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전자공학과 김용대 교수팀이 '소리'로 드론을 추락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IT매체인 'PC월드'에 따르면 카이스트 김용대 교수팀은 드론에 탑재되어 있는 자이로스코프의 주파수를 공진시키는 방식으로 하늘을 나는 드론을 추락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관련 논문은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24차 USENIX 시큐리티 심포지엄'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공진 주파수의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마치 와인잔을 놓고 유리의 자연적인 공진 주파수와 일치하는 소리를 내면 유리잔을 깨트릴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드론의 핵심부품인 자이로스코프의 공진 주파수와 일치하는 주파수의 소리를 내면 공진 현상이 발생, 자이로스코프의 정상적인 작동이 불가능해진다.

자이로스코프는 드론의 균형을 유지하고 상하 이동, 방향 및 위치 제어 등에 관한 핵심 정보를 제공하는데, 드론은 이 정보를 활용해 드론의 비행을 미세 조정할 수 있고 지정된 방향으로 날아간다. 군사용이나 산업용 드론은 고성능 자이로스코프를 사용하지만 취미용이나 상업용으로 판매되는 일부 드론은 값싼 자이로스코프를 채택하기 때문에 '소리'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대 교수는 "일부 자이로스코프는 가청 대역 이상의 공진 주파수를 갖고 있지만, 다른 제품들은 가청 대역내에 공진 주파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가청 대역내에 공진 주파수를 갖고 있으면 외부의 의도적인 잡음에 의해 자이로스코프가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카이스트 연구팀은 실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4개 업체 15개 자이로스코프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 자이로스코프는 'ST마이크로닉스'와 '인벤센스'라는 2개 업체가 공급한 제품이다. 연구원들은 노트북에 무선으로 연결된 소형 스피커를 드론에 장착한 후 인위적으로 소리를 발생시키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실험 결과 15개 자이로스코프 가운데 7개가 자체 공진 주파수와 일치하는 소리를 만났을 때 공진 현상을 일으켰다.

자이로스코프가 정상 작동을 멈추면서 로터(rotor) 속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결국 추락으로 이어졌다. 김 교수팀은 "드론의 자이로스코프가 이같은 취약점에 노출되어 있는 점을 감안해 외부 간섭으로부터 자이로스코프를 보호할 수 있는 차폐 또는 격리 기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