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7일부터 23일까지 중국 허페이에서 열린 '2015 세계로보컵대회'에 제가 한국 대표로 참가한 것이 두전째이다. 2014 브라질 로보컵에서 EV3 로봇을 사용해 나가는 레스큐 프라이머리가 처음이었다. 작년에는 세계대회 경험이 처음이어서 뭐가 뭔지 잘 모르고 대회를 치루었지만, 올해 로보컵에선 코스페이스 레스큐 라는 종목으로 출전했다. 지난번 싱가폴 오픈대회에서처럼 좋은 성적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대회에 참가하였다.

처음보는 친구들, 형, 별로 친하지 않았던 누나, 동생들과 어울리며 친해지면서 좋은 경험을 한 대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회에서의 성적은 별로였다. 이번에 우리 팀이 진 원인은 프로그램을 짤 때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여러 가지 오류들을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그 결과 우리는 당연히 모든 경기에서 지고 말았다.

프로그래밍 챌린지에서도 우리는 모든 인원이 이 종목에 참가하기로 하고 2시간 동안 열심히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원래 제출시간인 11시까지 완성하는 것 이었는데, 11시가 다 되어갈 즈음 내 프로그램이 렉이 걸려 멈춰지고 말았다. 나는 프로그램을 껐다가 다시 켰다. 하지만 파일을 열 수 없다는 에러가 뜨며 더 이상 수정할 수 없게 되었다. 답답했다. 경기장에 있는 관계자들에게 “이런 에러가 뜨는데 해결해 줄 수 없냐”고 물어보았지만, 누구하나 바쁘다며 도와주지 않았고,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라고 하며 책임을 떠넘기거나 무시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계속 관계자한테 이야기하면서 노트북을 가지고 서서 약 30분을 기다렸지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발만 동동구르고 마음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우리팀이 대회를 진행하고 있어도 나에게는 기다리라고 해서 계속 기다리고만 있었다. 30분이 지나서 다른 사람이 와서 나에게 대회를 진행했냐고 물어보아 안했다고 하니 그냥 돌리기라도 하라는 것이다. 멘붕이라는 말은 이럴 때 하는 거겠지...해 달라는 오류는 안 고쳐주고 대회나 빨리 끝내라니. 그때가 12시 반쯤 되었을 것이다. 결국 프로그램을 돌렸지만 역시나 오류가 났었던 부분에서 계속 맴돌아서 8분 경기중 절반인 2라운드 4분을 소비하고 말았다. 결과는 635점. 그 당시 1등이 1000점 정도였는데 잘만 했다면 1등을 할 수 도 있었을 텐데.. 정말 속상했다. 울고 싶었다.

마지막으로는 슈퍼팀 리그이다. 우리는 싱가폴의 어느 프라이머리팀과 팀이 맺어졌다. 그중에 어떤 키작고 똘똘해 보이는 아이가 있어서 ‘오, 프로그램 잘 짜겠는데?’ 하고 기대하면서 프로그래밍을 했다. 하지만 어느 특정부분에서 계속 반복되게 프로그래밍이 되어서 많은 시간을 지체해 1라운드를 아쉽게 지고 말았다. 믿었던 프라이머리 팀도 저번 싱가폴 오픈대회에서 우리와 슈퍼팀을 했던 중국팀과 붙게 되어 패하고 말았다. 첫판부터 이런 고생을하다니. 정말 운이 없었다. 더 답답했던 것은, 우리는 프로그램을 못바꾸게 된다는 것으로 알고 팀리더만 남고 식사를 하러 갔다. 우리가 맛있게 점심을 먹은후 내려갔더니 팀리더가 다급하게 우리를 불러 미안하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1라운드가 끝나고 2라운드가 시작하기 전에 프로그램을 바꿀수 있다고 공지가 붙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팀은 프로그램의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서 다시 냈지만 우리는 이미 식사하러 가서 도와주지를 못한 것 이다. 이것은 팀리더가 사과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식사하러 간 우리들이 팀리더한테 사과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식사만 하러 가지 않았어도 프로그램을 수정해서 이길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정말 아쉬운 일도, 실망스러운 일도 많이 있었다. 우리팀이 비록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좋은 팀원들을 만나고, 또 경기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다음 대회를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더욱 노력하고 연습해야겠다. 우리가 잘 못해 속상할텐데도 우리를 먼저 이해해주시는 형노 선생님,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과 형, 누나 그리고 좋은 추억을 함께 만든 친구들과 귀여운 동생들이 있어 행복한 추억이었다. 그 분들과 마지막까지 우리를 응원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싶다.▒ 김재준 경안중학교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