형적인 경쟁을 통해 서로 공진화(coevolution)할 것이다. 아직은 시장이 원하는 수준에 비해 로봇의 기술발전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원활한 공진화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정부의 꾸준한 지원 하에 로봇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순환 고리를 만들어, 로봇기술과 로봇시장이 공진화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 서일홍 ㆍ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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