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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로봇]로봇팔의 재조명공장을 벗어나 일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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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08  13: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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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 동작하는데 있어 핵심은 팔이다.

로봇팔이 변하고 있다. 외형의 변화뿐만 아니라 그 쓰임새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유연하고 부드러운 협업로봇의 등장으로 로봇팔은 울타리를 벗어나 사람과 함께 작업을 시작했다. 여기에 점점 더 소형화, 경량화되어 이제는 책상에 부착해 음료수를 따르거나 아이스크림을 떠주는 일까지 한다. 더 이상 로봇팔은 우리가 생각해오던 ‘공장’ 안의 로봇팔이 아니다. 로봇팔은 제조용 로봇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공장을 벗어나 일상 속으로"

로봇팔=제조용 로봇?
로봇이라고 하면 흔히 휴머노이드 로봇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사람처럼 몸통 위에 얼굴이 있고, 팔다리를 가지고 있는 로봇의 외형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로봇의 형태다. 그렇다면 제조용, 산업용 로봇이라고 불리는 로봇은 어떨까?
‘공장’에서 쓰이는 로봇이라고 한다면, 으레 그려지는 이미지는 ‘로봇팔’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공장으로 대표되는 생산현장에서 자동차를 조립하거나 물건을 운반하는 일을 도맡아 온 것이 바로 로봇팔이다. 지금까지 제조용 로봇은 로봇팔이었고, 로봇팔은 곧 제조용 로봇으로 인식됐다. 단단한 철갑을 두르고 위압감마저 느껴질 정도의 거대한 크기와 시끄러운 소음은 얼마 전까지 공장에서 작업하는 로봇팔을 대표하는 이미지였다.

제조용 로봇이 공장에서 쓰이기 시작한 이래, 로봇팔은 인간을 대신해 지루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해왔다. 로봇팔은 단순 반복 작업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지치지 않는 로봇 ‘노동자’였다. 덕분에 기존의 노동자들은 비인간적인 반복 작업에서 해방됐지만, 이와 동시에 로봇팔은 자신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경쟁자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동안 로봇팔은 인간과는 철저하게 분리된 울타리 안에서 작업해왔다. 빠른 속도와 강한 힘을 겸비했지만, 그만큼 안전에 취약한 탓이다.

울타리를 벗어난 협업로봇
최근 공장에 새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협업로봇이라고 불리는 로봇팔의 등장 때문이다. 협업로봇은 가볍고 유연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안전성뿐만 아니라 향상된 프로그래밍 편의성을 바탕으로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일을 돕는다. 협업로봇이라는 새로운 제조용 로봇 개념의 등장으로 로봇팔을 가두고 있던 울타리가 사라지고 있다.

로봇팔로 대표되는 제조용 로봇의 최근 트렌드가 바로 협업로봇이다. 최근 들어 출시되는 협업로봇들은 모두 이전의 제조용 로봇보다 향상된 정밀도와 안전성을 자랑한다. 바늘에 실을 꿸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고, 부드러운 패드를 덧대거나 부착된 센서를 통해 사람과 직접 접촉하면 자동으로 동작을 정지하는 등 인간과 함께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로봇팔들은 유연한 상황 대처를 바탕으로 인간과의 협업을 위해 더 직관적이고 쉬운 작업지시 방법이 쓰인다. 이전까지는 프로그래머처럼 전문지식을 가져야만 로봇팔에게 작업을 지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로봇팔은 작업자가 직접 로봇팔을 움직이는 직접교시를 통해 작업순서와 궤적, 힘의 강도까지도 정확하게 재현해 낸다.

▲ 최근 등장한 로봇팔은 소형화, 경량화에 더해 직관적이고 쉬운 작업지시 방법이 쓰인다.

로봇팔, 이제는 공장 밖으로
최근의 트렌트를 그대로 반영하듯, 제조용 로봇 기업들은 부드럽고 유연한 로봇팔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리씽크 로보틱스의 백스터와 소이여를 시작으로 유니버설 로봇의 UR 시리즈, 쿠카 로보틱스의 LBR iiwa 시리즈, ABB의 유미를 비롯해 야스카와 전기와 화낙 역시 협업로봇을 내놨다. 모두 이전의 제조용 로봇보다 작고, 가벼우며 빠르고 정밀하다. 특히, 유니버설 로봇은 지난해 4월, 테이블에 설치 가능한 무게 11kg의 경량 로봇팔 UR3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제조용 로봇의 트렌드 변화와 함께 눈에 띄는 점은 업체들이 하나같이 로봇팔을 이용한 퍼포먼스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에 열렸던 ‘로보월드’에서는 입구에서부터 로봇팔이 관람객을 가장 먼저 맞이했다. 입장권 판매소 옆에 마련된 부스에서 유니버설 로봇의 로봇팔이 관람객에게 생수를 나눠주고 하회탈을 쓰고 춤을 추는 등의 이벤트가 행사기간 동안 이어졌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4월에는 독일의 탁구 선수 티모 볼과 쿠카 로보틱스의 로봇팔이 탁구 경기를 치르는 동영상이 공개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로봇팔이 책상에 부착되어 음료수를 따르거나 아이스크림을 떠주고, 붓글씨를 쓰는 등 그동안은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장에서 쓰이던 로봇팔이 소형화, 경량화되면서 이전처럼 힘만 세고 무식하지만은 않다는 의미다. 이제 로봇팔은 책상에 부착해서 쓸 만큼 가볍고 안전하며, 여러 일을 대신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해졌다. 이제 더는 공장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울타리를 넘어선 로봇팔이 이제는 공장 밖으로 나와 우리 옆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이제 로봇팔은 탁구를 함께 치거나 물을 따라주는 등 더욱 안전하고 정교해졌다.

로봇팔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
로봇의 종류는 다양하다. 기능뿐만 아니라 형태도 가지각색이다. 안드로이드, 휴머노이드처럼 인간의 외형을 그대로 모방하거나 팔다리를 가지고 있는 인간형 로봇이 있는가 하면, 로봇팔처럼 신체 일부만을 모방한 로봇이나 아예 인간의 모습을 하지 않고 동물이나 곤충의 모습을 한 로봇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존재함에도 왜 로봇팔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까?

해답은 로봇의 의미와 탄생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로봇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손발과 같은 동작을 하는 기계다. 우리는 로봇이라는 말이 생겨나기 훨씬 전부터 인간을 대신해 동작하는 기계장치를 만들어 사용했다. 그렇다, 로봇은 바로 인간을 닮은, 인간처럼 동작하는, 인간을 대신해 자동으로 움직이는 기계다. 그렇다면 수많은 신체 중 왜 팔일까?

팔은 인간의 여러 활동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악수로 반가움을 표시하거나 손을 흔드는 등 감정적 의사소통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물건을 집어서 움직이고 여러 도구를 가지고 ‘일’을 한다. 바로 ‘작업(일)’을 ‘수행’하는 신체 부분이 팔이다. 인간을 대신해 동작하기 위한 가장 핵심이자 기본이 바로 사람과 동일한 팔 동작이다.

완벽한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이라도 결국 팔이 없다면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까? ‘생각’에만 그치는 로봇이 사람의 역할을 얼마나 대신할 수 있을까? 로봇팔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덱스트러스 방식과 그리퍼 방식의 로봇팔은 각각 형태에 따라 제어와 동작수행에 장단점을 가진다.

로봇팔을 완전하게 하는 손동작
로봇팔이 아무리 부드럽고 안전하며, 정밀하다고 해서 오로지 팔 자체만으로는 완전하지 못하다. 물건을 집고, 옮기고, 조립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같은 ‘손’의 기능이 필요하다. 사람이라면 손과 팔을 하나의 신체 부위로 인식하기 마련이지만, 그 대상이 로봇이라면 얘기가 조금 다르다. 로봇팔이 어떤 형태의 손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그 기능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바퀴를 달고 움직이던 로봇은 이제 인간처럼 두 발로 걷고, 달리고, 뛰고 심지어 춤을 추는 단계에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로봇팔은 아직 한계를 가지고 있다. 바로 인간과 같은 수준의 정교함이다. 현재도 로봇팔은 미리 정해진 대로 물건을 집어 옮기는 단순 반복 작업은 완벽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크기, 형태, 무게, 재질에 구애받지 않고 물건을 집거나 하는 등의 손 기능을 하는 로봇팔은 현재로써는 거의 불가능하다.

로봇의 손은 형태에 따라 크게 그리퍼(Gripper) 방식과 덱스트러스(Dexterous) 방식으로 나뉜다. 그리퍼 방식은 물건을 끼워서 잡는 집게 모양이고, 덱스트러스 방식은 인간의 손처럼 4~5개의 손가락으로 다재다능한 기능을 한다. 그리퍼 방식은 구조가 비교적 단순해서 제어하기는 쉽지만, 물건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서 동작 수행에 한계를 가지며 정밀도 또한 떨어진다. 반면, 덱스트러스 방식은 상대적으로 많은 일을 정교하게 해낼 수 있지만, 기술적 완성도를 필요로 하는 탓에 개발이 어렵다. 실제 사람의 손처럼 손가락마다 다수의 관절을 가져야 하고, 촉각을 대신하기 위한 각종 센서 역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이폰과 페퍼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 폭스콘은 2014년부터 제품 생산력 극대화를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로봇 ‘폭스봇’을 생산라인에 도입했다. 테리 궈 회장이 직접 나서 “앞으로 로봇 100만대를 배치하겠다.”라고 할 만큼 로봇도입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정작 그리퍼 방식의 폭스봇은 작업 정밀도가 떨어져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부품의 오차 허용범위를 폭스봇이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폭스봇의 최대정확도가 기술적으로는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하지만, 휴대전화 등 작고 복잡한 소형 제품을 조립하는 데에는 아직은 무리가 있다.

로봇팔과 함께 하는 우리 일상
#1 연말 프로젝트를 떠맡아 연일 계속되는 야근을 마치고 귀가한 장대리. 피곤한 몸을 겨우 이끌고 집에 돌아와 허물 벗듯이 벗은 옷을 아무렇게나 옷장에 처박아 둔다. 그러자 곧 옷장에 달린 로봇팔이 ‘윙~윙~’ 들릴 듯 말 듯 조용한 소리를 내며 옷을 차곡차곡 개어서 제자리에 포개어 놓는다.

#2 샤워를 마치고 나온 장대리. 피곤이 조금은 가신 듯 야식 생각에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고 라면을 하나 끓인다. 배부르게 라면 한 그릇을 뚝딱 비워냈지만, 역시 치우는 게 일. 냄비며, 빈 김치통이며 설거지 생각에 다시 피곤이 몰려온다. 싱크대 개수대에 설거지거리를 잔뜩 쌓아놓고 그대로 침대로 향한다. 역시 해결사는 이번에도 로봇팔. 싱크대에 부착된 로봇팔이 행여 그릇이 깨질까 섬세한 동작으로 조용히 설거지를 마치고 그릇들을 진열장 제자리로 다시 갖다 둔다.

상상력이 조금(?) 들어갔지만, 일상에서 우리를 대신할 로봇팔로 편해질 생활이다. 공장을 벗어난 로봇팔에게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요리, 서빙, 청소뿐만 아니라 사람이 팔로 하는 대부분의 일이다. 물건을 집고 옮기는 단순하고도 반복적인 작업은 현재도 할 수 있지만, 젓가락질 등의 정교함은 아직은 갖추지 못했다.

지금의 정밀도라면, 아직 로봇팔은 인간을 대신하는데 분명한 한계점을 가진다. 그러나 여러 기술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매력적인 ‘팔’은 그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만든다.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산은 있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소형화되고, 제어기술과 인지능력이 보강되어 더 똑똑해진다면, 머지않아 영화 <가위손>의 에드워드처럼 로봇팔이 가위를 들고 우리의 머리를 다듬어주지 않을까? 글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 본 기사는 '월간로봇' 1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모든 표기는 '월간로봇'의 규정에 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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