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신문사
> 오피니언 > 전문가코너
소셜로봇 시대 엿본 ‘2015 국제로봇전문가 포럼’ 후기이원형ㆍKAIST 로보트 연구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5.11.30  10:02:14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밴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소셜 로봇 너도 그렇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미디어가 성행하는 요즘, ‘소셜(Social)’이라는 단어는 로봇뿐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관심 있게 다루어지는 용어가 되었다. 더불어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이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고, 일상생활에서 로봇의 활용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면서 ‘소셜 로봇’이라는 단어가 범상치 않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소셜 로봇은 이것이다’하고 말할 만큼 기술이 성숙한 단계에 다다랐다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기에 이번 ‘2015 국제로봇전문가 포럼’은 기술의 현재를 파악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그려볼 수 있기에 로봇공학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수준 높은 강연이 있었지만, 강연 내용은 이미 본지의 다른 글에 잘 정리되어 있으므로 필자는 본 포럼에서 인상 깊게 다가왔던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어보고자 한다.

페퍼, 지보의 성공 여부가 관건

역시나 이야기의 중심에는 로봇 페퍼(Pepper)와 지보(Jibo)가 있었다. 페퍼는 물량이 풀리는 족족 단기간 매진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지보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유례 없는 투자를 유치했다. 소셜 로봇뿐 아니라 개인 서비스 로봇 분야의 시장 확대까지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기에 많은 로봇 공학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퓨처로봇 송세경 사장은 이들의 주도성을 인정하고, 2인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실제 시장이 열린 후 후발주자에게 더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페퍼는 아직 소량만 풀렸고 현재 공개된 기술만 보았을 때는 간단한 대화 수준 이외에 소셜 기능은 미흡한 수준이라고 한양대 서일홍 교수는 평가했다. IPL 김경욱 대표는 지보 로봇에 구현될 기술의 완성도가 소비자를 만족시킬 정도가 될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시장을 열어가는 리딩그룹이기에 개발자들이 느끼는 부담감도 상당할 것이다. 페퍼에는 IBM ‘왓슨’의 인공지능을 추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공개 시기를 선뜻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왓슨이 사람과 실제 대화를 나누는데 최적화되어 있지는 않다. 지보도 출시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페퍼와 지보의 행보에 힘입어 로봇 버디(Buddy), 알파2(Alpha 2)까지 크라우드 펀딩에 도전하여 괜찮은 성적을 얻고 있다. 그러니 더욱이 리딩 그룹의 로봇들이 실제 대중에게 공개되었을 때 소비자들이 어떻게 평가하게 될지 그 성공 여부에 촉각이 곤두설 수 밖에 없다.

풀리지 않는 숙제, 정서로봇

‘소셜 로봇의 핵심기능이 무엇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사와하타 미치노부 일본 스마트BS 대표는 망설임 없이 감정을 언급했다. 박현섭 PD도 감정적 기능을 갖춘 로봇이 소셜 로봇이라고 패널 토론에서 의견을 밝혔다. 페퍼를 비롯하여 일본에 출시되는 다양한 로봇이 감정을 키워드로 홍보하고 있고, 지보 개발의 책임을 맡고 있는 MIT 신시아 교수도 로봇에 감정을 구현해온 선구자 역할을 해 온 연구자다.

그러나 인간에게 있어서 감정은 변덕스럽고 불확실한 존재다. 설령 로봇에 감정이라는 것을 잘 구현해 넣었다 하더라도 사람과 교감할 때의 효과를 공학적으로 증명하기 매우 어렵다. 또한 그것이 기계적인 외형을 갖는 로봇이 표현하는 감정은 인간이 표현하는 감정과 비교했을 때 어색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 어떻게 보면 외형 감정을 표현하게 하기 위해서는 외형 디자인이 절반 이상의 중요성을 가진다고 볼 수도 있다.

문화적 차이와 어플리케이션의 부재도 숙제다. 일본의 경우는 사물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문화가 있어 로봇의 인격화와 감정적 기능 부여에 큰 거부반응이 없겠지만, 한국 사람은 로봇을 대하는 관점과 문화가 많이 다를 수 있다. 또한, 정서 표현이 많지 않은 일상생활에서 정서 로봇의 활용도가 떨어지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도 있다. 한양대 서일홍 교수는 본인이 하고 있는 과제 내에서 위와 같은 어려움이 있음을 호소했고, 박현섭 PD도 감정 관련 과제가 한 해 연기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정서적 상호작용은 다양하고 오랜(Long-term) 교류가 관건이지만 그러한 상황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는 한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

장난감 문제 vs. 현실의 문제

복잡한 개념을 설명, 설득하기 위한 방법으로 문제를 단순화시켜 접근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러한 단순화시킨 문제를 ‘장난감 문제(Toy Problem)’라 부른다. 소셜 로봇 분야에서도 비슷한 접근이 필요함과 동시에 장난감 문제를 넘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까지도 바라보아야 한다.

소니에서 출시했던 강아지 로봇 아이보(Aibo)는 세간의 관심을 받았지만 결국 단종되어 버렸다. 나름 강아지의 행동을 표현하게 하여 다양한 기능을 담았지만,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주는 만족감 수준까지 주지는 못했다. 결국, 반복적인 행동 패턴에 사람들이 쉽게 실증을 느낀다는 것이다. 박현섭 PD도 이러한 요점을 언급하며 로봇에게 성격이 있어서 행동이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로봇 기술은 장난감 문제를 넘어 실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문전일 부총장과 송세경 대표는 소셜 로봇이 고령화와 1인가구 문제에 대응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KIST 김문상 단장도 치매 노인들을 위한 로봇 개발 현황을 설명하며 노령화 사회에 인공지능 로봇이 유일한 솔루션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하루아침에 가능한 것은 아니다. 사와하타 미치노부 대표는 로봇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어려운 문제이며 2040년은 되어야 우리가 원하는 소셜 로봇이 가능하지 않을까 예측했다. 더불어 로봇이 모든 문제를 도맡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다 보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높아져 오히려 시장성이 더 떨어지게 된다. IPL 김경욱 대표는 일반 대중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가격도 70만 원 선이 상한선이라 언급했다.

특허가 암시하는 미래 기술은 소셜 로봇인가?

주상돈 IPnomics 센터장은 특허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접근법으로 소셜 로봇의 미래를 예측해보자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애플과 구글의 특허를 위주로 살펴보았는데, 음성인식 기술과 제스처 인식 등의 사용자 인식 분야의 특허를 예로 들며 소셜 로봇 특허 분야가 많아지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주목해야 할 것이 자동차 업체들의 IT 분야 특허라면서 로봇과 자동차 분야의 관련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함께 살펴본 로봇 지능, 인지기술, 로봇시스템 설계, 로봇 부품 기술 분야의 특허가 꼭 소셜 로봇을 암시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고찰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소셜 로봇이라는 것이 어디에든 끼워 맞출 수 있는 개념이기에 냉정하게 바라보면 기업들의 특허가 소셜 로봇 개발을 위한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단계라고 보기에는 조심스럽다. 기업들은 소셜 기능보다 논리적인 인공지능 개발 자체에만 관심이 있을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는 소셜 기능, 소셜 로봇의 미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도

KAIST 배일한 교수는 로봇 시대가 가져올 다양한 미래를 언급하면서 막연한 느낌이나 미신으로 긍정적인 미래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예상되지 못한 시나리오를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 교수는 소셜 로봇의 서양적 사고방식을 벗어나야 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동양 철학의 ’예(禮)’와 ‘노복(勞服)‘이라는 한자어를 도입해 예를 갖추어 일하고 복종하는 기계가 동양적 소셜 로봇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패널 토의 시간에 필자도 개인적인 생각을 발언할 기회를 얻었다. 필자는 완전한 최종적 모습의 소셜 모습은 없다고 생각하며, 각 환경에 맞게 개발된 로봇 및 장치들에는 각각에 필요한 소셜 기능들이 들어있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소셜 로봇은 어느 곳에나 있지만, 우리가 소셜 로봇으로 의식하게 되는 특정 모습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서일홍 교수의 발표에서도 언급한 “AI are invisible”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개념이었다.

또한, 소셜 로봇은 인간과 인간의 사회적 관계를 도와주는 보완재의 역할을 할 것인가, 아니면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인간과 로봇의 관계로 전환하는 대체재의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전자의 경우는 텔레 프레젠스 로봇이 한 예가 되겠고, 후자의 경우는 애완 로봇이 예시가 될 수 있겠다. 소셜 로봇을 이야기할 때 이 두 가지가 구분되지 않은 채 논의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각각의 접근법에 따라서 윤리문제도 달라야 한다. 세종대 이상헌 교수는 대체재로써의 로봇 경우에서 로봇에 대한 일종의 착시 현상, 잘못된 의존 현상을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소셜 로봇) 너도 그렇다

필자는 본지를 통해 소셜 로봇과 관련하여 몇몇 글을 투고한 적이 있다. 글에서는 소셜 로봇의 미래를 밝게 전망하고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평가했었다.
“소셜 로봇, 1인 1로봇 시대 연다” http://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257

“로봇, 인간의 동반자가 될까?” http://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6

윗글들을 투고한 지 벌써 1년이 넘게 지났다. 그 사이 소셜 로봇의 개념은 크게 발전했을까? 모든 학문이 그렇듯이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름의 발전이 있다. 그러나 그 발전이 누구에게나 ‘사랑스러워’ 보이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인다.

냉정하게 보아야 한다. ‘소셜’이라는 단어가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스마트’, ‘융합’과 같이 포장용 수식어로만 쓰여서는 안 된다. 소셜 로봇이 정말 인간 사회에 가치를 가져다줄 의미가 무엇일지 로봇공학자들은 냉정하게 현 기술을 개발하고 평가해 보아야 한다. 하나의 트랜드로써가 아니라 소셜 로봇이 무엇인지 분명히 정의하고, 분명한 목적으로 끈질기게 달라붙어서 연구해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원형 ㆍKAIST 로보트 연구실

로봇신문사  robot@irobotnews.com
로봇신문사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밴드 뒤로가기 위로가기
인기기사
1
NASA, 내년 2월 화성서 활약할 자율 드론 공개
2
[창간 7주년 기획]로봇R&D현장을 가다 ②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 로봇응용연구부문
3
부천산업진흥원, 부천시 중동에 주차로봇 테스트 베드 구축
4
MIT, 물류창고 소독용 자외선 이동로봇 개발
5
[ICROS 2020]도심 자율주행을 위한 좋은 '경로 계획' 기술
6
드론 실증도시 본격 착수… 국토부, 7월 한 달간 집중점검 실시
7
미디어젠, 에듀테크 시장 출사표
8
[ICROS 2020]사흘간 일정으로 2일 속초에서 개막
9
[ICROS 2020]필드로봇 포럼(국방로봇 현황과 미래)
10
아마존, 호주에 첫 로봇 풀필먼트 센터 구축한다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로봇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국제표준간행물번호 ISSN 2636-0381 *본지는 인터넷신문위원회 자율심의 준수 서약사입니다
08298) 서울 구로구 공원로 41(구로동, 현대파크빌 427호)  |  대표전화 : 02)867-6200  |  팩스 : 02)867-6203
등록번호 : 서울 아 02659  |  등록일자 : 2013.5.21  |  발행인·편집인 : 조규남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경일
Copyright © 2013 로봇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ditor@irobo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