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봇학회(회장 강철구)가 일반인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정책 입안자들에게 R&D 정책방향을 제시하며, 로봇 연구자들에게 영감을 제공하기 위해 2015년 특별사업으로 "우리 삶을 바꿀 2045년 미래로봇"을 예측해 발표했다.

최근 로봇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미래 우리 인간의 삶을 더 풍요롭고 편리하게 해 줄 것이란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로봇이 우리 삶의 한가운데로 들어와, 우리 인간 삶의 패러다임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여년 대한민국 정부는 로봇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로봇기술의 R&D에 많은 투자를 기울여왔으며, 세계적으로도 구글, 아마존 등이 로봇사업에 진출하면서 조만간 로봇산업의 폭발적인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 다르파 로보틱스챌린지(DARPA Robotics Challenge)에서 대한민국 휴보팀(오준호교수)이 우승하여 우리 로봇기술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린 해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로봇학회는 지금부터 30년 뒤인 2045년에 보편적으로 사용되어 우리 삶을 변화시킬 미래로봇을 다음과 같이 예측하고 발표하였다.

1. 똑똑하고 상냥한 가사로봇
2045년이 되면 각 가정마다 똑똑하고 상냥한 가사로봇(Household robot)이 보급되어, 인간과 대화하고 교감하며, 식사 후 설거지나 집안 청소를 해 줄 뿐 아니라, 외국 영화나 외국인 전화를 동시통역해 주고, 집안의 일정관리, 세금관리, 이메일관리 등을 수행하는 집사 겸 개인비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 주방에서 설거지 하는 똑똑하고 상냥한 가사로봇

2. 노인을 위한 실버케어로봇
노인의 건강상태 등급이 표준화되고, 이 등급에 따라 지능형 생활공간을 모듈화 한 조립식 인공지능 주택이 건축되며, 그 안에서 인간형 집사 로봇과 착용형 하지 근력증강 로봇으로 구성된 실버케어 로봇이 노인의 이동/조작능력 보조, 인지/판단능력 보조, 화장실 사용 등 일상생활 보조를 수행할 뿐 아니라, 무선 센서를 통한 노인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보고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 인공지능주택과 실버케어로봇의 연동

3. 번잡한 하늘의 자율주행 비행로봇
드론기술이 성숙하고 법규가 완비되어, 음식배달, 책배달, 온라인 주문상품 배달 등 일상의 택배업무는 하늘길을 통한 자율주행 비행로봇이 담당하게 될 것이다. 또한 공중감시, 실종자 수색, 기상 측정 등 공공용 및 군용으로도 비행로봇의 활용이 보편화될 것이다. 무인비행기술이 개발되어, 조종사 면허 없이 개인 항공기 운항이 가능한 개인 운항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지상에서도 친환경 자율주행차량이 일상화되어, 인간이 운전대를 잡는 경우는 드물 것이며, 차량은 더 이상 소유의 개념이 아닌 공유의 대상이 되어, 언제 어디서나 렌탈회사에 부르면 와서 나를 목적지까지 데려다 줄 것이다. 또한 수직 이착륙 항공기술의 발달로, 도로주행과 비행을 번갈아가며 할 수 있는 개인용 육항 운송기가 사용될 것이다.

▲ 하늘길을 통해 택배업무를 수행하는 자율주행 비행로봇

4. 유비쿼터스 개인화 서비스 로봇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기술의 발달로 어디를 가든지 주변에 있는 로봇에 의해 상황에 맞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다. 가정에는 가사로봇이 있어 모닝콜, 가족간의 메신저, 일정관리 비서, 즉각적인 지식정보 제공, 각종 예약 등의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개인의 이동은 렌탈로 운영되는 자율주행차로 이루어지게 되고, 차내에서도 끊김없는 인터넷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다. 모든 사무실에는 한 개의 비서 로봇이 있어 10명 정도의 인간에게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백화점, 쇼핑몰, 호텔, 식당에는 안내로봇이 있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바(Bar)와 같은 밤문화에서 안드로이드형 로봇이 손님의 성향과 분위기에 맞추어 대화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 유비쿼터스 개인화 서비스 로봇

5. 원격으로 체험교육을 실현하는 교육로봇
행동, 시각, 청각, 후각, 감촉 등의 오감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형 교육로봇이 가정과 학교에 보급되어, 물리적 거리에 구속 받지 않고, 영유아, 청소년, 성인들에게 체험교육을 실시할 것이다. 예를 들면, 원격으로 연결된 강사의 동작에 맞춰 로봇이 강사의 동작으로 인간에게 춤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선생님이 원격으로 먼 거리에 있는 아이의 손을 잡고 직접 그리기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6. 언제나 내 곁의 아바타 로봇
스마트폰에서는 디지털 프로그램의 상태로 있다가, 집에 도착하면 로봇으로 인격이 옮겨가고, 스크린이 있는 곳에서는 스크린에 나타나는 등,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내 곁에서 나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아바타 로봇이 등장할 것이다. 내 곁에서 나의 친구 또는 정신적 동료, 애인과도 같은 역할을 해 주는 아바타 로봇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감성을 표현하고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아바타 로봇은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또는 존경하는 위인의 모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7. 군인을 대신하는 전투로봇
군인의 인명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로봇을 활용한 전투의 무인화가 보편화 될 것이다. 전투 현장에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수많은 로봇들이 활동하고, 멀리 후방에서 군인들이 로봇들을 지휘하고 통제할 것이다. 로봇들은 지휘관의 전술에 따라 군집행동을 하고 개별 로봇들은 주어진 제어권한에 따라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갑옷 형태의 외골격 로봇을 착용한 소수의 인간 병사가 함께 투입될 것이고, 전투로봇의 인간 살상에 대한 권한은 통제받을 것이다. 전투기, 전차, 전함 등은 무인화되고, 새, 곤충을 닮은 정찰로봇이 보편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8. 스마트 제조로봇
기계설계와 외형디자인 단계에서부터 가공, 조립 및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에 이르는 제품 제조의 전주기에 자동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원가관리, 생산량, 유통과 판매는 빅데이터를 이용한 로봇 지능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다. 인간은 기계설계 초기단계에서 로봇의 인공지능 설계프로그램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원하는 제품에 대해 스마트 제조로봇에 지령을 입력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9. 협업하는 건설 로봇
건축물을 시공하는데 있어서, 인간이 컴퓨터를 이용하여 표준화된 설계 도면을 만들어 내게 되면, 건축 공사의 대부분은 협업하는 로봇 팀에 의해 이루지게 될 것이다. 벽돌 쌓기, 미장, 도색 등을 건설 로봇이 하게 될 것이고, 이러한 건설 로봇 팀을 소유하고 공급하는 기업들이 생겨날 것이다.

10. 이 외에도, 교량, 빌딩, 터널, 도로, 철도, 공항, 항만 등 사회 인프라 구조물들의 유지보수 관련한 안전점검을 로봇이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의료분야에서는 원격수술로봇, 간호로봇이 보편화될 것이다. 농업분야에서는 벼농사 과수농업 등에 농업용 로봇이 사용될 것이다.

미래학자들은 대한민국의 광복 100주년이 되는 2045년을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이 비슷해지는 과학기술발전의 대전환점이 될 특이점(singularity)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의 보편화는 인간 일자리의 대부분을 앗아갈 것이란 우려를 낳기도 하지만, 이러한 로봇의 창출과 운용에는 수많은 인간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많은 일자리 창출이 있을 것이다. 우리 삶 속으로 로봇이 들어옴으로써, 이제까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편의성이 극대화된 인간 삶이 펼쳐질 것이다.

* 이 글은 한국로봇학회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다중지능로봇융합클러스터의 지원으로 강철구, 공경철, 심현철, 안태범, 정지훈, 조영조 회원이 공동으로 작성하였으며 삽화는 정승호님이 작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