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2014 국내로봇산업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2014년 국내 로봇산업 규모는 2조 85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나 증가하였다. 제조업용 로봇이 73.6%로 국내 로봇시장을 여전히 지배하면서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서비스용 로봇시장은 3565억원으로 전체 로봇시장에서 12.5%를 차지하며 2011년 처음 3천억 시장을 형성한 이후 4년째 3천억 시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 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증가하고 있지만 개인서비스용 로봇 수출은 30%나 감소하였다. 반면 수입은 4776%로 엄청나게 증가하면서 국내 로봇시장에서 외국산 서비스용 로봇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는데 국내 서비스용 로봇 시장의 성장은 너무 더디다는 느낌이다.

반면 부품 업계의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시장 규모도 3962억원으로 13.9%를 차지하며 전년대비 32% 고속성장하였다. 수출도 전년보다 28.3% 늘어났다. 바람직한 현상은 부품 및 부분품의 수입이 전년보다 16% 감소하였다는 것이다. 국내 로봇시장은 커졌는데 부품 수입이 감소했다는 것은 국산 부품이 그 만큼 시장을 늘려가고 있다는 긍정적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달에는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기업 네이버 최고기술개발자가 개발자 컨퍼런스 기조 연설을 통해 앞으로 로보틱스·모빌리티·스마트홈 등 다양한 하드웨어 분야에 투자해 기술혁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로봇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해 로봇인들이 큰 기대감을 갖게했다. 네이버는 모빌리티, 로보틱스, 스마트홈 등 다양한 HW 분야에 대해 글로벌 산학 연계를 통한 공동 연구 및 국내 강소 기업과의 협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술 혁신을 이어갈 예정이며, 이를 위해 국내외 우수 인재들도 적극 채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에는 세계 3대ㆍ국내 최대 로봇축제인 로보월드 2015 행사가 12개국에서 215개사가 참가한 가운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로봇ㆍ기계ㆍ금속ㆍ공구전 등 4개 전시가 통합된 한국산업대전의 이름으로는 처음 열리면서 킨텍스 전관을 사용한다. 그간 많은 로봇인들은 전시회 통합개최로 그동안 쌓아온 로보월드의 위상이 좁아지는 것은 아닌지 적지 않은 우려를 표시했었다. 하지만 한국산업대전 합동 개최에 따라 16만명에 달하는 관람객과 전체 5천명의 바이어들이 전시장을 찾을 것이라고 하니 오히려 로봇기업들에게는 좋은 마케팅과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이번 로보월드는 로봇인들에게는 뜻 깊은 행사이다. 2006년 산업부 지원하에 처음 로보월드라는 이름으로 전시회가 시작된지 올해가 꼭 10년째 되는 뜻 깊은 해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뜻 깊은 개막식에 주무부처인 산업부 장관도, 차관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여러가지 사정이 있겠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올림픽이나 큰 국제 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우승을 하거나 금메달을 따면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거나 귀국 후 초청해 격려하는 모습을 우리는 언론을 통해 자주 접했다. 지난 6월 미국방성에서 실시한 세계 재난구조로봇 경연대회인 DRC에서 세계 유수의 팀들을 물리치고 국내 휴보팀이 값진 우승을 해서 전세계에 한국의 뛰어난 로봇기술을 알렸지만 어디에서도 대통령의 축전이나 청와대 초청을 받았다는 소리를 들어 보지 못했다. 대통령은 차치하고라도 주무부처 장관이 격려했다는 소리도 들어보지 못했다.

이번 로보월드에는 당시 세계대회에 참가했던 국내의 카이스트, 로보티즈, 서울대팀 로봇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당시 수행했던 미션들을 재현한다고 한다. 이런 자리에서라도 주무부처 장관이 참석해 그 팀들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면 많은 로봇인들이 더 힘이나고 자부심을 느꼈을텐데 아쉽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주무부처에서 과연 국내 로봇산업을 발전시키고 육성할 의지가 있는지 조차 의심이 든다. 말로만 미래성장동력이니 신성장동력이니 하는 것은 아닌지. 로봇부문 예산을 예년만큼 확보하고 지원해 주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 로봇기업들도 모두 노력해야 하지만 정부도 아직은 로봇산업에 대한 강한 육성의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로봇산업을 육성할 확고한 의지가 있는지 불명확한데 어떻게 대기업이, 또 외국기업이 국내 로봇산업에 과감한 투자를 하겠는가. 정부는 좀 더 애정어린 눈으로 로봇산업을 신경써 주기를 바란다. ▒ 조규남ㆍ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